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John Adams)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모든 과학은 진보하고 있는데 정치만은 옛날 그대로다. 지금도 3,000~4,000년 전과 거의 차이가 없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퓰리처상을 받은 한 작가는 ‘바보들의 행진(The March of Folly)’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수도 없이 많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지도자의 욕심과 오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자신의 국민과 국가를 망치고 있는 지도자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나라로 러시아의 푸틴, 북한의 김정은, 중국의 시진핑을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극우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자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군 총사령관을 하고 있는 미얀마의 민아웅 흘라잉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오만이 뿌리깊게 박혀 있으며, 개인적인, 혹은 이념적인 차원에서의 과도한 욕심을 부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국민과 주변국에서 변화하라고 말해도 꼼짝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고 있는 결과, 전 세계적으로 ‘왕따’를 당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협력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여전히 글로벌 세상에서 선진국이며, 다른 많은 나라의 모범이 되며 협력과 지원을 받는 최고의 국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막상 내부에서 정치 지도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국민의 뜨거운 열망을 끌어안길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원호 교수는 ‘정치의 민주적 효능감’을 X축으로 하고, ‘국민의 정치 지식과 관심’을 Y축으로 한 그래프 로 전 세계를 연구한 사례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가장 좌측 상단에 한국이 있었습니다. 이 말은 곧 ‘국민의 정치적 관심은 매우 높지만, 정치가 민주주의에 기여한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반대로 관심도 많고 정치가 민주주의에 기여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 곳은 바로 노르웨이,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호주 등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치 지도자라고 하면 대통령을 비롯해 야당 대표들 정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도 박합니다.
대통령 지지율의 경우,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국민 10명 중에 7~8명은 긍정적으로 보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여야 대표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쪽은 ‘방탄’을 둘러싼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또 한쪽에는 대통령과 얼마나 가까우냐가 논란 거리입니다. 이런 모습들은 국민의 바람과는 다르게 ‘오만과 욕심’으로 폭주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춘추시대의 철학자인 노자(老子)는 사물이 천연의 부드러움을 떠나서 딱딱하게 되면 이를 죽음의 징조로 보았습니다. 이를 정치에 대입하면, 자신은 변하지 않으려고 하고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모든 오만한 행위, 그리고 자신의 욕심을 추구하며 돌진하는 상태를 ‘딱딱한 상태’ 라고 진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봄을 넘어 여름으로 행진하는 시기입니다. 여름은 만물이 뜨겨운 열기를 통해서 소생하고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입니다. 우리 정치도 뜨거운 국민적 열망을 끌어 안아서 이제 왕성하게 성장하고 발전하는 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때로 언론이 과장보도를 하기도 하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오보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잘잘못을 따져서 풀어나갈 일이지, 하차나 징계로 다룰 일은 아니다. 근래에의 법원 판례도 방송사들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이다.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은 결코 멈추어져서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