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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文 청와대 2기 출범과 개각
2019 文 청와대 2기 출범과 개각
  • 길연경
  • 승인 2019.01.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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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국정운영의 전망

집권 3년 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1월 초 청와대 개편을 논의하고 일부 참모진을 생각보다 빠르게 교체했다. 이후 지난 10일에는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부지런히 국민과 국정운영에 대해 소통하였다. 이번 비서진 교체는 2020년 총선 출마 예상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또한 당초 설 연휴 전에 청와대 개편과 연이어 그에 따른 개각도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기적으로 연휴 공석이 마땅치 않고 부처별로 4~5명 이상의 후보를 검증하는 시간이 소요되어 2월 말에서 3월 초가 될 것이 유력하다. ‘청와대 2기’를 출범한 문 대통령의 비서실 내부의 움직임과 장관 교체 가능성을 보고 2019년 국정운영의 전망을 알아본다.

 

文, 대통령비서실 개편은 불가피
문 정부의 청와대 개편 및 개각과 관련 시기나 인선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었다. 한 언론은 2019 기해년(己亥年)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해여서 정치 환경적으로 문 정부의 정책을 제도화할 적기로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상 교체 대상을 들여다보면 비서실장과 정무 및 국민소통수석 등 일부 총선 출마 예정자들의 자리며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조국 민정수석은 아예 논의에서 빠진 가운데 내정 인물들도 측근 또는 친문(親文)이어서 야당에서는 과연 쇄신을 이룬 인사가 맞는지 의문을 가졌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인선 단행 여파로 내각에 권한과 자율성을 더 주어야 하고, 부처 간 협력 역할을 감당 할 수 있는 전문가가 2기 비서실에 투입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진 10일 신년기자회견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2017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포함하면 세 번째 공식 기자회견이 된다. 이번 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다 언급한 중심 키워드는 ‘경제’, ‘성장’, ‘혁신’이었다. 그는 취임 뒤 20개월간 경제 분야에서 가장 아픈 지점이 ‘고용지표 부진’과 체감되지 않는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라며 경제성과를 내기 위해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비핵화와 평화를 둘러싸고 중대 기로에 있는 한반도, 국정 지지율 하락에 대한 국정환경을 자평했다. 다만 “정부의 정책기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조는 유지해가면서도 보완할 점을 충분히 보완해 고용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이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근 공직자들의 잇따른 기강해이 사태가 빚어져 공직사회 내 어수선한 분위기까지 확산하고 있어 반전의 계기가 필요한 집권 3년 차 문 정부에게 변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인사를 서둘렀던 배경으로는 청와대와 정부의 국정 전열을 조기에 정비하겠다는 차원이 중론이다. 고용 지표에서 드러난 경제실적 부진과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민간인 사찰 의혹 논란,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엇박자’를 교정하고자 친정 체제를 강화하여 팀워크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번 신년기자회견 때에도 “국민들 확실히 체감케 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국정에 더 이상 시간을 벌 수 없다는 것과 청와대 안팎으로 3년 차 문 정부의 ‘조기 레임덕’을 우려하는 소리도 이번 개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판단도 나온다.

작년 말 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초심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당부한 말이 무색하게 청와대 내부 공직기강이 해이해지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개편 배경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9월 당시 인사수석실의 정모 행정관은 국방부 근처의 한 카페에서 김용우 참모총장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는 청와대 안보실에 파견된 육군 대령인 심모 행정관도 동석했다고 보도됐다. 정 행정관은 김 총장을 만난 뒤 반출한 인사 자료가 든 가방을 통째로 분실했고 청와대는 지난 6일 이 보도가 사실임을 시인했다.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음주운전 사건을 비롯하여 정 행정관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는 업무상 부주의로 발생한 단순 해프닝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일어 청와대 개편이라는 쇄신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는 주장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중폭 개각을 단행하고, 11월 초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했었다. 그러나 정책 쇄신으로 연결되지 않아 개각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말이 나왔다. 연이어 지난 연말에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연이은 폭로로 민간인 사찰 의혹 제기가 촉발되어 이에 대응하느라 청와대는 정책 홍보의 중요한 기회를 잃어버렸다.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인적개편과 함께 정책 기조도 쇄신할 필요가 강하게 있었다.

 

앞줄 左부터 노영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
앞줄 左부터 노영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

친문(親文) 계파인가 실무 능력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신속 단행으로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인사 내정자를 정하고 8일 발표했다. 임종석 비서실장 후임으로 노영민 주중국대사,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후임에는 강기정 전 국회의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에는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각각 임명되었다. 노 비서실장과 강 정무수석은 모두 3선 국회의원 중진 인사이며 친문 계파다. 노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과는 두 번의 대선 모두 문 대통령의 곁은 지킨 오랜 정치계 동지다. 문 대통령의 숨소리까지 파악한다는 그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 2017년 대선에선 선거 조직본부장을 맡아 공을 세웠으며 2015년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주요 현안을 노 의원과 상의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노 비서실장이 발탁된 것은 문 대통령이 여권과 청와대 내 분위기 쇄신 및 집권 중반에 이르러 각종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기 위한 추동력을 얻으려는 분석이 나온다.

강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일 때 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는 선거대책본부 총괄수석본부장을 맡았다. 호남 출신인 강 정무수석은 지난 2016년 '호남홀대론'이 불거졌을 당시 안철수 전 대표 측으로 이탈하는 여타 호남 지역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과 달리 당에 홀로 남아 친문 인사로 분류되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4당은 이번 청와대 개편을 두고 계파에 치중된 인선이라는 비판과 친문 진영을 더욱 공고히 했음을 일제히 지적하고 나섰다.

한편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에 대해서는 언론 외길만 걸어온 윤 수석을 친문으로 분류하기는 힘들기에 나름의 탕평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태생인 그는 서라벌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언론에 33년간 몸담으며 MBC 문화과학부장과 LA 특파원 등을 거쳤다. MBC 노조를 만든 사람 중 한 명이다.

인선 혹평에 대해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반박했다. 그는 “청와대는 다 대통령의 비서들이기 때문에 친문(재인) 아닌 사람이 없다”며 “노 비서실장과 강 정무수석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오로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특히 노 실장에 대해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경력을 언급하며 “산업계 인사들과 충분히 교류도 할 수 있는 인사다. 그런 장점도 발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청와대 개편을 친문 인사로 폄하하는 언론을 비판하며 1기 비서실과 행정부 인사들을 살펴보면 친문인사가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의회주의와 소통을 강화하려는 2기 참모진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번 2기 비서실에게는 변화의 성과가 국민에게 와 닿을 수 있도록 하는 의무와 책임이 주어졌다. 전문가들은 집권 중반기 개편된 참모진은 이전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는 개혁 기조를 유지하면서 각 분야와 소통을 강화하고 국정에 안정감을 부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노 비서실장은 신임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13일 출입기자들과 첫 오찬간담회를 갖고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의회주의를 이뤄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언론과의 소통을 늘려갈 뜻을 밝혔다. 2009년 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민주당 대변을 맡았던 그는 “제가 당 대변인 했을 때 단일기간으로 역대 최장수 대변인으로 그 때 논평했던 것을 민주당 550일의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책으로 냈다”고 말하며 “(기자들과) 자주 뵙겠다”고 향후 소통 의지를 밝혔다.

강 신임 정무수석도 의회주의를 강조했다. 강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참모들이 노력해야 한다. 당과 의회주의가 살아야만 대통령도 성공할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의회 협치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잘 소통하는 일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도 “MBC에서 일할 때도 그냥 동네 형처럼, 동네 오빠처럼 지냈다. 저를 그렇게 동네 형처럼 생각해 주시고, 전화 주시면 언제든 제가 전화를 받겠다”며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청와대 2기 개편에 이어 이르면 이달 중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개각은 인사 검증 때문에 설 연휴(다음달 2~6일)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되풀이되는 부실검증 논란을 피하려는 관측이다. 개각의 이유가 총선 출마자 정리 의미가 강한 만큼 후임 장관 후보자들은 현 정부의 정책을 잘 이해하고 각종 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관료 출신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인 입각은 거의 없을 가능성이 크지만, 통일부 장관으로는 송영길·이인영·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는 이번 개각에 들어오는 정치인 출신에게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조건으로 걸 예정이다.

 

시기적절한 국정 쇄신 정치적 실효 거둬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어미터’에서는 지난 7일에서 9일 사흘 동안 문 대통령 지지율에 관해 유권자 1510명을 조사해 1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0.1%로 약 두 달 만에 50%선을 넘어섰다. 이는 전 주 대비 3.7%포인트 상승한 기록이다. 지난 4일 44.8%였던 지지율은 청와대가 2기 참모진 개편 계획을 알렸던 지난 7일 48.3%로 상승했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 1997년 외환위기 ‘백서’를 만든 사람 중 한 명인 박진 국회미래연구원 초대 원장은 집권 3년 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는 “무엇보다 진보적 개혁과 보수적 개혁을 한꺼번에 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뭐든지 타이밍이 중요하다. 성장엔진을 교체해야 할 때 못 하면 위기가 닥쳤을 때 크게 흔들리게 된다”고 조언했다.

새해부터 속히 단행한 참모진 개편으로 분위기 쇄신을 꾀한 문 정부가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정책으로 구현할 수 있는 비서실 체제는 불가피하나 더 시급히 문 정부가 요구받는 것은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協治)를 이뤄내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청와대 개편과 개각은 이념에 치우친 소득주의 성장과 같은 기존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고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 이상 국정 운영에 시행 착오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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