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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酸)이 없는 건강한 김으로 글로벌 식품 시장에 도전하다
산(酸)이 없는 건강한 김으로 글로벌 식품 시장에 도전하다
  • 최동희
  • 승인 2019.10.30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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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무산 김 장용칠 대표
사진촬영: 송요기 기자
사회 전반의 의식향상이 이루어지면 관례, 통례, 관습, 전통의 이름아래 있었던 부조리나 비합리에 하나둘 문제가 제기되고 개선된다. 먹거리도 마찬가지다. 의식주 생활환경이 향상되면서 안전한 식품생산으로 소비자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고 생산자의 긍지도 높이는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얼마 전 김 양식에서 ‘산(酸)’ 첨가의 문제가 크게 대두됐었다. 우리나라 대표적 특산물인 김도 이제는 생산방식의 전반적인 성찰이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장흥 무산 김’이 그 방향성을 보여준다.
 
장흥 무산 김 장용칠 대표가 해외로 수출할 김 제품들을 들고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촬영=송요기 기자)
장흥 무산 김 장용칠 대표가 해외로 수출할 김 제품들을 들고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촬영=송요기 기자)
 
무산(酸) 김 양식의 경제 역학
해조류 ‘김’을 반찬으로 싫어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전무에 가까울 것이다. 외국인에게도 김은 서열 높은 선호품목이다. 일본은 물론 중국, 미국, 러시아,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하면서 2017년 통계 최초 5억 달러 수입을 기록했고, 해양수산부에서는 2024년까지 10억 달러(약 1조원) 수출을 전망하고 있다. 김의 ‘질(質)’ 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부터 김에 기생하거나 달라붙어 있는 불순물들을 제거하기 위해 염산을 사용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김 반찬 애호가들에게는 젓가락을 멈칫하게 하는 소식이었다. 김 양식에 산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비용절감이다. 비용에는 시설비와 인건비, 시간이 들어간다. 생산자들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절감의 결과물이 소비자들에게는 적어도 이롭지 않다.
 
이 문제를 일찌감치 간파한 곳이 ‘장흥 무산 김’이다. 이 김 제조사는 장용칠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10여 년 전 장흥군 해양수산과장으로 일했었다. 재직 당시 그의 주도하에 전국에서 최초로 ‘무산 김 양식 선포식’이 있었다. 하지만 어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했다. 많은 것을 해결해주는 ‘산’을 사용하지 않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전망을 설득했고 간신히 자본금을 모금을 독려했고 2009년 장흥 무산김이 회사형태로 탄생했다. 공무원으로 안주하지 않고 앞장선 장용칠 대표의 힘이 컸고, 그는 퇴직 후 이 회사의 대표가 됐다. 
 
장흥 무산 김의 김제품 (사진=장흥 무산 김)
장흥 무산 김의 김제품 (사진=장흥 무산 김)
 
장흥 김은 전국 생산량의 4%정도이지만 질(質)은 최고다. 외부 환경도 우호적이었다. 공중파 먹거리 방송에서 장흥 무산 김의 생산 공정을 꼼꼼히 보여주면서 매출도 급상승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바이어들도 자주 찾는다. ‘산’을 뺀 다음의 비용 상승 우려를 오히려 매출이 보전해주고 있는 셈이다.
 
햇빛과 해풍에 노출시켜 부산물 제거 건조
무산 방식의 김 양식은 인건비와 시설비가 증가한다. 산을 쓰지 않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햇빛에 노출시켜 잡태와 갯병 등을 제거해야 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음용수 규격에 적합한 지하수로 김을 세척한다. 자연히 작업자의 손이 많이 간다. 당연히 생산량도 감소한다. 하지만 최고의 양질의 김이 결과물로 남는다. 김을 구울 때는 미국 USDA 인증을 받은 해바라기유와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참기름도 국산 유기인증 재료만 취급한다.
 
부수 효과도 따라오는데 단지 작은 실리가 아니라 생태계 파괴에 대한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는 측면이 있다. 산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 바다가 청정해지고 다른 수산물 품종이 늘어났다. 낙지가 풍부하게 서식하고 바다숲을 이루는 잘피밭이 대거 늘어나 각종 어패류가 찾아와 산란하고 서식하는 장소가 됐다. 이런 변화로 장흥 무산김 양식장 바다 3600헥타르가 ‘장흥 청정해역 갯벌생태 산업특구’로 지정됐다. 
 
장용칠 대표가 해외 바이어와 함께 잡지에 실을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촬영=송요기 기자)
장용칠 대표가 해외 바이어와 함께 잡지에 실을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촬영=송요기 기자)
 
장흥 무산김을 변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햇빛에 여러 번 노출시키기 때문에 산을 사용한 김이 바삭한 반면 살짝 질긴 감이 있다. 그래서 김밥 재료도 더 선호된다. 친환경 천일염과 기름으로 만들어낸 현미김 스낵, 김가루, 돌김파래자반 등도 장흥 무산김의 주요 품목이다. 무엇보다 미래 먹거리의 직접 해당자인 청소년들의 학교 급식에도 납품되고 있다. 경제성의 유무를 눈앞의 이익 보다 긴 안목의 유용성으로 파악한 결과이다. 장흥 무산김이 친환경 먹거리의 좋은 예시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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