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7 09:30 (수)
[Society] 새 정부, 공공기관 개혁에 속도 낸다
[Society] 새 정부, 공공기관 개혁에 속도 낸다
  • 홍미선 기자
  • 승인 2022.07.19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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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적자에도 성과급 잔치… ‘방만 경영’ 철퇴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 개혁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 해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못 갚는 한계 공기업이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들 공기업이 경영성과와 상관없이 성과급 잔치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한 공기업은 지난해 임직원에게 3800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기료 인상 이슈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공기업 한국전력은 6조원 가까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으면서도 1586억원을 성과급으로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과 급격한 경기침체에 이들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재부, 한전·LH·코레일 등 14'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 기획재정부는 지난 6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 고 이 같은 내용의 재무위험기관 집중관리제도 추진 계 획을 확정하고, 한국전력,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 가스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14개 공공기관을 재 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이 중 한전과 6개 발전 자회사(한국수력원자력, 남동·남부·동서·서부· 중부발전), 한국지역난방공사, LH 9곳은 사업수익성 악화(징후)기관으로, 한국석유공사, 광해광업공단, 가스 공사, 대한석탄공사, 코레일 등 5곳은 재무구조전반 취약 기관으로 분류했다. 이들 기관에는 비핵심 자산 매각과 함께 불요불급한 투자계획 축소·연기, 손실 누적 사업 구조조정, 인력 운용 효율화 계획을 담은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7월 말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기재부는 이들 기관에 5개년 재정건전화 계획을 작성해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재정건전화 계획에는 비핵심 자산 매각 투자·사업 정비 경영 효율화 등을 포함해야 한다. 구체적으론 기관 고유 기능과 무관하거나 임직원의 과도한 복리후생을 위한 자산을 매각하고, 출자금 회수가 불투명하거나 경영 성과가 부진한 출자회사는 정비하도록 했다. 수익성 낮은 사업과 불요불급한 투자는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손실 누적 사업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력 재배치와 조직 정비도 요구했다.

 

혁신방안 제시하고, 이행 못하는 기관에는 제재

이와 함께 기재부는 재무지표(16)와 재무성과(4) 등 총 20점 만점으로 각 공공기관의 재무상황도 평가했다. 평가 대상은 기존 중장기재무관리계획 작성기관 39 개 중 금융·기금형 기관을 뺀 27개 기관이다. 이 중 재무 상황이 14점 미만이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관 14곳을특별 관리 대상인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했다. 기재부 조사 결과 27개 기관의 평균 재무상황 점수는 13.5, 14개 재무위험기관은 평균이 8.7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무지표 항목만 놓고 보면 재무위험기관의 평균 점수가 나머지 기관 점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만큼 재무위험기관의 재무구조가 심각하게 악화됐다는 것이다. 재무위험기관의 재무 현황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심각하다. 한국전력의 경우 지난해 약 58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는 1분기에만 78000 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223%에 달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명박 정부 때 자원투자 확대 방침에 맞춰 가격 불문하고 해외 석유광구 등을 매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급기야 2020년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2006명이던 신규 채용 인원을 문재인 정부 5(2017~2021)간 다섯 배 이상으로 늘렸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287%에 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나쁜 상황이었다. 정부는 이번 재무위험기관 지정 외에 이르면 7월부터 공공기관 혁신 방안을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급여·성과급 체계를 바꾸고 과도한 복리후생을 축소하거나 기능이 겹치는 기관을 통폐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재정건전화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기관장은 해임 대상에 올리고, 직원 성과급을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공공기관 최고경영자에 대한 압박용 카드로 해석하고 있다.

 

2021년 공공기관에 '정부지원금 117조원' 투입

지난해에는 공공기관에 투입한 지원금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 경영정 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70(부설기관 20곳 포함)의 정부 순 지원수입은 117991 억원으로 나타났다. 순 지원수입은 공공기관이 고유 업 무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이 아니라, 정부가 자금을 투입 하거나 단독으로 일감을 줘 생긴 수입을 말한다. 정부 순 지원수입은 2020년부터 가파르게 증가하며, 지난해 사 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예산 기준으로는 이들 공공기관에 투입되는 지원액은 1089765억원에 달한다. 이런 현상은 일부 공공 기관만의 얘기가 아니다. 2017년과 비교해 순 지원수입이 줄어든 공공기관은 전체의 9.7%인 반면, 50% 이상 늘어난 곳은 29%. 100% 이상 증가한 기관도 14.6% 였다. 정부 관계자들은 그간 공공기관의 총수입이 증가 한 속도를 보면 순 지원수입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상황에 따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불합리한 경영으로 재정이 악화된 공공기관의 경우도 제법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최근 몇 년간 정부 순지원액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분명한 문제인 만큼, 여기에 투입된 재정을 다른 건설적인 곳에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기왕 칼을 빼어들었으니, ‘용두사미식이 아닌 제대로 된 개혁을 보여줘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야 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노조, 즉각 반박정부가 제시한 근거, 사실과 달라

한편,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 조합 협의회(이하 한공노협)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 내 공공부문 노동조합 산별연맹인 전국공공산업 노동조합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으로 구성된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협의회 (한공노협)은 지난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 경영의 근거로 제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경찰에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다고 최근 밝혔다.

한공노협은 "정부가 구조조정의 근거로 삼은 내용들이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한공노협은 "불과 4개월 전인 지난 2월 기재부는 공공기관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인력이 대폭 증가해 방만 경영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사실과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이뤄지면서 일시적으로 채용이 늘어난 것이며, 이를 제외하면 신규채용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정부가 공기업 생산성 악화의 근거로 든 1인당 영업이익도 적절한 도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공기업 업무효율성은 노동생산성지표를 사용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1인당 영업이익을 지표로 사용한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전 정부 때 공공기관이 29개나 증가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 추 경제부총리가 기재부 차관으로 있던 박근혜정부 때 공공기관 숫자가 더 증가했다", "공공기관 신설이 문제라면 그 책임은 국회와 기재부에 있다"고 성토했다. 공공 기관 호화청사를 팔고, 임대로 돌리겠다는 정부 계획에 대해서도 "공공기관 청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결정되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본격적으로 신축된 것"이라며, "이를 공공기관 방만경영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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