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중앙회는 매년 정기총회를 개최하면서 ‘정기총회를 빛낸 협동조합’을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이번 제62회 정기총회에서도 여러 산하 협동조합이 상을 받았으며, 그중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은 인물이 바로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 이용희 이사장이다. 이 조합은 서울 금천구 시흥대로에 있는 시흥유통상가에 입점한 163개 회사가 가입한 조합이다. 산업기자재 6만 여개를 취급하는 국내 최대의 공구 및 산업용품 유통 상가가 있기에 대한민국 산업의 발전이 있을 수 있다. 이용희 이사장은 그간 다양한 협업 사업을 추진하고 조합원사 및 입점 업체의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용희 이사장을 직접 만나서 그간 해왔던 성과와 미래의 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주 부지, 보상문제 원활히 해결
시흥유통상가는 지난 1987년 개설된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기자재 유통전문 상가이다. 또한 고객이 찾기 쉽도록 4천500여 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이 있으며 부대 시설에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렇게 많은 산업 기자재들이 유통되고는 있지만, 최근의 경기 불황으로 인해 이곳도 어느 정도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 이용희 이사장은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활로를 모색했다. 그는 매출 및 방문고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상가 활성화를 위해 LED 전광판을 설치했고, 실시간 업체 홍보로 조합원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상승시켰다. 또 협동조합 홍보영상 제작을 통해 온·오프라인 홍보 광고와 다양한 공동사업 확대로 조합의 신뢰도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금천구 시흥유통상가 도시 첨단 물류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며 시흥유통상가 재개발로 인한 이주대책을 위해 경기도에 이주부지 3만5000평을 확보했고 조합원들이 지속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정부의 지원으로 15년 전에 단지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 15대를 설치했는데, 이후 30대까지 늘리는 것에도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고 한다.
우선 그간에 했던 노고와 이번 수상에 대한 소감부터 물어보았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부 지원금을 따내기 위해 뛰어다녔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다니면서 간담회, 조찬회에도 참석해 호소한 결과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 혼자만 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조합원, 이사님들이 협조했고 사무장님도 무척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전광판 마련도 서울시 지원금만으로는 안되어 렌탈을 통해서 겨우 성공시켜 놓았습니다. 또 공구메이커들이 지원 사격해서 광고와 홍보를 많이 해 매출도 다소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결과 조금씩 입점 사업자들과 조합원들의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다만 조합에는 재개발을 앞둔 이주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한 최대의 이슈이다. 지금의 시흥유통상가가 재개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간 이용희 이사장은 초창기부터 이주 보상 문제의 협상을 위해 무려 7년에 걸쳐 80%의 계약을 이뤄냈다. 이제 올해부터 땅을 매입하고 내년부터 건설해 3~4년 내에 조합원 가격으로 입주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체로 이주와 보상 문제는 매우 골치 아픈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 이사장은 훌륭하게 이뤄낸 것이다.
그가 처음으로 조합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6년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였다. 최우철 전 이사장이 이끌고 오던 것을 바톤을 이어받아 연임을 해 다듬고 있다고 한다. 현재 입주업체는 2천여 개로 그동안 적지 않게 줄었다고 한다.

‘사회환원’이라는 인생관 실천할 생각
그는 과거 여의도에서 자동차 긴급 출동 서비스 사업을 크게 영위하고 있다가 IMF로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산업기자재 유통사업체에 취직해 약 8년 정도 종업원으로 일하다 10년 전부터는 ‘호스월드’와 ‘지아이테크’를 차렸다. 여기에서는 가정용 물호스, 산업용 펌프 호수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 각종 호스류는 반도체 공장, 화학, 레미콘 공장 등에서도 많이 사용되어 거래처가 많다고 한다. 전국에 5천여 개의 거래처가 있으며, 인터넷 판매를 하고 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사업적인 마인드가 있어서 일단 사업은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그는 앞으로 3~4년 안에 수도권의 공구상들, 그리고 유통업자들이 이주단지인 경기도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주고,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또 조합원을 총 2천 명으로 늘릴 계획도 해놓았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예산에 노후준비를 준비하고 지역에 이바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닥친 여러 위기에도 잘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테무로 인해서 복합적인 위기가 닥쳤습니다. 워낙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유통 상가에 있는 업체들이 그 기세를 당해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특성화하려고 합니다. 다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데, 이제는 젊은 세대까지 포괄하는 복합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교육을 위해서라도 협동조합은 꼭 필요합니다. 따라서 향후 교육이 강화된 협동조합, 젊은이들의 참여가 많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그래야만 그 어떤 협동조합이든, 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가 이러한 협동조합 사업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나머지 인생을 위한 자금설계를 다 해놓았을 뿐만 아니라 인생관 자체가 ‘사회 환원’이기 때문이다. 그간 자신이 사회로부터 얻은 것을 모두 환원하고 가야 남아 있는 사람들도 또 그것으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발로 뛰며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더 나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용희 이사장은 사훈도 매우 독특하다. 바로 ‘일찍 집에 가고 싶다’라는 것.
“게으름피우지 않고 정시에 출근해야 오후에도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하루의 일을 다하고 집에 일찍 간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하루를 보낸 것이 아닐까요? 저 역시도 하루하루 충실하게 일하면서 사업을 발전시켜 왔으며, 조합도 이 정도의 성과도 이뤄낸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도 이 사훈을 충실히 지키면서 일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이제 이용희 이사장에게는 앞으로의 일정과 해야 할 일들이 더 중요하다. 실제 재개발과 이주가 진행되면 회원들에게 주어야 할 도움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소통’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며 회원들에게 “앞으로 4년 동안 조금만 더 부탁을 드리고, 소통을 잘해서 우리의 보금자리를 소중하게 잘 만들어 갔으면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