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환자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블루투스, 앱(응용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조절, 생활습관 교정에서 만성질환, 암 환자 관리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원격의료를 금지하는 의료법에 막혀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성질환, 암 환자도 관리
한국오므론은 지난달 국내 시장에 블루투스 혈압계를 출시했다. 혈압을 재면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 앱에 그 결과가 자동으로 기록된다. 저장된 기록은 일, 주, 월 단위로 자동으로 정리된다. 보령A&D메디칼이 2년 전 출시한 혈압계도 블루투스 방식이다.
꾸준히 혈당치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를 위한 기기들도 주목받고 있다. 손끝을 찔러 나오는 피를 기기에 떨어뜨리면 혈당이 측정되고 관련 수치가 자동으로 정리된다. 손으로 일일이 기록할 필요가 없다. 아이센스, 휴레이포지티브, 비비비 등도 관련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성질환자들이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을 때 앱에 기록된 데이터를 의사에게 보여주면 더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헬스케어 전문업체인 눔은 다이어트 관리 서비스를 넘어 당뇨병 예방, 고혈압 관리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용자가 연령, 체중, 혈당치 등을 입력하면 온라인으로 연결된 코치진이 그에 맞는 식단 조절과 함께 운동법을 가르쳐주는 방식이다.
환자의 예후를 관리하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벤처기업 유티인프라는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암 환자들의 영양관리를 돕는 앱 ‘키니케어’를 공동 개발했다. 이용자가 섭취한 음식을 입력하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에 의해 영양소로 분류되고, 하루 적정 섭취량을 채우려면 어떤 식품군을 더 먹어야 하는지를 횟수로 알려준다.
원격의료 막는 의료법이 걸림돌
국내에서 시행되는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는 대부분 식단 조절, 운동법 교육 등에 국한된다. 의사가 앱을 통해 각종 건강 수치를 실시간으로 공유받아 원격으로 진단하는 게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만성질환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고도 의사와 원격 진료를 통해 상담하고 약을 처방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사가 원격으로 환자 상태를 관찰한 뒤 진단을 내리거나 약을 처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관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유인이 없어서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의료비 절감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육성에 적극적이어서 한국만 이 분야에서 뒤처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장은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환자 등에 대한 원격 모니터링은 질병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데이터 분석 기술과 센서 발달에 따라 해외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고 관련 서비스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