올 한해는 국내외의 기후상황이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의 시대임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일상화’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관측 사상 최초, 최다, 최고’라는 수식어가 더 이상 특이하지 않게 되었으며, 매년 기후 관련 기록들을 경신하고 있다. 2024년에도 올해보다 더 기록적인 이상기후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세계 패권 경쟁중인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지난 11월 1년 만에 만나 국제 정세와 양국관계를 논의 하는 자리에서도 앞서서도 ‘기후위기 대응 협력 강화에 관한 서니랜드 성명’을 발표하고,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공동대응하기로 합의 할 만큼 국제적 아젠다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은 미진하며, 우리나라는 위기가 사회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지난 10월 13일은 '세계 자연재해 감소의 날'로 UN 재난위험경감사무국은 이날을 앞두고 발간한 이슈 보고서에서 "극심한 이상기후의 약 75%가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와 관련돼 있다"며, ”2030년까지 전 세계는 연간 약 560건, 하루 평균 약 1.5건의 심각한 재해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영향으로 약 3760만 명이 추가로 극심한 빈곤 상태에 놓이게 되며, 최악의 경우 1억 70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이상기후로 세계 곳곳에서는 수많은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 여름은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이었고, 올 7월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도로 관측을 시작한 194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고, 폭염으로 인한 기온 상승, 열돔 현상 등으로 산림에 불이 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곳곳과 미국 하와이,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캐나다에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은 4월부터 시작돼 10월까지도 이어져, 남한 면적(10만㎢)보다 넓은 약 1,560만 헥타르(15만 6,000㎢)가 소실되고,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5%가 넘는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등 피해가 컸다.
또한 기온이 오를수록 대기는 더 많은 수분을 머금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국지성 호우 피해가 잦았다. 특히 지난 5월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주에서는 오랜 기간 가뭄 뒤 이틀간 500㎜(연평균 가수량 1000㎜)의 ‘물 폭탄’이 쏟아져, 2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약 97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는 것을 우리는 뉴스로 알고 있다.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재난의 현장의 중심은 기후의 변수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전쟁도 우리에겐 힘겨운 싸움이다.
최근 미국 지구변화연구프로그램(USGCRP)은 4년마다 작성하는 미국기후평가보고서(NCA)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미국의 경제 피해 규모가 1500억 달러(약 197조원)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반면 미국이 지난 200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평균 6%씩 탄소배출을 줄여야 했지만, 실제로는 매년 1%에도 못 미쳐 탄소 절감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이 모든 급박한 상황이 먼 나라 이웃 나라 일인가?
WMO는 2025년에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채택한 지구 온도 상승 제한 폭 1.5도 목표가 향후 5년 내 넘어설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피해를 수반한다. 또한 이를 막고자 하는 공동의 노력은 커다란 무역장벽으로 다가와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 주도 경제 국가에 치명적이다. 지구의 역사 45억 년 가운데 종의 대멸종을 가져온 다섯 번은 빙하기라는 기후변화와 맞닿아 있다. 이 긴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산업화 이후 2백 년 만에 지구는 인류에 의해 또 다시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지속가능한 지구와 인류를 향한 ESG의 역할과 전략이 시급하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과 ESG 글로벌 스탠다드와 공시, 평가방법 등 ESG 확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솔루션이 될 것이다. 문제는 답을 풀기위해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