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13:38 (목)
‘한동훈 낙마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될 수 있을까?
‘한동훈 낙마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될 수 있을까?
  • 정민호 기자
  • 승인 2024.09.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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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낙마’에 대한 승리의 경험
시간이 흐를수록 윤 대통령에게 불리

한때 야당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불렀다. 20년이나 지속된 오랜 인연에, 같은 검사 출 신, 그리고 보수적 이념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지난 4월 총선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이후, 이러한 인식은 완전히 깨져버렸다. 그때부터 윤 대통령과 때로는 격렬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90도 폴더 인사’ 등으로 인 해서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계속되는 차별화의 모습 속에서 야당의 한동훈 대표에 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채상병 특검법’을 놓고는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그는 이제 당 대표가 되었고, 그 결 과 ‘김옥균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고 보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갑신정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3일만에 실패한 김 옥균의 사례가 재현될 것이라는 믿는 것이다.

 

 

■ ‘당 대표 낙마’에 대한 승리의 경험

 

지난 8월 중순, 한동훈 대표는 친정체제의 구축을 완료했다. 사퇴와 관련해 큰 논란이 되었던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물러남에 따라서 차근차근 자신의 측근 인사들로 당의 요직을 채워나갔다. 사무총장, 비서실장, 여의도연구원 원장, 조직 부총장, 지명직 최고위원들을 모두 친한 인사가 장악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 대표에게 반감을 지닌 친윤 인사들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당원들이 뽑은 당 대표의 인선 작업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사이의 본격적인 전쟁의 서 막이 올랐다’라고 바라보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그간의 정치적 행보 사이에서 생긴 균열과 틈이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서로의 존재가 자신의 앞날에 큰 방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채상병 특검이다. 사실 윤 대통령의 관점에서 채상병 특검의 시작은 곧 ‘탄핵의 시작’이라고 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 자신이 특검을 통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검의 파괴력, 여론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제 그 대상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이는 공포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김건희 여사의 일까지 함께 엮여 있다. 한동훈 대표와 나눈 SNS 메시지는 물론이고 통화 녹음도 있을 수 있고, 그 누구보다 김건희 여사의 비밀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다 김건희 특검법까지 함께 예정되어 있어서 정치적 지형도는 무척이나 험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을 비롯한 친윤은 지금의 한동훈 대표 체제를 쉽게 용인하기 힘들다.

 

그래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 바로 ‘김옥균 프로젝트’로 상징되는 한동훈 대표의 낙마이다. 이에 대해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7월 중순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한동훈씨가 당 대표가 된다면 윤석열, 김건희 두 분 성정을 생각했을 때 그냥 놔두겠느냐? 놔두지 않을 것 같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을 날렸고 나경원을 주저앉혔듯이 공식 절차로 뽑혔던 또 뽑히고 싶어 한 사람을 주저앉힌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그걸 안 할 이유가 없다.” 당 대표를 낙마시켜 봤던 ‘승리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윤 대통령이 이번에도 반드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성정’에 대해서는 야권의 여러 인사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절차나 규정보다는 자신의 의지나 생각을 과격하게 밀어붙이는 성향이기 때문에 한동훈 대표 체제를 그대로 놔둘리 없다는 것이다.

 

 

■ 시간이 흐를수록 윤 대통령에게 불리

 

그렇다면 과연 그 시기는 언제일까.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시도 때도 없고 아무런 명분도 없이 당 대표를 끌어내리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런 의견을 밝혔다. “욕쟁이 할머니 맛집 가는 이유는 욕하는게 좋아서가 아니라 욕에도 불구하고 맛있어서 가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동훈이라는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도 10월 보궐선거에서 반전을 만들 수 있다면 인정하겠지만 선거 결과도 안 좋으면 ‘욕쟁인데 맛없는 집’이기에 그럼 갈 이유가 없는 집이 된다.”

 

특히 이러한 전망이 유력한 이유는, 만약 한 대표가 보궐선거에서도 이기지 못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지난 4월 총선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그는 ‘총선에서의 패배를 책임지기 위해 출마한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적이 있다. 만약 다시 10월 보선에 패배한다면 이제 한동훈 대표는 ‘패배의 아이콘’이 되어버리고, 윤 대통령이 바로 이 기회를 타격의 시점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약해진 상대에게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바로 ‘권력의 속성’ 때문이기도 하다. 속칭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지는 해’이고 한동훈 대표는 ‘뜨는 해’이다. 권력은 언제가 현재보다는 미래로 쏠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많은 여당 의원이 그 힘을 한동훈 대표에게 쏟을 가능성이 크고 여당 지지층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윤 대통령의 레임덕은 더욱 빠르게 다가올 것이며, 이때는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몰아닥칠 수도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처지에서는 한시가 급하게 그 싹을 잘라내고 자신을 보호해 줄 최측근 인사를 당 대표로 앉혀서 방어진지를 구축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반드시 윤 대통령의 의도대로만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동훈 대표의 팬덤이 워낙 견고하고,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한 다른 주자가 존재하지 않는 한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끝까 지 한동훈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별다른 대권후보가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층 일부에서는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내다보고 있다.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과의 격렬한 대립을 해왔고, 그 보수적인 성향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검사 출신이 아닌 언론인 출신이기 때문에 국민의 거부감도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그녀는 전쟁의 현장을 누빈 ‘종군 여기자’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하다.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수층에게는 더할 수 없이 매력적인 이미지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진숙 대통령 후보’는 현재까지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그녀는 이제까지 정치권 경험이 전무해서 과연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자리에 적합한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새로운 대통령 선거까지는 무려 2년 반이라는 오랜 시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를 일이다. 만약 이진숙 후보가 정치적으로 보수층에서 급격하게 성장한다면, 이는 곧 한동훈 대표의 몰락을 더욱 빠르게 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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