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18:09 (금)
[Global Company] ㈜아이씨에이치 김영훈 대표
[Global Company] ㈜아이씨에이치 김영훈 대표
  • 정하연 기자
  • 승인 2022.06.20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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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전자제품 안테나, 물을 사용하지 않는 공정으로 4차 산업혁명과 ESG 경영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아이씨에이치 김영훈 대표
㈜ICH 김영훈 대표

80~90년대에 국내에서 만들어진 전자제품들에는 ‘안테나’라는 것이 있었다. 라디오에도 안테나가 있었고 TV에도 있었다. 그래서 TV가 잘 나오지 않으면 아버지가 안테나를 이리 저리 조절하던 기억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기술이 발전해서 아예 이런 안테나가 필요하지 않은 것일까? 사실 그렇지 않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 여전히 수많은 전자기기에 안테나가 ‘내 장’되어 있다. 이러한 IT 기기에 부착되는 안테나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바로 아이씨에이치(ICH, 대표 김영훈)이다. 지난 5월 초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그린뉴딜 기업’을 선정했고, ICH는 그 가운데에서도 ‘그린벤처’ 기업으로 선정되어 유망한 미래를 확인받았다. 최근 베트남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무자비한 봉쇄가 있을 때에도 성공적으로 납품을 했던 놀라운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기도 한다. 세계 최초 제품을 선도하는 패턴화 첨단·회로 소재 전문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훈 대표를 만나 기술적 성공의 비결에 관해 들어보았다. 

 

▲ICH 김영훈 대표
▲ICH 김영훈 대표

혁신적인 점착형 안테나 개발
현재 자신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안테나들이 내부에 장착되어 있다. 업계에서는 ‘FPCB안테나’, ‘LDS안테나’로 불린다. 그런데 이 제품들은 제 각각 한계점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총 19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제조공정을 가지고 있거나 곡면에 부착하기가 힘들고,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 또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독성이 강한 화학용액들이 사용된다. 게다가 5G모델에 적용하기가 힘든 부분도 있다. 바로 이런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한 최첨단 안테나가 바로 김영훈 대표가 생산하고 있는 ‘상온 프레스 기반 필름 안테나’이다.

총 제조공정을 9단계로 혁신적으로 줄였으며 화학용액과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제조하기 때문에 친환경 공정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플라스틱 사출물에서 패턴을 적용하기 때문에 5G의 고주파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재부착,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ESG경영에도 부합한다. 이 뿐만 아니라 이른바 ‘전자파 차폐용 가스켓’도 만들고 있다. 이 부품은 스마트기기에 내장되어 부품들이 월등한 기능을 발현하도록 하는 소재이며 전자파의 간섭으로 인한 기기 오작동 방지, 외부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도 한다.

또 하나의 주요 제품은 ‘IT기기용 점착테이프’이다. 스마트기기 내 소재 및 부품을 접착하기 위한 소재로서, 소형화, 박막화 형태로 미세한 부품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데에 큰 역할을 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안테나와 점착테이프, 가스켓 등이 스마트폰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외에도 전자적 송수신을 해야 하는 모든 IoT기기, 예를 들면 냉장고, 세탁기에도 들어갈 수가 있으며, 자율주행 차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모든 첨단 미래 기술에 ICH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매출과 미래의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김영훈 대표는 지난 2012년 창립한 이후 10년 만에 직원 40여 명에 약 380억 원 매출이라는 급격한 발전을 이루게 한 주인공이다. 

“이번 그린벤처기업 선정은 정말 뜻하지 않게 주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저에게는 또 하나의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저희가 많은 노력으로 만들어온 기술을 좋게 봐주셨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에게 희망적인 것은, 보통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제안을 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대기업들이 저희에게 제안을 해서 제품을 개발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R&D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고, 제품이 개발되는 즉시 상용화된다는 점에서는 최적화된 공정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습니 다. 향후 2025년부터는 모든 IT 부품들이 친환경이 되어야 시장에서 유통이 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저희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동차전장용가스켓(좌), 가스켓내장(우)
자동차전장용가스켓(좌), 가스켓내장(우)

임가공 업체가 아닌 첨단 소재 기업
ICH의 뛰어난 기술력은 단지 혁신적인 안테나를 만들어냈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 만드는 과정 자체를 완벽하게 혁신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물을 쓰지 않고 제조하는 부품’이라는 것이다. 대체로 부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화학용액이 들어가게 되고 그것을 정화하기 위해 1톤 정도의 물이 사용된다. 물이 사용되는 양도 중요하지만, 그 1톤의 물이라는 것은 결국 화학용액 에 오염된 물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부품이란 매우 친환경적인 제품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는 탄소중립 시대에 최적화된 공정이다. 

“탄소중립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탄소를 줄이는 것에 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탄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물입니다. 물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폐수를 최소화해야만 탄소중립의 시대도 더욱 빛날 수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공정에 포커스를 맞춰 기술을 개발했고, 이 분야에서 저희 회사는 매우 독보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화된 공정, 더 빠른 공정을 구현해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대기업들조차 저희들에게 제품 개발을 의뢰하고 있습니다.”

ICH라는 기업을 바라볼 때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첨단 소재기업’이라는 점이다. 즉, 단순히 대기업에게 특정 부품을 만들어 오더에 맞게 납품하는 회사가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부품화함으로써 관련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ICH 연구소장 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만약 저희가 첨단 소재를 개발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단순히 ‘임가공 업체’가 되어버립니다. 여느 하청업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저희는 한국에는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소재, 반대로 미국이나 일본에는 있지만, 한국에는 없는 소재들을 개발해 완전히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고객사에게 제안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고객사는 원가도 절감 하고, 더 뛰어난 부품을 공급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계속해서 ICH에게 의지하고, 함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ICH의 매출이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는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계속되는 소재 개발로 매출을 선도해나가기 때문이다. 김영훈 대표는 현재 자신들이 하는 비즈니스를 일종의 ‘무빙워크’라고 여긴다고 한다. “만약 앞으로 나아가는 무빙워크에 거꾸로 서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뒤로 후퇴하게 됩니다. 앞으로 전진해야 겨우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거죠. 아주 열심히 뛰어야 조금씩 전진하게 되는 원리와 같습니다. 부품 소재의 수명은 대체로 3년 정도가 한계입니다. 새로운 부품이 개발되어 공정에 대중적으로 쓰인다고 해도 3년 이상 그 부품을 쓸 수가 없습니다. 또 새로운 기술과 소재가 만들 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 소재 기업이 탄생해 초기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도 3년이 되면 도태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ICH는 설립 이후 3년간 2배씩 계속해서 성장했다. 이 것은 바로 ‘3년 주기론’이 매우 정확하게 적용된 결과이 다. 즉, 3년마다 새로운 소재와 부품을 만들지 못하면 망하게 되고, 그것을 해내면 더 큰 도약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김영훈 대표가 이끄는 ICH는 가장 모범적인 기술혁신 기업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아이씨에이치
㈜ICH 전경
▲(주)ICH 회사 전경
▲(주)ICH 내부 모습

‘일하기 편한 회사’ 지향
김영훈 대표는 기술력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처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2017년에 설립된 베트남 공장에서 벌어진 봉쇄와 납품 관련된 이야기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팬데믹 사태로 인해 극도의 봉쇄를 했기 때문에 기업 활동이 거의 중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만든 부품을 공급받던 기업들은 제조 활동이 거의 정지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유독 ICH만큼은 전혀 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납품을 했다. 거기에는 놀라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저희는 필사적으로 납품을 해야 하는데 봉쇄가 되어버리니까 도저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를 비롯해 기술진들이 공장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독려했고, 베트남 정부를 대상으로 다양한 설득을 했습니다. 특히 저희 공정은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어필했습니다. 친환경기업이라는 점을 어필했고, 기부금도 조금 내고 하니까 저희 직원들에게 백신도 좀 더 일찍 맞게 해주었고 그래서 공정이 그나마 조금씩 정상화되었습니다. 나중에 저희 부품을 구매하는 고객사의 구매팀장이 ‘대부분의 기업에서 납품이 중지되었는데 유일하게 ICH에서만 그것이 가능해서 너무 고맙다’는 연락을 해왔고, 더불어 ‘정말로 신기하다’는 말까지 함께 해주셨습니다. 이런 말씀을 해주실 때는 저희도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ICH는 전 세계적 코로나 영향을 받는 기간에도 2년 동안 무려 100%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또한 김영훈 대표는 이러한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더 많은 직원들과 함께 계속해서 발전을 구가하겠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학력을 불문하고 일머리 가 있는 직원들을 많이 채용하고 싶고, 그런 직원들이 모두 하나가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직원의 입장에서 ‘일하기 편한 회사’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심오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일 할 때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할 수 있고, 또 회식을 할 때에는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의 성장세와 앞으로의 비전으로만 본다면 매우 ‘소박한 비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최첨단 기술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모든 것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직원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들을 편하게 해주려는 김영훈 대표의 철학이야 말로 앞으로 많은 기업이 지향해야 할 가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씨에이치가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기업공개를 통해서도 더 큰 미래의 금자탑을 쌓아 갈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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