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권력은 언론 통제에 관한 한 끊임없는 유혹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좌우의 이념, 진보와 보수도 상관이 없다. 칭찬을 받 고 싶고, 비판은 피하고 싶은 것이 권력은 물론이고,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언론탄압은 단연 80년대 전두환 군부독재의 시절이었다. 당시 ‘보도지침’은 모든 언론인들을 괴롭힌 최악 의 사건이었다. 심지어 언론사 통폐합까지 이루어졌으니 그때 시절은 우리 언론사의 ‘흑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비단 우 리의 과거 속에서만 있었던 일은 아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국가에 의한 언론탄압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구금 중인 언론인은 무려 520여 명에 달한다. 심리저 러시아에 서는 혐의내용에 대한 공개도 없이 1년째 구금되어 있는 언론인도 있을 정도다.
중국은 언론인 수감자가 가장 많은 100명의 언론인 이 감옥에 갇혀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해외 언론들이 보는 한국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프랑스의 전통 유력지 [르몽드]는 ‘한국에서 되살아난 언론 검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지율 낮은 한국의 윤석열 보수 정부가 검열과 언론 통제라는 과거의 행태로 돌아가고 있다.”
해외 언론의 의미심장한 기사들
무엇보다 이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직후에 나온 기사라서 그 시기마저 의미심장하다. 이 기사에서는 박민 KBS 사장 취임과 함께 이소정 ‘뉴스9’ 앵커 하차, ‘더 라이브’와 ‘주진우 라이브’ 등 시사프로그램 폐지가 이어진 것을 강압적 방송 장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에서는 인터내셔널판 1면에 ‘한국 정부가 언론 검열에 대한 우려 속에 가짜뉴스를 겨냥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 기도 했다. 검사 출신 대통령이 취임한 후 검찰과 경찰이 가짜뉴스를 이유로 언론사와 언론인 가택을 반복해서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는 한국이 민주화한 이후 거의 없었던 일’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저명한 시사주간지 [뉴요커] 역시 ‘우려스러운 한 국의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기사에서 현 언론 탄압 행태를 지적하며 “많은 이들에게 과거 군사독재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하 기도 했다.
우리보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훨씬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무엇보다 ‘민주주 의가 작동하기 위한 핵심적인 자유는 언론의 자유’라고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그들이 현 한국의 언론상황을 지적하는 것은 매우 우 려스러운 상황이기도 하다는 의미이다.
실제 최근 1~2년 사이에 각 방송사에 대한 징계는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대통령 자 신과 영부인에 대한 보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더욱 염려되는 부분이다. 물론 때로 언론이 과장보도를 하기도 하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오보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잘잘못을 따져서 풀어나갈 일이지, 하차나 징계로 다룰 일은 아니다. 근래에의 법원 판례도 방송사들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이다.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은 결코 멈추어져서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