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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소식

국제로타리 3650지구 김진환 총재

“클럽이 살아야 지구가 산다” 한국로타리 100년 앞두고 3650지구 르네상스 이끈다

부친에게서 이어받은 ‘초아의 봉사’

김 총재에게 로타리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사회활동이 아니다. 그의 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의과대학을 다닌 뒤 의료인이 됐으며, 평생 농촌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이어갔다. 1969년에는 부여로타리클럽을 창설했다. 당시 한국로타리가 하나의 지구로 운영되던 시기였다. 부친은 1989년 대한의사협회 의료봉사대상을 받았고, 생을 마칠 때까지 로타리안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김 총재는 회고했다. 그는 지난 7월 1일 취임사에서 자신의 로타리 활동이 아버지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강조하면서 “저는 아버지께서 실천하신 ‘초아의 봉사’ 정신을 조금이라도 닮고 이어 보려는 소망으로 로타리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버지는 늘 제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셨고, 무탈하게 공직을 수행한 것도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은덕을 받은 것이니 제가 받은 만큼 되돌려 줘야 한다는 부채 의식 내지 소명 의식도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큰 바위 얼굴인 아버지의 뜻을 조금이라도 닮고 이어 보려는 생각에 로타리에 가입하여 활동하다보니 과분하게 서울중심지구 총재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한 세대의 봉사가 다음 세대의 봉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의 총재 취임은 개인의 경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부친이 지역에서 의료봉사와 로타리 활동을 시작했다면 아들은 서울을 기반으로 한 3650지구에서 그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취임사에서 로타리를 사람과 사람을 잇는 ‘사랑의 고리’라고 표현한 것도 이러한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50년이 넘는 법조 경험이 더해졌다. 김 총재는 1972년 제1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검사로 임관해 검찰과 법무부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이후 연구기관과 학회, 변호사 단체 등에서도 활동했다. 법조계에서 오랫동안 조직을 운영하고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했던 경험은 이제 봉사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을 더욱 단단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지구 운영 방식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연속성’이다. 통상 지구총재의 임기는 1년이다. 새로운 총재가 취임할 때마다 정책 방향이 달라지면 장기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김 총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취임 이전부터 김종문 총재, 차기 김선 총재, 차차기 이대희 총재와 함께 지구 발전과 정책 연속성을 위한 4자 MOU를 체결했다.

한 사람의 임기 안에서 모든 것을 끝내려 하기보다 여러 회기에 걸쳐 사업과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김 총재가 강조하는 ‘지속적인 영향력’도 바로 이러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봉사의 규모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번 시작한 변화가 다음 지도부에서도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그가 취임사에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의 실천만이 우리 지구의 현안문제를 타개하고 우리 본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밝힌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통을 지키되 운영 방식은 시대 변화에 맞춰 바꿔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가 제시한 새로운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클럽이 살아야 지구가 산다”

김 총재가 조직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은 곳은 지구본부가 아니라 개별 클럽이다. 로타리는 결국 회원들이 지역에서 만나 봉사사업을 만들고 실행하는 클럽을 기반으로 활동하게 된다. 따라서 지구가 아무리 많은 사업을 계획하더라도 개별 클럽의 활동이 약해지면 조직 전체의 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총재가 취임사에서 가장 분명하게 제시한 원칙도 ‘클럽 중심’이었다. “저는 ‘클럽 중심’의 로타리 운영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각 로타리 클럽이 살아야 지역, 지구가 살아납니다. 저와 지역 대표, 임원들은 각 클럽을 힘껏 돕겠습니다.”

저희 지구에도 92개 클럽이 있어 클럽마다 다양한 국내외 봉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작게는 밥퍼봉사, 양로원·보육원, 쪽방촌 봉사부터, 전립선 어르신 검진·수술, 필리핀 구순구개열 수술, 캄보디아 모자보건병원 건립까지 다양합니다. 국제로타리가 1985년부터 소아마비 백신 기금 20억 불을 조성하여 평생 불구의 아픔을 주는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99.9% 박멸(접근 어려운 아프가니스탄 등 제외)하여 추계 1,900만 명 이상의 어린이를 소아마비에서 구한 것은 정말 획기적인 업적입니다. 회현로타리는 의정부 나눔의 샘, 과천 구세군 양로원 등을 지속적으로 후원하였고, 의료시설이 열악한 남태평양 팔라우, 솔로몬군도 등에 대한 해외 의료 봉사활동을 수차례 전개하였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산하 그린나래복지센터 후원 행사였습니다. 사회에서 고립,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우리가 함께 있다”는 연대의 메시지가 그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금년부터 보다 체계적인 프로젝트로 지속적인 지원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3650지구가 회원 확대를 중요한 과제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구가 공개한 직전 회기 초인 2025년 7월 현황을 보면 104개 클럽에서 2,380명의 회원이 활동했다. 그 이전 회기에는 신생 클럽 10곳과 위성 클럽 1곳이 만들어지고 150여 명의 회원이 순증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역사를 가진 조직일수록 기존 회원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대를 끌어들이는 과제는 계속된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전통적인 봉사단체의 회원이 된다는 것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일과 가족, 개인 생활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젊은 직장인에게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반복되는 모임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국제로타리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유연한 출석 방식과 다양한 형태의 모임, 젊은 전문인을 위한 회원제, 멘토링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등을 회원 확대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3650지구 역시 로타랙트를 비롯한 젊은 세대와의 연결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로타랙트는 18세 이상의 청년들이 직접 클럽을 운영하고 봉사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조직이다. 단순히 미래의 로타리 회원을 미리 확보한다는 차원을 넘어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방식으로 봉사를 경험하고 리더십을 키우는 구체적인 통로라고 할 수 있다.

김 총재가 내세운 ‘획기적인 회원 증강’ 역시 단순히 회원 숫자를 늘리는 문제로만 볼 필요는 없다. 결국 사람들이 로타리에 들어오고 싶어 하고, 들어온 회원이 계속 활동하고 싶게 만드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각 클럽의 자율성과 특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회원이 실제 봉사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회원 확대와 연결된다.

김 총재가 취임사에서 ‘보람과 감동의 로타리’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친분을 중심으로 유지되는 모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회원이 직접 행동하고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봉사 조직으로 만들어야 새로운 세대의 참여도 독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구의 역할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지구가 모든 사업을 상부에서 결정하기보다 개별 클럽이 자신의 지역과 회원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중요해진다. 김 총재는 지역대표와 지구 임원들이 각 클럽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클럽 중심 운영이 정착된다면 회원 확대와 봉사 확대가 서로 연결되는 구조도 만들 수 있다. 좋은 봉사사업은 새로운 회원을 끌어들이고, 새로운 회원은 다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재가 말하는 3650지구의 ‘르네상스’ 역시 결국 이런 선순환을 되살리는 데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로타리안들이 변화의 실천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지속 창출함으로써 지역사회, 자신의 나라, 세계에 긍정적 변화를 남기자는 화두입니다. 

 이 변화와 발전의 테마는 긴 역사 속에 현재 침체 내지 소강국면에 들어선 우리 지구에 꼭 필요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구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하여 진정한 로타리안인 임창렬 전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미래기획위원회」를 설치하여 중장기 개혁 방안을 수립, 시행중입니다. 「재정위원회」를 재정비하여 자체 발전기금을 마련함으로써 신생클럽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월례회의나 지구대회의 운영 방식을 대폭 개선하려고 합니다.”

몽골 학교까지 봉사 영역 확대

김 총재는 조직 혁신과 함께 봉사의 영역도 넓히고 있다. 취임식에서 대표적으로 제시한 사업 가운데 하나가 ‘국가유공자 명예 선양 봉사 프로젝트’다. 당시 국가보훈부 강윤진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헌신에 감사하고 로타리안이 동행한다”는 모토로 프로젝트 추진을 선언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감사와 예우를 민간 봉사 조직의 활동과 연결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취약계층 지원과는 또 다른 형태의 봉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구체적인 사업은 앞으로 각 클럽과 관계 기관의 협의를 통해 만들어져야 하지만, 공공기관과 민간 봉사 조직이 역할을 나눠 장기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몽골은 종족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 지구는 그간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봉사를 실시하였으나, 이변 회기부터 몽골에 대한 다목적 교육공간 확충 프로그램을 실시하려고 합니다. 몽골중학교에 IT 및 AI 교육, 한글 교육을 실시하는 공간을 설치하여 단계적으로 교육을 확대하고, 직업 교윢과 연계하여 국내 취업도 알선하는 목표입니다. 우리 3650지구(서울), 3661지구(부산), 일본 2750지구(도쿄) 등이 공동 후원하기로 MOU를 체결하였습니다. 동아시아인들이 서로 협력하여 함께 발전하자는 글로벌 프로젝트이며, 국제로타리 기금도 일부 투입될 예정입니다. 몽골 봉사 사업이 성공한다면 고려인이 다수인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등으로 봉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타리는 본래 직업과 전문성을 봉사와 연결해온 조직이다. 법률, 의료, 교육, 기업 경영, 기술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사회 문제 해결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이런 점에서 김 총재가 강조하는 국내외 봉사의 다변화 역시 단순히 사업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회원들이 가진 전문성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중요하다.

그가 취임사에서 강조한 ‘진실과 공평’, ‘선의와 우정’, ‘섬김과 나눔’ 역시 봉사의 방향을 정하는 기준이다. 사회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갈등이 커질수록 서로 다른 직업과 세대의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민간 네트워크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

김 총재는 법조인으로 활동하면서 제도와 원칙을 다뤄왔다. 이제 그의 역할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회원들을 하나로 묶어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법률가로서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이 로타리에서는 사람과 조직을 연결하고 봉사의 지속성을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다음 100년 준비하다

김 총재의 임기는 한국로타리 역사에서도 특별한 시기와 겹친다. 1927년 경성로타리클럽에서 시작된 한국로타리는 2027년 100주년을 맞는다. 당시 21명이 참여한 하나의 클럽에서 시작해 전국적인 봉사 조직으로 성장했다. 그 출발점인 3650지구가 100주년을 어떤 모습으로 맞느냐는 점은 한국로타리 전체에도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김 총재 역시 취임사에서 “한국로타리의 역사는 우리 3650지구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과거의 명성만으로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도 드러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조직일수록 전통은 강점이지만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이야기하는 100주년은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클럽을 다시 활성화하고, 새로운 회원을 확보하고, 봉사사업을 확대하며, 다음 지도부가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구상이다.

3650지구에는 이미 100년의 역사를 잘 정리하고 보존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경성로타리클럽에서 시작된 자료와 각 클럽의 활동 기록을 체계적으로 남기는 아카이브 작업은 조직의 역사와 정체성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기록을 보존하는 것만으로 100주년의 의미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0년의 유산을 앞으로 어떤 봉사와 조직으로 이어갈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김 총재가 4자 MOU를 통해 정책 연속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100주년을 준비하는 사업이 한 명의 총재 임기와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총재와 그 이후 지도부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또 하나의 상징성이 있다. 아버지가 1969년 지역에서 로타리클럽을 창설했고, 아들은 반세기가 넘은 뒤 한국로타리의 종주지구 총재가 됐다고 볼 수 있다. 부친에게서 시작된 봉사의 인연이 한국로타리 100주년을 준비하는 시점까지 이어진 셈이다. 1969년까지는 한국에 우리 지구 한 개만 있었으나, 점차 지구를 분리해줘 현재 관할 구역이 축소되었지만, 그동안 우리 지구가 국제로타리 회장, 이사 등 로타리 지도자, 오피니언 리더들을 배출하여 한국로타리 100년을 견인해 왔습니다. 내년 11월의 한국로타리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각종 행사를 준비 중입니다. 또 다른 100년의 출발선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회원증강, 재단기부 충실화, 봉사의 다변화 등 맏형 지구의 위상 확립에 열과 성을 다할 생각입니다. 

100년 된 조직의 변화는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오랜 전통과 새로운 세대, 기존 방식과 새로운 운영 방식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총재가 선택한 해법은 결국 ‘사람’과 ‘클럽’이다. 지구가 앞서기보다 클럽을 살리고, 회원이 봉사의 보람을 느끼게 하며, 그 힘을 다시 지역사회와 국제사회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모두 로타리안이었습니다. 처칠, 케네디, 마가렛 대처가 로타리안이었고, 에디슨, 월트 디즈니, 루이 암스트롱, 빌 게이츠가 로타리안이었습니다.

김 총재는 취임사에서 3650지구의 ‘르네상스’를 이야기했다. 르네상스는 과거의 영광을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과정이다. 한국로타리 100주년을 앞둔 지금 3650지구에 필요한 변화 역시 여기에 가깝다. 1969년 부친에게서 시작된 ‘초아의 봉사’ 정신과 수십 년 법조인 생활에서 쌓은 조직 경험, 15년에 걸친 로타리 활동을 바탕으로 김진환 총재가 한국로타리의 다음 100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길을 선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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