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3 10:53 (금)
다시, 아날로그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나?
다시, 아날로그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나?
  • 이중배 기자
  • 승인 2024.07.11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곳곳에서 되살아나는 아날로그의 향수
디지털이 불평등 이어 손해까지 끼쳐

수년전 부터 틱톡, 릴스 등의 숏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과도한 도파민 분비라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그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 쇼핑 기능이 추가되고 있어서 ‘숏핑(Short-pping)’이라는 새로운 구매 행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소비자들은 숏폼을 즐기는 와중에 순간적으로 구매를 결정하게 되고, 이것이 각 업체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동 구매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새로운 구매 행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향후 각 숏폼 콘텐츠 제공 업체들은 이러한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곳곳에서 되살아나는 아날로그의 향수

지난 5월 최고의 걸그룹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에스파’는 첫 정규 앨범을 CD플레이어 버전으로 출시했다. 그러자 CD플레이어의 구매량이 급증했다. 한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에 따르면, 단 한 주만에 판매량이 430%가량 늘어난 것이다.

검색량도 동시에 크게 늘었다. ‘CD플레이어’, ‘CDP’, ‘휴대용 CD플레이어’와 같은 단어의 검색이 폭증했다. 또 CD 이전의 ‘더 아날로그스러운’ 레코드판도 부활하고 있다. 지금의 중년 이상의 세대들에게 익숙했던 이 레코드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풀리염화비닐로 만들어져 ‘비닐 레코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전 세계적이다. 2023년 미국음반산업협회 (RIAA)가 발표한 연간 매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팔린 비닐 레코드는 4,100만 장으로 CD판매량 3,300만 장을 앞섰다.

물론 요즘에는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많이 들어서 판매량 자체는 많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4,000만장 이상이 팔렸다는 점은 분명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실존한다는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최근 한국후지필름에서는 아날로그 카메라인 ‘인스탁스 미니99’를 출시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훨씬 좋은 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음에도 이러한 제품이 출시 된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스탁스를 통해서 다양한 무드의 아날로그 컬러 효과를 낼 수 있으며, 화면이 아닌 직접 출력이 되기 때문에 이미 그 자체로 아날로 그 향이 물씬 풍긴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일이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는, 오히려 이러한 아날로그 방식의 사진에 더 많은 호기심을 느끼고 흥미를 가지게 된다.

또한 최근의 MZ세대들은 과거의 ‘피처폰’을 중고 거래하는 것이 유행으로 확산하고 있다. 어떤이들은 ‘아이폰, 갤럭시보다 힙하다’라고 평가한다. 특히 이들 피처폰은 요즘의 대형 스마트폰에 비교하면 귀여울 정도로 작다. 따라서 패션 아이템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낭만’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친구들끼리도 ‘낭만이 없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터넷에서의 검색량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낭만’이라는 말의 언급량과 검색 추이는 88만 건에 불과했지만, 1년 반인 2023년 상반기에는 160만 건을 넘어섰다. 교육에서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회귀하는 나라가 적지 않아. 우선 스웨덴에서는 그간 종이책이 아닌, 디지털 교과서를 많이 이용하곤 했지만, 앞으로는 교실 풍경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를 집중적으로 사용할수록 수학과 읽기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스웨덴 신경학자 클링베르크는 “디지털 도구가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향상하기보다는 떨어뜨린다는게 학문적으로 입증됐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견해를 적극 받아들인 스웨덴 정부는 학교 교육에서 아날로그 방식을 점차 권장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이 불평등 이어 손해까지 끼쳐

미국에서도 아날로그 교육으로의 회귀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각 주들은 ‘필기체 교육법’을 제정해 초등학생들이 필기체를 읽고 쓰는 법을 교육하고 있다.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다 보니 필기체를 쓰거나 읽는 법을 모르는 학생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디지털 방식의 교육으로 인해서 시력과 학력의 저하도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

프랑스에도 아예 디지털 기기를 학교에 가져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2018년 법이 제정되었으며, 이후 이탈리아, 핀란드, 네덜란드에서도 수업 중에 모바일 기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감성’의 측면이 아닌 ‘불신과 평등’이라는 차원, 그리도 디지털 디 톡스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다. 우선은 디지털에 대한 불신이다.

지금이야 디지털 기술이 매우 편리하고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견고하게 자리 잡았지만, 이것이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일본이 디지털 혁명에 거세게 나서지 못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향후 디지털이 초래하는 오류와 착오에 대해서 불신하면서 오히려 아날로그가 더 정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더 거세질 수 있다. 특히 디지털은 해킹에 취약한 것이 최대의 단점이다.

올해 초 타이완에서 시행된 총통 선거에서는 수개표 방식이 선택되었다. 디지털을 통한 개표를 100%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 세계 사이버 공격은 이제 과도할 정도로 늘어났다.

2023년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전 세계의 피해는 8조 달러에 달했으며 2025년에는 10조 5천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 공격은 디지털 세상에 대한 거부감으로 표출될 수 있다.

두 번째는 디지털이 평등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이다. 지금도 흔하게 접하는 음식점의 키오스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노년층이 있다. 기계 앞에서 당황하는 그 모습에서 ‘디지털은 평등하지 못하다’ 라고 인식할 수가 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아날로그가 모두에게 공평하고 따뜻하다는 인식이 생겨날 수가 있게 된 다. 그래서 미래에는 ‘디지털은 비인간적 인 것’이며 ‘아날로그가 인간적인 것’이라고 여길 수가 있게 된다.

이러한 불평 등은 현실 사회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재난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대피 사전 문자를 보냈지만, 고령층이 사용하는 2G폰은 이를 받을 수가 없고, 결국 큰 재난을 당하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불평등을 넘어 ‘피해와 손해’의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디톡스’의 차원에서도 아날로그에 대한 추구가 가능하다. 디지털은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과도할 정도로 많은 정보와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거의 ‘강제적’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은 정도다. 이렇게 되면 과도한 도파민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균형이 깨지고 되고 결국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무력한 상태가 된다.

따라서 디지털에서 다소 벗어나는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번잡함에서 벗어나고 아날로그를 통해 일상의 균형을 되찾고 다시 건강한 일상을 이어 나가는 것이다.

물론 디지털 세계로의 가속화를 늦출 방법은 없다. 산업부터 우리의 일상생활까지 모든 부분에서 디지털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개인 차원에서는 아날로그로 회귀하려는 성향을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여의도파라곤 1125)
  • 대표전화 : 02-780-0990
  • 팩스 : 02-783-25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운정
  • 법인명 : 데일리뉴스
  • 제호 : 종합시사매거진
  •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0618
  • 등록일 : 2010-11-19
  • 발행일 : 2011-03-02
  • 발행인 : 최지우
  • 편집인 : 정하연
  • 종합시사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종합시사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isanewszine@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