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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배고픔과 남북통일을 위해 헌신한 50여 년의 삶
인류의 배고픔과 남북통일을 위해 헌신한 50여 년의 삶
  • 정하연 기자
  • 승인 2024.07.0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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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옥수수재단 김순권 이사장
돈과 명예보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삶
세계 식량 위기는 더 악화하고 있어

품질 좋고 잘 자라나는 옥수수를 개발해 인류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나가는 인물이 있다. 바로 한동대학교 석좌교수이자 국제옥수수재단 김순권 이사장이다.

이제까지 아프리카와 북한에서 영양부족으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을 위해 종자를 개발했으며, 모금 활동을 통해서 종자 보급과 재배 교육을 진행해 왔다. 이제까지 여러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한마디로 전 세계에서 어디에서나 빛을 발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아닐 수 없다. 김순권 이사장의 활동은 최근에도 각종 언론에서 이슈화가 되었다.

지난 5월 중순 옥수수재단은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과 어린이들의 영양 공급을 위해서 당도 15%인 꿀초당 옥수수 종자 50만 개를 자체 모금으로 지원했다.

꿀초당 옥수수는 꿀과 같이 달고 맛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개화를 한 뒤 20일 정도만 지나면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 한평생 옥수수를 통해서 인류의 건강과 발전에 이바지했던 김순권 이사장의 삶을 조명한다.

돈과 명예보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삶

울산에서 태어난 그는 울산 농고를 거쳐 경북대학교에서 농학학사, 고려대 농학 석사과정을 중퇴, 이후 농촌진흥청의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하와이대학교에서 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농촌진흥청에서 옥수수 육종을 시작했으며, 아프리카에서 근무하며 옥수수 육종에 더 큰 노력을 쏟았다. 한때 그는 미국 하와이대학교 교수,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교수, 경북대학교 농학과 교수를 거쳤다.

이외에도 나이지리아 옥수수협회 부회장, 경북대학교 국제농업연구소 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통일협회 이사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평생 농업, 특히 옥수수에 열정을 쏟았으며 많은 굶어가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이렇게 옥수수 육종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971년부터 1974년까지 정부 장학생으로 미국에서 유학 중일 때였다. 당시 교잡종 옥수수인 ‘다수성 하이브리드콘(Hybrid Corn)’이 미국 경제를 세운 주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여전히 보릿고개로 고통받고 있는 조국 대한민국의 수많은 국민을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이 제대로 육종을 해낸다면, 굶주린 국민이 배불리 먹고 열심히 일해서 나라를 제대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그는 당시에 이렇게 기도까지 했다고 한다.

“하나님, 왜 미국만 다수성 하이브리드콘이 재배돼야 하는 건가요? 우리나라 강원도, 충북, 경북 북부에도 다수성 하이브리드콘이 심겨 농민들이 잘살 수 있게 해주세요.” 그는 애초에 돈과 명예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미국 일리로이스 대학교 대학원 병리학과에서 석사 공부를 하던 때인 1982년 8월, 한 외국인 친구가 “너희 나라에서 홍수가 생겨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때 그는 수중에 20만 달러만 남긴 후 그간 모은 모든 돈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냈다.

그는 온통 조국에 관한 생각뿐이었고 하루라도 빨리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실제 그는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세계 제1의 육종 회사에서 온 스카우트 제의도 물리치고, 박사학위 수여식에도 참가하지 않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단 일주일이라도 더 빨리 조국을 위해서 연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가 공무원의 월급이라고 해봐야 48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나라를 구하겠다는 간절한 심정을 가진 그에게 적은 월급은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전 세계로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3년 만에 하이브리드콘에 관한 큰 성과를 거두는 주인공이 되기 시작했다. 아시아 최초로 강원도에 적응한 황색종 옥수수인 ‘수원 19호, 수원 20호, 수원 21호’를 개발했고 이것으로 인해 농가 소득이 무려 3배가 높아졌다.

강원도에서만 연 400억 원의 소득이 증대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가 개발한 하이브리드콘에 관해서 전 세계에서 기술 전수 요청이 쇄도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에 기술을 전수했으며 1977년에 는 당시 우리나라와는 국교도 수립하지 않았던 중국과 소련이 기술 전수를 요청했다.

이에 중국은 김순권 이사장의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그가 온 가족을 데리고 다시 아프리카로 가기로 한 것은 박사 과정때 했던 약속 때문이었다. 당시 나이지리아 소재 국제열대농업연구소(IITA)에서 굶어죽던 아프리카인을 꼭 도와달라고 했고, 그때 그는 “한국에서 하이브리드콘을 성공시키고 반드시 도와주겠다”라고 약속 했었다.

당시 그는 ‘우리 민족이 받은 사랑의 빚을 아프리카에 옥수수로 갚겠다’라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그는 도착 직후부터 아프리카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우수한 저항성을 가진 옥수수 품종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힘들 때마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했고, 오로지 십자가의 권능을 믿고 연구에 매진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성공한 후, 그는 본격적으로 ‘국제옥수수재단’을 세우고 전 세계의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김 이사장은 여러 차례 수상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 표창, 녹조근정훈장, 제21회 자랑스러운 시민상 대상(1997), 제2회 만해상 평화상(1998), 국제작물분야 봉사상(2003), 국제디자인 프로세스과학회 학술공헌상(2011) 등이 다.

그러나 이런 수상보다 그에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남북의 평화통일이다. 그는 심지어 ‘노벨평화상보다 남북통일이 우선이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평화통일과 북한에 옥수수 품종을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지만, 그중에서도 역할이 빛났던 때는 정주영 회장이 소 1,001마리를 몰고 북한으로 향했던 일이다.

당시 김 이사장은 1998년 4월, 자신의 목숨을 걸고 ‘북경 비료 회담’ 을 주선했다. 북에서 필요한 옥수수 증산이 잘 되기 위해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전 단계로 이산가족의 만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북한 당국이 오해할 정도로 끈질기게 설득 작업을 하는 한편, ‘북한의 강냉이밭에서 죽어도 좋다’라는 심정으로 남북의 옥수수 연구에 매진했다. 그 결과 그는 총 5만종을 시험해서 12종을 골라 북한 지역 이름을 붙여 보급하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4년 3월 한국내 언론에 대한 기고문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북한도 핵만 고집하고 통일을 멀리하는 최근의 정책들은 고치길 제안한다. 금강산 남한 동포 관광객 총기 사건 등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건들이었다. 개성공단사무실 폭파도 마찬가지다. 난 현대의 금강산 관광도 버는 돈을 반으로 나누는 계약을 하도록 제안했다.

하루 빨리 양쪽이 공생하는 남북 관계를 풀어가야만 한다. 우리가 통일이 되면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대국 코리아가 될 수 있다. 남한의 첨단 과학기술, 무역으로 외화를 버는 장사기술, 북한의 지하 자원과 노동력으로 남한과 북한이 처해 있는 어려운 경제 상황과 아이들을 적게 낳아 생긴 국가 존립의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다.”

세계 식량 위기는 더 악화하고 있어

김순권 이사장이 이토록 한평생에 걸쳐 옥수수 육종과 남북통일에 매진한 것은 그가 겪었던 어린 시절의 일과 관련이 깊다. 그가 다섯 살 때 일어난 한국전쟁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달밤에 쳐들어온 북한 공비들이 아버지를 총살하려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경험도 있었으며, 먹을 음식이 없어 고통스러울 때 한 피난민 아주머니로부터 전복껍질에 쌀밥 한 줌을 얻어먹은 때도 있었다.

그는 훗날 “전쟁과 배고픔을 경험하게 한 것도 인류의 굶주림을 해결하라는 하늘이 주신 사명이다”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순권 이사장이 세계 식량난의 해결을 위해 지난 50년간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에는 식량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2023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유럽연합 (EU) 등이 참여하는 ‘세계 식량 위기 대응 글로벌 네트워크’는 이에 관 련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극심한 식량 불안’을 겪는 세계 인구는 58개국 2억 5천8백만 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수치는 2021년에 비하면 무려 6천5백만 명이나 늘어난 수치이다.

지금도 수많은 분쟁과 전쟁, 그리고 극심한 양극화로 인해서 오늘 하루의 한 끼 식사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말은 곧 앞으로도 국제옥수수재단과 김순권 이사장의 할 일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일반 한국인의 노력도 더해져야 할 것이다. 이제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선진국이 된 만큼, 김순권 이사장과 함께 더 많은 굶주린 세계 인구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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