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수급자 500만 시대
실업급여 수급자 500만 시대
  • 유시온
  • 승인 2019.01.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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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고도 “구직 중”… 계속되는 부정수급

한강의 기적을 일구며 급속한 경제성장을 일구던 1991, 보사부는 제75개년계획기간의 사회보장부문을 발표했다. 실업급여의 시작이었다. 사회의 요구에 발맞춰 실직자의 안정적인 재취업활동을 돕기 위한 일환으로 탄생된 실업급여, 24년이 흐른 지금 굴러가고 있을까.

 

실업급여의 현재

실업급여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인이 하루 평균 포털을 이용하는 시간은 90‘(2018 포털 서비스 이용 행태 보고서기준)이다. 1시간 반이라는 다소 높은 포털 사용시간 외에도 인터넷의 특질인 익명성은 실업급여에 대한 시민들의 솔직한 생각을 알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이다. 국내 포털시장의 72.8%(2018년 기준)를 점유하는 네이버에서 실업급여에 관한 시민의 생각을 분석해봤다. 시민들이 실업급여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보는 항목은 신청방법, 수급조건, 수급기간 등으로 나타났다. 모두 실업급여를 받는 것에 관련된 단어다. 블로그로 범위를 좁혀 살펴봤다. 조금 더 세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실업659,695, ‘실업급여108,360(201917일 기준)의 글이 등록됐고, 이 중 실업급여에 대한 글을(108,360) 분석해보니 금액과 조건, 퇴직 등이 연관 단어로 나타났다. 퇴직 후 생계를 위해 실업급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적인 포털 구글(Google)은 이 사실을 더 명확하게 보여준다. 키워드 취업에 관한 글은 0.46초에 1개씩 올라오는 반면 실업에 관한 글은 0.39초마다, ‘실업급여에 관한 글은 0.26초마다 등록되고 있었다(201917일 오후 144분 기준). 실업급여, 실업, 취업 순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업급여를 받고 싶어 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것에 맞춰, 고용부의 정책도 변화했다. 지난 12, 1534세 청년층에만 지급하던 구직촉진수당(30만원씩 3개월)을 올해부터 15세 이상의 저소득층에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실업급여의 지급액과 지급 기간도 대폭 확대(평균 임금의 60%, 270일까지 지급)한다. 아울러 고용안정·직업능력사업과 모성보호급여(출산전후급여, 육아휴직급여) 등도 강화한다. 이러한 변화는 올해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제도가 실시된 96년 이후로 지급액과 지급대상은 꾸준히 변화했다. 실업급여의 지급기간, 지급조건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1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201812월 고용 노동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64523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급액이 96년 대비 52,788% 증가했다. 실업급여 수급자도 96년 대비 690배 증가한 5057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업급여의 문제점 하나: 부정수급

당초 실직자의 안정적인 취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실업급여는 본연의 설립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실업률을 높이고 있는 데 일조하고 있음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부정수급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한 것은 1997년이다. 당시 노동부는 제도가 시행된 96년 하반기부터 20개월간 전수조사를 벌여 모두 1073명의 부정수급자를 찾아냈고 지급액과 추징금 등 88100만원 전액을 환수 조치했다. 하지만 부정수급 문제는 계속됐다. 2003년에 205건을 적발했고, 2004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한 416건을 적발했다. 해가 갈수록 재취업을 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은 부정수급자들이 늘어났다. 근래에 벌어진 부정수급으로는 1211일 부정수급자 114명을 적발한 사건이 있었다. 군산고용노동지청이 군산시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으며 적발된 114명은 전부 군산 시민이었던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해당 사건은 노동지청이 부정수급자 13명을 형사고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부정수급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고용안정센터의 한 관계자는 실직자들의 도덕불감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정수급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고용노동부는 1227고용센터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1년 이하 징역 또는 천만원 이하였던 벌금을 3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단순히 처벌수위만 높이는 안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한다. 96년 제도가 시행된 이후, 부정수급자에 대한 당국의 처벌수위는 지속적으로 높아졌지만 해마다 적발되는 부정수급자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처벌 강화를 넘어서는 근원적인 제도의 손질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실업급여의 문제 둘: 취업의욕 저하

1996년 전주지방노동사무소의 발표에 따르면 19966월까지 1년간(19957~19966) 접수된 구직 희망자는 760명으로 이 중 71%540명이 실업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실업급여를 받으며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7.4%40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구직희망자의 취업률은 실업급여를 받는 구직희망자의 취업률보다 높았다. 실업급여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초 실직자의 재취업을 돕겠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제도가 실업급여 제도이다. 하지만 해당 발표만을 놓고 본다면 취직률과 실업급여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실업급여를 받지 않는 구직희망자의 취업률이 더 높았으니 말이다.

96년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실직자의 재취업에 관한 통계는 실업급여의 효과에 대한 의문에 신빙성을 더한다. ‘96년 하반기 실직자 재취업 실태따르면 실업급여를 받던 실직자는 재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104일로 실업급여 미지급자(평균 40) 대비 2.5배가량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이 문제일까. 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에 대해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실직하여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소정의 급여(실업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와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주는 제도라고 설명한다. 바로 이 문구 안에 문제의 원인이 있었다.

2005년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이 노동부의 고용보험 자료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실업급여 신청자 10명중 7(71.2%)3년 미만의 단기 근속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10년 이상의 장기 근속자의 신청 비율은 5.5%에 그쳤다. 20182년간의 계약직 근무를 마친 윤씨는 실업급여 450만원으로 한 달여간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다. 윤씨는 국가에서 수당(실업급여)이 나오기 때문에 급하게 일자리를 구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다. 실업급여 명목으로 돈도 따박따박 들어오니 여행 자금도 충분했다. 실업급여 수급기간에는 한 달에 두 차례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는 규정은 유명무실했다. 인터넷으로 아무데나 지원 후 서류만 제출하면 돼 윤씨가 여행을 가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윤씨는 "실업급여를 다 받고나면 구직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에게는 실업자의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와주는실업급여가 있기 때문이다. 노동하지 않는 사람에게 임금을 주는 실업급여 제도는 이와 같은 제도적 맹점을 지닌다. 실업급여가 실직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돈과 시간이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국가에서 제공해주는 수당과 3개월이라는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는 반면, 미수급자는 당장 내일을 굶지 않기 위해 전심전력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실업급여를 받지 않는 실직자가 수급자에 비해 취업률이 높은 이유다.

2007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행한 실업급여 수급자수 지급액 증가추이 및 원인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비자발적 실직이 증가했다. 고용보험법 제40조에 실업급여 수급의 조건으로 이직 사유가 비자발적인 사유일 것이라고 명시돼있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는 제도가 국민에게 비교적 알려진 2004년부터 노사 담합에 의한 비자발적 퇴사가 많아졌다고 말한다. 이것은 실업급여제도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방지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아울러 보고서는 노사 담합을 억제하기 위해 해고가 빈번한 기업에게 해고의 사회적 비용을 내부화하도록 경험요율(회사에서 종업원을 고용-해고하는 비율: 이 비율이 높은 고용주는 근로소득세에서 혜택)제도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사회적 비용이란 해고가 이뤄져 조세 및 사회보험료가 감소하고, 실업급여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경험요율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기업의 실업발생 감소노력에 유인을 제공하는 한편 실업 발생에 대한 기업의 도덕적 해이(노사담합) 문제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업급여 추이(지급액, 수급자 수)

실업급여는 제도 시행 직후인 1996년부터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18년 기준 연간 지급 금액으로는 6조원를 넘어섰고 한해 수급자는 140만명에 육박한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1996(122억원) 대비 98년에는 8055억원으로 6,500% 넘게 폭증하였고,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8, 구직급여 항목만으로 700%의 증가폭을 보이며 구직급여액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64523억원).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967308명으로 시작했지만 2년 만인 98년에는 실업급여 수급자 수가 412600명으로 불어나며 5,545%의 증가했다. 실업급여 수급자수는 매년 가파른 상승폭을 보였고 특히, 지난해는 139만여명이 실업급여를 받아갔으며 이는 IMF의 여파가 한국경제를 강타하던 1998년 대비 236% 오른 수치다.

 

실업급여 부정수급 추이(부정수급자, 부정수급액)

실업급여 수급자 수가 증가하면서 부당하게 실업급여를 수급 받는 이들 또한 상승하는 추세다. 전국 데이터가 있는 2000년을 기점으로 부정수급자 수는 3967명에서 매년 증가해 2017년에는 33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731%에 해당하는 증가폭이다. 부정수급액도 데이터가 있는 2001년을 기점으로 144600만원에서 2017388억원으로 2,583% 증가했다. 비공식적으로 기록된 부당수급 데이터나 적발되지 않은 사례까지 더해진다면 부정수급으로 인한 폐단은 짐작이 어려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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