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3 13:17 (금)
[Cover Story] 제주에서 200점 완성 목표로 하는 박수복 화백과 후원자 김길철 회장
[Cover Story] 제주에서 200점 완성 목표로 하는 박수복 화백과 후원자 김길철 회장
  • 임지원 정하연 기자
  • 승인 2022.09.05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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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박수복 화백, 새로운 인연으로 제주에 정착,
어머니 ‘한라의 품’에서 작품에 몰입하다
박수복 화백과 김길철 회장
박수복 화백과 김길철 회장

 

국내 현존 작가 중 유일하게 이베이 글로벌 경매에 300억대 작품을 등록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박수복 화백이 1년 전부터 제주도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화백은 제주도를 전혀 새롭게 해석하면서 그의 작품 활동에 많은 이 들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그가 제주도에 정착한 것에는 새로운 인연이 큰 작용을 했다. 박 화백을 제주로 이끈 인물은 바로 사업가인 김길철 회장. 그는 제 주도에서 20여 년을 거주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해왔으며 지금은 호텔을 경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가와 예술가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매우 흥미 있는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사업가는 예술가를 위해 각종 후원을 하고, 예술가는 그에 힘입어 작품 활동에 몰입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이자 드라마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고, 또 박 화백은 어떻게 제주도행을 결정했을까? 이 흥미진진한 인연과 만남, 그리고 작품의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취재 임지원·丁河燕 기자/ 사진 이신 기자

 

차담(茶談)으로 맺어진 인연, 제주도로 향하다

박 화백은 과거 도화지를 살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해 신문지에 그림을 그리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화백으로 우뚝 섰다. 이제까지 국내외에서 130여 차례나 전시회를 가진 것은 물론이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수상, 대한민국 교육공헌대상 문화예술부문 대상 수상, 아시아 스타 마케팅 퍼포먼스 미술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행정자치부장관 표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국제참예술문화예술대상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박 화백의 명성을 드높인 것은 그가 서양화와 동양화의 접목으로 이루어진 오묘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보통 화가는 서양화가, 혹은 동양화가로 나뉘지만, 그는 특별한 구도와 여백의 선택, 그리고 한지에 채색을 입히는 동양적 기법을 가미했다. 그 결과 그는 동양과 서양의 미학을 하나로 결합시켰다는 평가를 듣는 유일한 화백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참선과 수행에 가까운 생활을 하면서 작품을 만들어낸다.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고, 오로지 낮에만 작업을 하면서 태양의 에너지가 주는 기운을 작품에 입히고 있다. 삶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과 우주의 섭리, 하늘의 영감 등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그중에서도 매우 독특한 위상을 점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부터 그는 어머니를 무척이나 존경했으며, 어머니 역시 아들인 그에게 무한한 응원과 애정을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듯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박 화백에게는 남모를 고민이 있었다. 1년 전, 충남 서산의 해인미술관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의 명성이 너무도 높아지다보니 찾아오는 사람이 너무 많고, 방송활동을 하다보니 마치 예술가가 아닌 방송인비슷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거기다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방송 일정이 바빠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그 고민을 무겁게 만 들었다.

영혼이 서려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작가만의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작품활동이라는 것은 육체적인 행위가 아니라 정신적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저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돌려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사람에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되었습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새로운 삶의 행보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제작품의 원동력이 되는 기()가 필요한데, 이 기란 바로 입니다. 저에게 만약 이런 생각이 없었다면 그것은 그냥 그림이 되지 작품으로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따뜻한 남쪽이 최적지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김길철 회장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차담(茶談)을 통해 몇 번에 걸쳐 만나면서 회장님이 저에게 제주도를 권해주셨습니다. 남쪽으로 가려던 저의 생각과 딱 들어맞았습니다. 거기다가 누군가 후원을 해준다고 해서 무조건 어디론가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김 회장님은 인품이 매우 훌륭하시고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결국 제주도로 향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발길은 고흐가 작품 활동을 위해 따뜻한 프랑스 남쪽을 향했던 것과 비슷한 행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의 마지막은 문화예술...

 

박 화백이 생각하는 화가와 예술가의 차이

세상에 그림을 잘 그리고, 또 잘 표현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일정한 기간 동안 특정한 기법으로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그림 실력을 쌓은 화가들은 수도 없이 많고, 틀에 박히고 개성 없는 색과 모양을 고집하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을 우리는 화가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유형의 화가가 아닙니다. 오로지 예술가의 삶과 인생에 입각해 혼이 실린 작품만을 창조하는 사람입니다. 예술적 감흥은 결코 학습이나 훈련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 내 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영적인 에너지를 바탕으로 유무형의 경계를 초월하여 신성한 행위를 통해 때로는 평면에, 때로는 입체로 그것을 표현하고 그림이나 몸짓에 영혼을 담아 세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한 작품은 만대에 걸쳐 예술품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나는 예술가의 혼이 서려 있지 않은 그림은 예술적 가치가 단 1%도 없는 한 낱 휴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천년이 지나도 울림이 있는, 작품으로 또는 작가로 영원히 기억 속에 남고 싶습니다.” 라고 화가와 예술가 차이에 대한 분명한 혼을 전했다.

 

 

문화예술의 도시인 전라남도 해남이 고향인 김길철 회장은 어릴적 고향을 떠나 제주와 인연을 맺게되면서부터 사업적으로는 자신의 꿈을 성취했으나 항상 갈망하던 예술적 표현의 방법을 박수복 화백과의 만남을 통해 비로소 이루게 되었다. 자신만의 생각과 철학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꾸밈없이 자연 그대로 캔버스에 거침없이 옮길 수 있는 박수복 화백의 능력에 매료되어 부러 움과 동시에 찬사를 보내며 삶의 마지막은 문화예술이라는 평소 신념을 이 귀중한 인연으로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기대에 충만해 있다. 김길철 회장은 한중문화협회 회장으로서 한국 예술과 문화의 우수성을 중국과의 민간 교류를 통해 널리 알리고 있으며, 최근 한중수교30주년 기념식에서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 회장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제니아관광호텔과 에어시티트래블 호텔에 향후 갤러리공간으로 접목시켜 제주에서 유일한 복합문화예술 휴식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러한 신념 속에서 박수복 화백을 만나게 되었고 이제 제주도에서 새로운 인연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본인의 꿈을 이뤄나가고 있는 중이다.

 

한라산에 대한 매우 독특한 해석

박수복 화백은 본격적으로 제주도에 오기 전에 한 달반 정도 계속해서 김길철 회장과 만남을 가져오면서 제주도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제주도에 가서 과연 무엇을 그릴 것이며 제주도를 어떻게 형상화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질문이 이어졌다. 또 제주도만이 가지고 있는 그 독특한 철학은 무엇이며, 제주도인들은 이제껏 어떤 색깔을 가지고 살아왔는지도 숙고하는 시간이었다. 바로 여기에서 제주도에 관한 박수복 화백의 독특한 철학이 탄생했다. “제주도에 관해 공부를 하다보니 한라산이라는 산 이름에서 ()’자가 나라를 의미하는데, 은하수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자에는 붙잡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것을 종합해보면 한라산을 은하수를 붙잡는 산이라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사회학자들과 이런 이야기를 해보니 그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기존지식과 저의 통찰로 제주도에 서서히 접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철학을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박 화백의 이러한 제주도에 대한 철학을 완성하게 된 것에는 또 하나의 계기가 있다. 바로 한라산 깊은 곳에서 만난 한 젊은 스님과의 인연과 바다를 바라보면서 느낀 박 화백의 깊은 감성이었다.

 

어머니의 에너지, 그리고 아버지의 에너지

제주도에 온 지 일주일 만에 박 화백은 왠지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깊은 곳까지 한라산으로 들어가고 싶었다고 한다. 도로가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고, 겁도 났지만 한라산을 알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어느 한계까지 갔더니 그곳에 500여 평에 이르는 드넓은 녹차밭과 함께 조그만 암자가 있었고 그곳에서 한 젊은 스님을 만나게 됐다. 박 화백은 그냥 우연치 않게 길을 잘못 들어서 왔습니다라고 했지만, 스님은 여기는 아무나 접근하기 힘든 곳인데 평범한 분 같지는 않습니다라는 말을 했다는 것. 그제서야 신분을 밝힌 박 화백은 스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요지는 제주인은 한라산에서 나와 바다로 갔다는 것이다. 한라산, 즉 어머니의 산에 의지하던 제주인들은 그 어머니의 젖가슴을 부여잡고 살아왔으며, 바다를 향해 나아가 생계를 해결해왔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가슴에 담은 후 나중에 박 화백은 한번 제주 바다를 구경하러 갔다. 그 곳에서 그는 어머니에 이은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다 고 한다.

늘 거친 파도로 인해 생사를 넘나들게 하는 이 바다는 너무 위협적이고 현란하지만, 또 한편으로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시간 동안 바다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그 속에 모든 빛이 다 들어있으면서 또 다른 에너지도 있었습니다. 바로 아버지의 에너지였습니다. 이것은 어머니가 내어주는 에너지와는 또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바다를 보면서 조형적인 것을 그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 생명의 에너지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제주인들은 어머니의 산 한라를 부여잡고 아버지의 바다로 나아갔구나, 라고 말입니다. 바로 이런 부분을 제 작품의 주제로 삼고 싶었습니다.”

박 화백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팔리는 작품이 아니라 박수복이라는 사람의 눈에 비친 제주도이며 또 그 제주도를 수많은 사람이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주도의 면면이 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을 때, 그가 제주도에 온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그러한 소망은 분명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화백은 처음 제주도에 왔을 때 정말 희한한 일을 겪었다고 한다. 평소에 밤에 작품을 그리지 않는 그의 습관과는 완전히 다르게 몇날 며칠을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 해서 미친듯이 작품에 몰입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는 제주도가 박 화백에게 미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해준다. 그는 평소에도 주요 작품 주제를 자연으로 삼는다. 인간은 우주 속에 존재하면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또 가장 미력한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름답기로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이 제주도에서 그가 작업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운명과 같은 일이기도 하다. 박 화백은 제주도에서 200점을 완성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100점이었지만,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푹 빠지다보니 어느 덧 200점이라는 새로운 계획을 하게 됐다는 것.

언제까지 200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목표가 200점일 뿐이죠. 올해에 될 수도 있고, 내년에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목표가 완성된다면 이제 제주도에서 첫 선을 보이고, 그 다음에 다른 지방, 그리고 외국으로 나아가 전시회를 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박 화백의 목표와 함께 김길철 회장도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박 화백이 미친 듯이 그림에 몰두하면 또 어느 순간에 휴식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때 저는 박 화백과 해외여행을 다니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박 화백의 작품 활동에는 물론,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 우리에게는 박수복 화백과 김길철 회장이 만들어 내는 전대미문의 새로운 작품 활동의 미래가 열리고 있다. 아직 언제 첫 전시회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지만,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인연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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