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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금융은 국가의 포용적 제도 만드는 기본
ESG금융은 국가의 포용적 제도 만드는 기본
  • 정하연
  • 승인 2023.02.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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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ㆍ자본주의 중심지 미국 듀크대학에서 ‘법과 기업가정신’을 전공하면서 사회혁신 기업가정신 교육의 아버지인 그레고리 디즈(Gregory Dees) 교수에게 사사받은 시간이 있었다. 수업은 ‘번영과 빈곤의 기원’으로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결론은 한 국가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착취적 제도에서 벗어나 포용적 제도와 그 근간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ESG 중에 사회영역ㆍ거버넌스(SG)의 모습 1 

국회 사무처 산하 법인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 박희정
국회 사무처 산하 법인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 박희정


우리 사회를 한번 냉철히 되돌아보자.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의 3高(고) 시대에 불안ㆍ불만ㆍ불신ㆍ불통ㆍ불의 5不(불)의 한국의 현주소는 무엇을 말해주나. 빈곤ㆍ불평등ㆍ양극화라는 기저에 여전히 착취적 문화가 자리잡고 있으며 횡령ㆍ배임, 갑질, 비리, 성희롱, 부정ㆍ부패라는 각양의 모습들이 여전히 반복된다. 양심과 법의지배 즉 윤리와 준법의 문화는 아직도 요원하다. 최근 ‘국제투명성기구’에서 한국은 4명 중 1명이 뇌물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한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선관주의 의무’와 ‘상당한 주의 감독’을 강조하는 이유이다.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에서 뇌물 방지 조항, 고의적 회계부정, 허위 공시 등을 자국과 해외 기업에 적용하고 있는데, 한국의 한 중공업이 최근 900억원, 다른 건설사는 800억원의 벌금을 받은 것도 무관하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몇 년 전 발표에 따르면, 한 해 한국기업이 뇌물ㆍ부패로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부과된 벌금이 2조 5천억원으로 세계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FCPA 위반 고액 벌금은 골드만삭스가 33억 달러(약 4조 원)를 시작으로 상위 10개 기업 부과액은 240억 달러(33조 원)에 달한다. 유럽 및 선진국의 경우 연성법의 형태로 ISO 등을 활용하여 투명성ㆍ개방성ㆍ성실성 및 준법 문화를 만들어 이에 대응하고 있다. 기업의 책임으로, 첫째 경제적 이익, 둘째 법적 책임, 셋째 윤리적 책임, 넷째 자선적 책임으로 볼 때, ESG의 SG(사회영역ㆍ거버넌스) 핵심인 법적ㆍ윤리적으로 치명적이다. 

 

ESG 중에 사회영역ㆍ거버넌스(SG)의 모습 2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하루 약 6천 명이 사고와 질병으로 사망하고 3백만 명이 업무상 치명적인 사고를 당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0명당 5.3명이 산업재해 사망자인데, OECD 평균은 3.7명으로 1.5명이나 많다. 작년 산재사고 사망자는 828명으로 여전히 후진국형 사고가 많다. 노동시간은 OECD 국가 기준으로 한국은 2011년까지 부동의 1위였다. 그 후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2~3위이다. OECD 국가 평균보다 연간 221시간 일을 더 하면서도 노동생산성은 하위권으로,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38개국 중 27위이다. 효율성 없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한국을 볼 때, 과로사ㆍ워커홀릭, 워라밸이 없는 생활이라 한다. 
ESG의 첫 번째 목표는 파이를 크게 하는 경제적 이익이다. 노동생산성을 높이지 않고서 ESG 문화를 만들 수 없다. ESG가 일방적 퍼주기라던가 복지의 측면보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문화ㆍ평가방식ㆍ인사제도를 바꾸는 것이 핵심인 이유이다. 노동자의 권리도 물론 중요하다. 그와 함께 더 중요한 것은 노동생산성이다. 얽히고 설힌 관계이지만, 그래서 ESG에서 경제성이 중요한 이유이고 최근 이는 디지털ㆍIT(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와도 연결된다. 

 

ESG금융을 통해 포용적 제도의 틀을 만들어야


ESG금융 편의상 지속가능금융으로 보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된다. 금융의 스펙트럼을 공익의 자선ㆍ기부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그리고 사회적투자ㆍ임팩트투자에서 좀 더 전통적인 금융투자의 영역에 포함하는 지속가능책임투자(ESG투자ㆍESG금융)로 금융을 살펴볼 수 있다. ESG금융의 지속가능 책임성 실천을 위해 적도원칙, 책임투자원칙, 지속가능보험원칙, 책임은행원칙 등이 만들어졌고,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FDR)과 녹색채권표준(EuGB)을 통해 녹색분류체계를 규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환경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본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이나, 워렌 버핏의 ‘ESG가 중요하다는 데는 이의가 없지만, 회사의 가장 큰 목표는 합법적 방법으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고 한 것은 일맥상통한다. 
현행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권고안은 글로벌 기후변화 공시의 대표 격으로 자리잡고 있다. 93개 국가에서 3,100개 기관이 TCFD에 참여하고 있으며, 금융기관 수는 1,069개로 운영자산은 25조 달러이며, 비금융기관은 1,547개에 이른다. TCFD는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인 금융안정위원회가 만들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과 기회가 기업에 끼칠 재무적 영향을 공시하도록 한 것이다. 즉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관리, 지료 및 목표치를 담고 있다. 기후변화는 환경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산업 및 기업의 경제성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국과 일본은 2023년부터 TCFD 권고안에 따른 공시를 의무화했으며, 뉴질랜드ㆍ싱가포르 등도 의무공시, 나아가 미국, EU도 추진 중에 있다. 전 세계 ESG 자산 총액은 2022년 총 42조 달러이며 2025년에는 50조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현재 전세계에서 운용 중인 자산의 3분의 1이 ESG자산이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유엔책임투자원칙(PRI)에 가입한 기관은 약 4,000개에 달하며, 자산운용규모는 120조 달러를 넘어선다. 서명 기관은 자산의 50% 이상을 책임투자원칙에 따라 운용해야 하고, 임원급 책임자도 있어야 한다. 물론 보고서도 제출해야 하고 평가도 받는다. 네덜란드 연기금(APG/ABP), 일본 국민연금(GPIF), 캐나다 공적연기금(CPPIB), 노르웨이 정부연기금(NBIM/GPFG) 등도 책임투자정책을 수립하여 ESG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약 950조 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ESG평가체계와 스튜어드십코드 등을 통해 ESG 책임원칙을 강화하여, 2022년부터 전체 기금의 50% 이상을 ESG통합전략으로 운용하고, 2024년에는 약 500조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본주의 국가 한국에서 금융ㆍ경제ㆍ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ESG경영은 생존전략이다. 착한 NGO 경영이 아니라, 매출ㆍ영업이익ㆍ순이익의 재무적 지표를 포함하여 ESG라는 비재무적 지표도 이제는 기업의 성과와 재무적 지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ESG는 비용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이익을 위한 냉철한 비즈니스 가치이다. 유엔글로벌콤팩트가 2004년 발표한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도 전 세계 20여 금융기관들이 참여해 만든 것으로, 금융자본이 중심이 된 자본주의가 진화한 모습이다. 목적은 투자의 리스크를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경제적 개념에서이다. 유엔과 국제기구를 움직이는 힘 역시 미국 등의 금융의 힘이며 ESG의 탄생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소 ESG는 수그러들었고 국내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ESG 전담부서가 대부분 있고 ESG 위원회도 55%나 만들었다. 그러나 자산 규모 5,000억 원 미만 상장사는 3.3%만 ESG 위원회가 있으며, 전담부서의 경우 7%뿐이다. 이는 ESG 컨설팅 비용이 평균 8천만 원에서 1억 이상이며, 인증을 위해서도 약 1,500만 원이 들기 때문이다. 
ESG 보고서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의 경우 역시 1억~1억 5천만 원이 40%, 1억 5천만 원 이상이 13%나 될 정도로 중소기업은 비용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TCFD는 공시했지만, 드러낼 수 있는 정보가 적어서 평가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74개국 9,000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은 전 세계 기업에 여성 이사 비율 30% 이상을 요구(자국의 경우 40%)했고, 블랙록 역시 이사회에 다양성 비율 30% 이상 요구하며, 여성 이사가 2명 미만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빅3인 뱅가드와 SSGA(스테이트 스트리트)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코노미스트 발표 OECD 주요국 이사회 여성 임원 비율 유리천장지수는 29위로 최하위권이다. 미국의 나스닥의 경우 상장 자격을 유지하려면 이사회에 최소 2명의 다양성 이사가 있어야 하며 런던거래소에 상장된 1,160개 기업 역시 이사진 중 여성이 40% 이상이어야 한다. 맥킨지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네셔널(MSCI),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 및 미국의 피터슨경제연구소의 경영성과와 수익률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조사한 결과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맥도날드, 치폴레 등 미국 및 유럽의 기업들은 보다 공격적으로 ESG를 경영에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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