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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을 같이 가자’는 정신, 부모의 마음으로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같은 길을 같이 가자’는 정신, 부모의 마음으로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정하연 기자
  • 승인 2024.05.23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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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송죽원 김금자 원장

 장애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 중에는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거에는 장애인의 애환을 잘 모르지만, 직접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크게 변화하는 케이스다. 이번 제44회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을 수상한 송죽원의 김금자 원장이 그렇다.

 그녀의 아들은 자폐라는 지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고, 취학하던 시절부터 장애인 관련 활동에 투신했다. 1985년 당시 제주도 내에 특수학교 자체가 없던 시절. 그때부터 그녀는 장애인 자녀와 함께 등하교하면서 물품 후원, 급식소 설립, 통학버스 추진 등 장애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열정을 갖고 학부모회 임원 활동을 해왔다.

 이제 그녀는 제주도에서 활동하면서 일대 장애인 시설과 관련 봉사에 있어서는 꽤 유명한 인물이 되었다. 지난 23년간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온 김금자 원장을 만나 제44회 장애인의 날 대통령상수상 배경과 소감을 인터뷰했다.

자폐로 태어난 아들 돌보며 사회활동 뛰어들어

 장애인으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평생 그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이가 들수록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받고 권익을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금자 원장이 설립한 장애인 시설들은 바로 이렇게 고령화되는 장애인들에게 체계적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특화되어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장애인 복지 시설은 제주도 최초의 고령 장애인 거주시설인 송죽원, 딸인 박주현 원장이 운영하는 송향원, 그리고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한라원이 있다. 모두 지적 장애인들의 거주, 재활, 자립의 지원에 기여하고 있다.

 그녀가 처음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들이 자폐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취학 전에는 집에서 돌보았지만,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자녀에게 도움을 줄 필요가 생겼다. 그때 제주도에는 특수학교조차 없었기 때문에 등하교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기타 학교생활에서도 적지 않은 곤란을 겪어야 했다.

 김금자 원장은 그때부터 장애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도내 광양초 및 인화초에는 TV 등 필요 물품에 대해 후원 및 모금 활동을 진행했으며 제주도 내 특수학교인 제주영송학교 학부모회장을 맡으며 통학버스 구입에 따른 모금 운동 전개 등 학생들의 교육과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각종 행사 참여와 유치를 통해 장애인의 권익향상과 인권신장을 위하여 노력해 왔다. 이런 오랜 세월 동안의 헌신을 통해 드디어 올해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이제 아들은 43살로 성장했습니다. 처음 아이를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제가 사회복지에 투신해서 장애인들을 돌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위보다는 아래를 쳐다 보면서 어렵고 힘든 장애인들과 동거동락해 왔습니다. 이번에 대통령상을 받았지만,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모든 장애인을 저의 아들이라고 생각하면서 돌볼 것이며, 각 나이에 맞게 직업 교육은 물론이고 재활하고 직업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김금자 원장이 본격적으로 장애인 관련 사회활동에 뛰어들면서 단체에서 일하게 된 것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녀는 ()한국정신지체인애호협회 제주도지회 총무 및 1997()한국정신지체인애호협회 제주도지회장을 역임하며 부설 주간보호시설 및 보호작업교실을 개소했다.

 이곳은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지적장애인을 주간에 보호함으로써 가족구성원이 안심하고 사회경제 활동을 하고 사회적응훈련, 개별학습과 직업재활 교육을 도모할 수 있는 곳이다.

 

소득창출 위해 사회활동 참여할 수 있어야

 김 원장은 1998년 제주도 제1호 여자 공동생활가정과 1999년 남자 공동생활가정을 설립했다. 이어 ()한국정신지체인애호협회 부회장 및 ()제주도장애인총연합회 상임 부회장을 역임하며 2002년도에는 제19회 전국 정신 지체인 복지대회를 주관해 정신지체인과 가족, 자원봉사자 1,500여 명이 참여하여 장애인 인식개선 및 우애를 다지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개인재산을 출연해 장애인 부모들의 숙원사업이었던 도내 최초의 성인 장애인 거주시설인 송죽원을 개원했다. 이는 장애인들의 자립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김금자 회장은 장애인들의 직업을 위한 재활시설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2004년도에 한라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개원하여 일반고용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을 통해 전인격적인 발달을 도모하는 한편, 장애인에게 적절한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장애인들로 소득 창출의 기회를 통해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19년도에는 제주특별자치도 내 최초 고령 장애인을 위한 거주시설인 송향원을 개원하여 조기 노화로 고령에 접어드는 장애인에게 나이에 맞는 예우와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권익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기여했습니다.

 현재는 보건복지부 기준에 맞게 유형별 장애인 거주시설로 변경했지만, 설립 당시에는 지자체와 연계하여 만 53세 이상의 조기 노화로 인한 고령 장애인을 대상으로 입소했고, 연령에 맞는 장애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그녀는 여유로운 가정 형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재산을 출연해 형편이 어려운 지적장애인 가정을 선정하여 20여 명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기도 했으며, 복지시설을 설립할 때는 월급도 아끼지 않고 식자재, 시설에 필요한 물건 등을 후원하기도 했다.

2001년 송죽원 개원 이후 매년 김장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거주인 보호자, 자원봉사자와 함께 김장 행사를 매년 겨울에 진행하여 지역사회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김치를 나눠드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노인경로당을 방문하여 후원 물품을 전달하고, 사회복지사와 거주 장애인이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등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연계 및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왔다.

 뿐만 아니라 특수학교 학무모 임원 시절부터 영송학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회복지협의회, 김만덕기념관 등 도내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장애인 분야 외에도 사회복지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물품을 전달하고, 다양한 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사회 복지사 처우 개선에도 노력

 “장애인들과 함께 할 때는 부모의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거주 시설을 만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마치 가정과 같은 분위기에서 공동생활을 해야만, 그들 역시 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저는 받은 만큼 더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함께 일하는 주변의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단체 등에도 이런 점을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그녀는 양질의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역량 강화 및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내 장애인 거주시설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과 관련하여 도의원과의 면담을 추진했다. 그 결과 개선 사항을 전달해 처우 개선비와 위험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사회변화, 물가상승 등에 따른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 3교대 인원 확충 및 시설관리인 인건비 예산 편성 등 개선 사항 등에 대해 전달하고 개선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직원들에게도 육아휴직, 유급휴가 등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고충 사항을 해결하고 있다.

 “장애인 관련 시설을 하면서도 안타까운 일도 있습니다. 처음에 부모님이 울면서 장애인 자녀를 맡기곤 하지만,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관계가 멀어지곤 합니다. 아무래도 함께 살지 못하고, 또한 다른 비장애인 형제들과 어울리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관계가 소원해집니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이 가족들과 멀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각 가정에서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금자 원장 역시 사회 복지사로서 같은 길을 같이 가자는 원훈을 직접 작성하고 사회복지사가 행복해야 장애인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힘든 일이든 기쁜 일이든 직원과 함께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그녀는 힘이 닿는 데까지 장애인을 돕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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