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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한국건축의 미래 방향 모색할 것”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한국건축의 미래 방향 모색할 것”
  • 송지선
  • 승인 2017.09.01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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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회 통해 한국건축 널리 알리고 재정립하는 계기 마련위한 대토론회 개최

 

 배병길 한국건축단체연합 대표회장겸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대회장  

 

 

우리나라 현대건축의 태동을 1960년 전후로 한정한다면 1957년 창립된 대한건축가협회는 대한민국 현대건축의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환갑을 맞은 대한건축가협회에 기리 남을만한 겹경사가 터졌다. 창립 60주년에 다음달 3일부터 세계건축연맹(UIA)이 주최하는 ‘세계건축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세계 최고의 건축문화축제로 건축 분야에서는 가장 권위 있는 국제행사가 열리는 것이다. 국제올림픽과도 비교돼 ‘건축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앞서 우리나라는 1993년과 2002년 두 차례 유치에 나섰다가 번번이 실패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행사다. 지난 2011년 한국건축단체연합은 정부와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싱가폴, 멕시코시티와 경합을 벌여 57.9%의 지지로 유치에 성공했다. FIKA는 한국건축가협회·대한건축학회·대한건축사협회 공동 연합단체로 구성돼 있다. UIA는 유엔(UN)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세계 건축인 단체로 124개국, 회원수 130여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세계대회를 앞두고 대한건축가협회 회장이기도 한 배병길 FIKA 회장을 9일 그의 서초동 집무실에서 만나 서울대회가 갖는 의미와 한국건축 2.5세대를 대표하는 건축가로서의 건축철학을 들어봤다.  


UIA ‘서울대회’는 한국건축 재정립 계기돼야...

“UIA의 세계건축대회 유치자체가 대한한국 건축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계대회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가 G20(주요 20개국) 국가인 것과 같이 한국건축도 해외에서 인정받는 위상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세계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고유 건축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릴 계획입니다. 또 이 기회를 빌어 한국건축을 재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배병길 회장은 서울세계건축대회를 G20에 비유하면서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량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FIKA는 지난해 11월 정관을 수정보완하여 서울세계건축대회조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매월 두 차례 조직위로부터 배 회장 등 FIKA 회장단은 활동내용을 보고받고 협의하면서 점검하고 있다.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는 오는 3일부터 10일까지 코엑스컨벤션센터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일대에서 열린다. UIA·FIKA·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세계건축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후원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베이징), 일본(토쿄)에 이어 3번째로 약 2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건축인들의 모금으로 개발도상국 건축인 300명과 건축학도 300명도 초청했다. 서울대회는 ‘도시의 혼(SOUL of CITY)’을 주제로 정했다. 숨 가쁘게 성장만 추구했던 세계의 도시들을 짚어보고 수많은 현상들을 분석해 대안을 발표하고 논의한다. 건축인은 물론 국가도시정책을 견인하는 중앙정부, 지자체, 공공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미래 지구환경을 위한 비전 만들기에 나선다. 또 이를 대중들과 공유하는 기회의 장도 펼쳐진다.  

 

 


학의재 북측 전경 



국제화랑외부 

 

 

‘건축은 문화’ 사회적 확산과 함께 실천 필요  

“서울대회는 수천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도 있지만 가장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우리의 목적에 맞게 잘 끝낼 수 있느냐 입니다. 두 번째는 오히려 끝난 후가 더욱 중요합니다. 대회기간 중 어떤 주제가 발표되고 그런 문제들이 국민들께나, 건축인들에게 어떤 시사점과 메시지를 던져줄 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친 후에는 우리가 무엇을 느꼈는지를 확인하고 확인된 사실을 가지고 한국건축이 가야할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래서 FIKA 회장단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배 회장이 제일 우려하는 것은 그의 표현을 빌리면 ‘행사로만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이를 위해 대회를 마친 후 대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건축’을 자꾸 ‘문화’라고 얘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면서 대토론회의 필요성을 우리의 건축에 대한 인식과 연결 지었다. 건축은 당연히 문화라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건축가협회 회장이 되면서 몇 가지 공약을 내놓았었다. 그 중 하나가 건축은 문화라는 사회적 확산의 필요성을 들었다. 6·25전쟁으로 대부분 파괴돼 건축이 문화라는 개념보다는 단순한 생활공간, 재산적 가치 등 이런 것으로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단기간에 많은 공간 확보를 위해 제대로 된 과정을 거치지 않으니 문화로서 자리 잡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가로서 인정받으려면 ‘건축은 문화’라는 사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주제는 ‘도시의 혼’이다. ‘혼’이란 인간의 정신세계를 말하고 결국 문화라는 얘기다.


 


현대갤러리외부



김천고 증축공사 완공사진

 


건축은 ‘창작의 예술’...건축가의 ‘혼’이 담겨야 

“건축물의 완성에는 건축과정에서 건축가의 고민, 갈등, 번민, 불안 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생각이 묻어있습니다. 설계부터 완성까지 수없이 일어나고 겪게 됩니다. 건축가의 혼이 알게 모르게 건축물에 다 녹아드는 겁니다.” 배 회장은 건축가 또한 갈등의 과정들에서 방황하고, 고민하고 변해간다고 한다. 그런 시간 속에서 건축가 자신의 생각도 변해 성숙돼간다. 그렇게 해서 성숙된 생각이 쌓아져 깊어지고 폭도 넓어지는 것이 건축의 세계이고, 건축을 ‘창작의 예술’이라고 말하는 이유라고 피력했다. 그는 건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상호작용성’을 꼽았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고 자란 이들은 정서가 안정돼있고 창의적인 사고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만의 삶의 문화를 갖고 있다”며 “거리가 깨끗하면 쓰레기를 버릴 수 없듯이 생활 속의 문화적 환경이 주는 요소로 건축이라는 문화는 지속성을 가지고 우리를 서서히 변화시킨다”고 자신했다. 그런 오랜 과정을 통해서 의식과 무의식을 끊임없이 넘나드는 끝에 완성된 건축물이야말로 감동이 있는 좋은 건축물이라고 했다.  

 

후배 건축학도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부탁하자 배 회장은 세상은 끊임없이 편리한 방향으로 빠르게 변하지만 건축의 아날로그적 성격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창의적인 사고를 갖고 겪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성이 개발되고 사물을 보는 시야를 넓일 수 있다”며 “편하고 쉽게 살기 위해 돈으로 자신의 삶의 가치를 매기려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한다”고 충고했다. 이런 과정들이 누적됐을 때 비로소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뜻일 것이다.


 

 

 


그는 국내 2.5세대를 대표하는 건축가다. 세계적인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의 제자이기도 하다. 대학 졸업 후 11월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두말할 것 없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선생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건 크나큰 행운”이라고 했다. 중앙대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김중업건축연구소와 건축연구소 광장 등을 거쳤다. 국제갤러리1관, 갤러리 현대, 중광예술촌, 수도원 묵당, 학의제 등이 그의 작품이다.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작품상ㆍ대한민국 환경문화상(1996년)과 경기도 건축문화상(2005년)을 수상했다. 지난해 12월부터 FIKA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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