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 우량 국영기업 상장 외국인 투자 유입 활발
베트남 펀드가 더욱 눈에 띄는 건 올 들어 함께 각광받았던 주요 신흥국 펀드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홀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배불러(베·브·러) 펀드’로 불리며 베트남 펀드와 함께 주목받았던 브라질 펀드와 러시아 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각각 -3.55%, -2.15%로 급격한 조정을 겪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대규모 보복 관세를 매기기로 한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였던 최근 1주일 기준으로도 베트남 펀드는 선방했다. 베트남 펀드(0.54%)와 러시아 펀드(0.8%)만 수익을 냈고, 나머지 펀드들은 모두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수익률 덕분에 베트남 펀드로의 투자금도 꾸준히 유입됐다. 연초 이후 베트남 펀드에는 4700억원이 유입되며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투자금의 약 40%를 차지했다. 최근 1주일 동안에는 265억원이 유입돼 중국(-197억원), 유럽(-28억원), 러시아(-2억원), 중남미(-3억원) 펀드 등과 차이를 보였다. 개별 펀드로는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이 1개월을 기준으로 5.09%의 수익률을 올려 가장 성과가 좋았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4.7%), 한화베트남레전드증권자투자신탁(4.37%), 미래에셋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4.2%) 등도 4%대의 수익률을 냈다. 이 펀드들은 연초 이후로 봐도 15%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그 외 베트남 주식형 펀드들도 모두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가 넘으며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베트남 펀드 강세 한동안 계속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베트남 펀드의 강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현재 베트남은 중산층 비율과 도시화율도 높아지고 있어 내수 성장이 기대되고 있으며 주변 동남아 국가에 비해 환율 움직임도 안정적인 편이다. 다만 최근 베트남 증시가 ‘과열’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점을 들어 투자에 신중하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포트폴리오에 베트남 펀드가 없는 투자자라면 투자해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이미 투자 중이라면 포트폴리오에 큰 변동을 주면서까지 추가 투자에 나서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보통 미국 등 대형 증시가 흔들리면 규모가 작은 신흥국 증시의 변동 폭이 더욱 커지지만 베트남 증시는 비교적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장 기업들의 이익이 20%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많고, 베트남 정부가 우량 국영기업을 증시에 상장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 유입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이대원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운용 팀장은 “공산국가였던 베트남이 공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 한도를 확대하는 등 투자 환경 개선에도 나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과 제휴를 맺고 있는 베트남 호찌민증권의 피아크라 맥캐너 리서치센터장은 “베트남 증시에는 미국 증시에서 급락을 보인 주요 업종인 IT 관련 기업이 상장되어 있지 않아 최근 급등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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