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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장애인들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 대한민국을 밝게 만드는 일”
“정신 장애인들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 대한민국을 밝게 만드는 일”
  • 취재-정하연기자,사진-이신 기자
  • 승인 2024.05.23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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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하의 대접에 분노, 활동 시작
17,000명 서명받아 국회에 제출
국가가 나서서 평등하게 도움줘야

(사)부산정신건강복지협회 이이헌 회장

 

 과거 정신 장애인들은 일반 장애인들보다 더 심각하게 열악한 대우를 받았다. 의료혜택을 받는다고는 했지만, 병원에서는 인간 이하의 대접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절부터 정신 장애인 권익향상 운동에 투신한 인물이 있다. 바로 최근 장애인의 날행사에서 석류장을 받은 부산 정신건강복지협회 이이헌 회장이다.

 그는 1970년대부터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해오던 차에 자신도 장애를 입고, 둘째 딸은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하던 사업까지 접고 정신 장애인들을 위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수많은 장애인 관련 활동을 하고 관련 단체에서 일하면서 대한민국 장애인의 권익 향상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이헌 회장을 만나 지난날의 고생스러웠던 과정과 자신이 이뤄낸 업적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간 이하의 대접에 분노, 활동 시작

 이이헌 회장의 지역사회 봉사활동은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국가적 운동이었던 새마을운동에 동참하기 위하여 새마을중앙연수원 도시 제1150번을 수료하면서부터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적극 동참하기 시작했다. 당시 양묘사업과 도로포장공사, 지붕개량사업, 간이상수도사업 등에 적극 참여하면서 때로는 동료로, 때로는 지도자로서 그 일들을 진행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1973년 군 복무 중 장애를 얻고 말았다. 사고로 인해서 그만 호흡기 장애6급을 받고 제대하여 약물을 복용해 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봉사활동은 멈춰지지 않았다. 본인이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 활동에도 열과 성을 다하였으며, 지역발전에 큰 이바지를 해왔다.

 하지만 결혼한 후에는 더 큰 시련이 몰아닥쳤다. 아내와 세 딸로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지만, 둘째 딸의 조울증 증세가 1996년부터 시작되어 나날이 증세가 심해져 정신질환의 수준에 까지 이르게 되었고 환각과 환청, 망각으로 인해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딸을 보는 것은 온 가족의 고통이었다.

 이듬해 이이헌 회장은 정신질환자들의 보호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부산정신보건가족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정신질환자들의 복지증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사회단체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이러한 오랜 활동의 결과, 이번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도 석류장을 받을 수 있었다.

 “둘째 딸의 정신질환은 초기에는 모든 가족이 힘들 정도였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그간의 공로를 인정해 이번에 석류장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받을 상이라기보다는 모든 장애인들이 받을 상을 그저 대신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수많은 활동을 하면서 정신 장애인들의 병이 나을 때 정말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신 장애인에 대한 돌봄은 더욱 많이 필요합니다. 마약이나 약물 중독으로 인해 정신 장애인들이 더 많이 양산되고 있으며, 고령화로 인한 치매 역시 같은 범주입니다. 다행히 최근 복지관을 지었는데, 앞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많은 지원을 할 생각입니다.”

 현재 그가 회장으로 있는 부산정신건강복지협회는 199410, 대한민국 최초로 부산시에 등록되었다. 별도로 사무실도 있고 복지부에서 단독 허가했기 때문에 부산시로부터 예산도 지원받고 있다고 한다. 오랜 시간 부회장을 하다가, 회장이 된 지 11년이 되었다.

 그를 이토록 다양한 활동으로 이끌었던 것은 초기 정신질환자에 대한 병원의 대우였다. 정신질환자들은 고가의 진료비 부담도 부담일 뿐만 아니라 다행히 영세민이 되어 의료보호 혜택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병원에서의 인간 이하의 대우로 가족의 고통은 더해만 갔다.

 개죽인지 돼지죽인지 모를 정도의 식사, 좁은 병실에 50명씩이나 수용하여 둔 병실, 화장실 갈 때도 목욕할 때도 감시원이 따라다니고, 작업치료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던 강제노역, 그리고 의료보험 환자와 뚜렷이 구별되는 차별 대우 등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부당한 대우들로 인하여 가족들의 눈물은 쌓여만 갔다고 한다.

17,000명 서명받아 국회에 제출

 그러다 2000, 정신질환자 부모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드디어 정신질환자들도 장애인으로 인정받아 장애인으로서의 혜택이 주어지게 됐다. 그러나 정신 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횡포 등이 문제가 됐다.

 20028월 이이헌 회장이 속해 있던 부산광역시 정신보건가족협회에서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병원의 횡포 등에 대해 정신장애인 차별진료철폐 투쟁위원회를 만들게 되었고, 이 회장이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보호자 17,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 및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과 차별진료철폐에 대한 진정서를 올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사실상 말이 쉬워 17,000여명이지, 그 사람들의 서명을 받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고 한다. 입소문에 입소문으로 투쟁위원회가 만들어졌음을 알리고 거기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아 내기까지는 부산역, 서면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나가 거리의 사람들을 설득했다.

 

 정신장애는 전염병이 아니고, 그 사람들도 우리가 감기를 앓아 고통 당하는 것처럼 병을 앓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절절하게 호소했다. 그러나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정신장애인 가족이 있음을 숨기고 싶어하는 가족 및 보호자들에게 서명을 받는 것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는 것.

 “당시 서명을 전달한 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로부터 회신을 받았습니다. 의료수가에 대해서는 적정수가가 유지되도록 적극 검토할 것이며, 정신장애인의 인권보호문제에 대해서는 의료 기관 및 시설에 대한 지도 감독을 철저히 시행함으로써 인권침해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관련 법률안의 심사와 국정조사 등 정신질환자들의 인권이 철저히 보장되고 권익이 신장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와 동료들의 오랜 노력 끝에 드디어 한줄기 희망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때부터 그의 활동은 시작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후에도 부산 연제구, 남구 보건소의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신장애인 가족의 상담 및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해왔다.

 이어 보건소의 정신장애인재활센터에도 최선을 다해 부산진구, 남구, 연제구 보건소에도 정신장애인재활센터가 유치되도록 힘썼다. 2005년부터는 2023년 현재까지 부산시의 부산광역시 정신보건심의 및 심판위원회및 부산진구 정신보건심의위원회의 심의위원으로서 더욱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씩 열리는 심판위원회에는 기구한 사연들을 가진 정신 장애인들이 많이 올라 온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도 그는 매년 300만 원에서 1000만원 정도의 후원금을 마련해 지금까지 총 4,300만 원을 후원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도 매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이사(2000~)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수석부회장(2003~),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부산시지부장(2014~), ()한미래사회복귀센터 대표(2014~), ()부산정신건강복지협회 회장(2014~), 국립부곡병원 입원심사소위원회 위원(2018~), 국립부곡병원 국민참여혁신추진단위원회 위원(2019~)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 평등하게 도움줘야

 이러한 활동 중에 여러 큰 공로를 세우기도 했다. 2007년 처음으로 강서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준비에 철저를 기했으며, 아울러 부산장애인특별회의 분과위원 활동 및 전국장애인특별회의 분과위원으로서 제17대 대선을 대비한 장애계의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였다.

 28회 장애인의 날 행사도 부대회장을 맡아 동분서주했다. 20079월에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7회 세계장애인한국대회에 부산의 장애인 37명을 인솔하고 참석하여, 세계 장애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선진국 장애인 복지를 배워 익히고,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다.

 2016년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제10대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맡아서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노력했으며, 2017년부터 부산가정법률상담소 부설 가정폭력관련 상담소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이이헌 회장은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 학도로서 더욱 실질적인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애인 복지를 위해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사회복지학에 대해 아직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인들을 위한 복지 활동에도 적지 않게 기여해 왔다. 지역의 교회에서는 교회 노인부를 보살피며 지역사회 발전에 힘을 다하고 있으며, 국제 로타리클럽 제3660지구 회원 위원장, 연산 한성기린아파트 입주자 회장, 연산로타리 시장 번영회 회장직을 7년간 수행하는 등 다방 면에서 활동하며 장애인 복지와 지역사회복지를 떼 놓지 않고 연관 지어 활동하며 장애인 인식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각종 사회단체와 장애인 간의 자매결연사업 및 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을 통하여 장애인의 사회동참 의식 수준을 제공하고 장애인과 함께하는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신 장애인 및 소외 계층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무래도 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국가가 먼저 나서주어야 합니다. 민간이 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 장애인들 역시 비장애인들과 평등하게 생각하고 국가가 돌보아 주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소외계층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오랜 시간 방치되면 정신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 이 자리를 빌어서 부산에만 만 명이 넘는 정신건강복지협회 회원들에게도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반드시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약을 잘 복용하면서 잘 케어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신 질환자들의 고통은 비장애인들이 이해하기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이헌 회장과 같은 인물이 있기에 그들의 고통이 조금은 완화되고 치료되고 있으며, 그 결과 우리 사회도 좀 더 밝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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