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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76세로 타계,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
향년 76세로 타계,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
  • 박경민
  • 승인 2018.04.09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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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꿈과 희망 심어준 천재 물리학자의 영원한 우주 여행”

 

 

 

 

50년이 넘게 휠체어와 음성 재생 장치에 의존하며 연구와 집필, 강연에 몰두했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지난 3월 14일 영면했다. 그는 대중들에게는 우주에 대한 신비를 전파했고, 때로는 미래 기술 세계에 대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 또한 장애를 가진 과학지망생들에게는 우상이자 영웅이기도 했다. 더불어 일반 과학자들과는 다르게 <심슨가족>, <스타트랙>에 출연하거나 혹은 목소리를 제공해 대중들에게 매우 친근한 이미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늘 우주에 대한 탐구에 몰두했던 그는 이제 영원히 우주로 되돌아 갔다. 영국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숨진 스티븐 호킹은 선배 과학자들인 아이작 뉴턴과 찰스 다윈이 묻힌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됐다. 

 

루게릭병에 목소리까지 잃어

“오래 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17세의 나이에 옥스퍼드 대학교 물리학과에 입학했던 청년 스티브 호킹은 대학을 졸업할 즈음인 21살에 청천병력같은 의사의 말을 들어야 했다. 그의 병은 일명 ‘루게릭병’. 의학적으로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이었다. 퇴행성 질환의 일종인 이 병은 근력약화와 근위축을 동반한다. 팔다리는 뻣뻣해지고 신체의 근육은 서서히 말라가고 힘이 없어진다. 다만 감각신경이 마비되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지는 못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의식은 뚜렷하고 배변이나 배뇨에서는 장애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계속해서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두뇌활동이 가능했고,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곧 죽을 것이다’라는 의사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는 50년간이나 휠체어에 의지하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녔고, 한국도 2번이나 찾아서 각종 인터뷰와 강연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그는 목소리까지 잃었다. 1985년 유럽을 다녀오는 중 폐렴에 걸려 더 이상 육성으로 말을 할 수 없었다. 루게릭병에 이은 또하나의 불운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컴퓨터 음성 재생 장치를 통해서 소통하면서 자신의 열정을 더욱 불살랐다. 그 결과 생존 당시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계보를 잇는 천재 이론 물리학자로 통했다. 우연하게도 아인슈타인이 태어난 날이 ‘3월 14일(1879년)’이었고, 호킹이 영면한 날도 ‘3월 14일(2018년)’이었다. 

 

그는 살아 생전 일반인들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자신의 신체적인 조건에 연연하지 않고 1965년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그 후 연구원, 교수를 거쳐서 1979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30년간 케임브리지대 수학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스티븐 호킹이 받았던 다양한 상들은 그의 연구가 얼마나 큰 성과였으며, 더불어 다른 과학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감을 주었는지를 알게 해준다. 1974년 영국 왕립학회로부터 ‘아인슈타인상’과 ‘휴즈 메달’을 받았으며 1980년에는 기사 바로 아래 작위인 ‘커맨더’에 임명됐다. 또 2009년에는 미국 최고 시민 훈장인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순수한 이론물리학의 업적에 주어지는 ‘기초물리학상(Fundamental Physics Prize)’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의 상금은 3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억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또한 그는 열정적인 집필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1988년 출간된 <시간의 역사>는 전 세계적으로 1천만 권이 팔리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호두껍질 속의 우주>, <위대한 설계>, 에세이집 <블랙홀과 아기 우주> 등의 저서를 통해서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과학의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평생 멈추지 않는 열정 발휘
그가 평생 연구한 분야는 바로 블랙홀과 관련된 우주론, 그리고 양자중력 분야였다. 1966년 <확장하는 우주의 성질들>이라는 제목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70년에는 아이슈타인이 예측했던 블랙홀과 빅뱅의 존재를 실제 수학적으로 증명을 해내서 과학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름을 딴 ‘호킹 복사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블랙홀에 대한 새로운 성질을 밝혀낸 것이다. 그간 블랙홀은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고만 알려져 있었지만, 호킹은 블랙홀이 전자기파를 내뿜는다는 주장을 했다. 결국 장애인의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연구에 몰두해 ‘세계 과학 연구의 차원을 한 단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는 미래의 기술, 혹은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언급을 했다.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위험을 인식할 수 있는 최선의 관리체계가 없다면 인공지능은 최악일 수도 있다”면서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줄 수 있는 리스크를 대비하라고 했다. 또 한 강연에서 “30년 내에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행성 충돌과 인구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인류가 지구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고 화성과 달에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명언도 남겼다. 명언들은 그의 신념과 집념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때로는 정상적인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게으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질타이기도 했다. 그는 “나는 내 아이큐가 몇인지 모르겠다. 자기 아이큐를 뽐내는 이들은 모두 루저들이다”라고 말했다. 잘난 척을 잘하고 남보다 더 우월해 보이고 싶어하는 세대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또한 그는 “고개를 들어 별들을 보라, 제발 당신 발만 내려다보지 말고”라고 말했다. 이는 주어진 현실의 문제만 고민을 하지 말고, 더 큰 꿈을 꾸면서 이상을 향해 달려가라는 현대인을 위한 조언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아무리 어려운 인생이라고 하더라도 당신이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언제든 있다”는 말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그가 남긴 말 중에도 인생을 통찰하는 것도 있다. 바로 “인생이 재미없다면 그것은 비극이다”는 말이다. 이는 자신이 얼마나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을 한 평생 추구하면서 살았는지를 말해줌과 동시에 많은 대중들을 향해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라’는 삶의 길잡이를 제시한 것이기도 했다. 

어느 시대에나 천재는 있다. 그리고 그 천재도 결국에는 다시 흙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남긴 삶의 자세에서 배워야할 것이 있다. 스티븐 호킹의 삶에서 우리가 배워야할 것은 바로 불굴의 의지, 열정, 그리고 꿈과 희망에 대한 포기하지 않는 자세일 것이다. 어쩌면 이것들은 우리가 매일 아침 되새겨야할 중요한 인생의 덕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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