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 스낵화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우리 김의 맛을 알립니다”
“김의 스낵화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우리 김의 맛을 알립니다”
  • 정희
  • 승인 2019.05.21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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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 유럽과 동남아시장 눈앞에... 영어조합법인 태경식품 이성찬 대표
김은 일상에서 빠지지 않는 ‘한국인의 반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반찬이 없더라도 짭조름한 김만 있어도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출 효자 상품으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이 고루 함유되어 있어 외국인들에게는 밥반찬보다는 영양간식으로 더 호응이 높다. 대기업의 제품들과는 다르게 오로지 김 하나만 전문적으로 개발하며 100억 원대의 수출을 하는 국내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충남 광천에 위치한 태경식품(이성찬 대표)이 그 주인공이다. 청정지역 서해안 바다에서 생산한 최고급 원초만을 사용, 맛과 향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서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 작은 매출에서 시작해 국내 매출 포함, 총 100억 원대의 김을 판매하는 태경 이성찬 대표를 만나 우리 김 산업의 현실과 미래를 조망해봤다.
 
영어조합법인 태경식품 이성찬 대표
영어조합법인 태경식품 이성찬 대표
 
중국, 미국 시장에 이어 유럽시장까지 진출 예정
“미국과 중국은 매우 뚫기가 힘든 시장입니다. 특히 중국은 자신들이 정해놓은 세균의 기준치에서 조금이라도 넘어가게 되면 철저하게 수입을 금지합니다. 미국의 대형유통도 마찬가지입니다. FDA의 승인이 없으면 수출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희 같은 작은 기업이 중국과 미국 시장을 뚫은 것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합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보통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겠지만, 사실 실제 제품력에 있어서 저희는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은 물론, OEM으로 생산하는 김보다 훨씬 더 맛도 좋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성찬 대표는 ‘맘&아이’라는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시장을 뚫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유럽시장과 동남아시장. 아직은 본격적인 공략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수출 경력이 조금 더 쌓이면 유럽 진출은 시간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베트남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사실 과거부터 ‘광천 김’은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명성이 높았다. 예전에 광천은 서해안의 김제품들이 생산되는 집산지였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이 등짐을 지고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서 가락동농수산물시장, 중부시장에 납품했었다는 것. 명성이 높다 보니 현재 광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김 제품들도 모두 ‘광천’의 브랜드를 표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태경식품에서 생산한 광천김 제품
태경식품에서 생산한 광천김 제품
 
태경식품의 이성찬 대표가 오늘날의 매출을 이룩하고, 우리 김을 세계에 선보이기까지는 사실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야만 했다. 처음에는 공장을 세운 뒤 한 달 내내 김을 생산했지만, 원가를 충당하고 기업을 운영하기는 만만치 않았다. “도저히 국내에서는 매출을 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른채 무조건 샘플과 카다로그를 들고 중국 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했죠. 하지만 제대로 된 중국어 통역조차 구사할 수 없었던 열악한 상황이라 수출을 한다는 것은 머나먼 꿈처럼 보였습니다.
 
상품 생산 전경
상품 생산 전경
 
로봇 포장 현장
로봇 포장 현장
 
하지만 이후 중소기업진흥공단을 비롯한 해외 무역 사절단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수출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성찬 대표는 최근에도 싱가포르 국제 식품 박람회, 국내에서의 해외 바이어 초청 수산식품 수출 상담회 등에 참여하면서 해외 판로 개척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이 수출이라는 것이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바이어를 만나고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출을 성사시키기까진 인내로 무장해야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고급 원초 사용, 초심을 지켜나가는 경영
사실 이 대표는 전통적으로 김 산업에 종사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애초에는 기아자동차에 근무했지만, 인수 합병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생의 진로를 모색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처음 시작했던 것이 바로 방습제 공장이었다. 마침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면서 방습제 수요가 한창 많았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어느 정도 어렵지 않게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공장 설립이 완료되자 더 이상의 납품처가 없었던 것. 결국, 사업아이템을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한 선배의 조언으로 드디어 김과의 인연의 시작되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년만인 2010년에 중국에 100박스를 수출할 수 있었습니다. 매우 작은 양이었지만,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바이어들이 매우 신중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매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해서 100박스가 한 컨네이너로 늘고, 그것이 다섯 컨테이너가 되고 결국에는 오십 컨네이너가 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은 북부의 입맛이 다르고 남부의 입맛이 다릅니다. 각 지역의 입맛을 맞춘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제품에 사명감을 가지고 꾸준하게 제품의 퀄리티를 유지하다 보니 어느덧 오늘날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김 시장은 매우 열악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김 장사’라고 불렀지 ‘김 산업’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 대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김을 자가 및 OEM으로 생산된 김을 팔고 있었기에 김 자체에 사활을 걸지를 않는다. 그러나 보니 오로지 김만 생산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와야 했다. 특히 국내 유통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실망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처음엔 국내의 판로를 뚫으려고 많은 애를 썼지만, 지금은 국내유통 구조를 잘 파악해서 국내에서는 몇 유통업체만 김을 공급합니다. 국내 대형마트는 세일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이익이 많지 않은 구조라서 국내 대형전문유통업체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맞지 않습니다.”
 
영어조합법인 태경식품 건물 풍경
영어조합법인 태경식품 건물 풍경
 
무엇보다 김은 제품 관리가 잘 안 되면 곧 반품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다 보면 소비자들의 크레임이 들어오고 결국 나머지 제품들이 반품을 당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원초의 가격차이가 많다 보니, 이 부분에서 비용을 줄이려는 유혹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 대표는 그러한 유혹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정직하게 제품을 생산하고, 그에 걸맞은 수익을 추구하는 정도 경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니 해외 바이어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를 하다 보니 매우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조미김의 품질을 맞추기 위해 철저한 공정을 거치고, 타기업의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서 자외선 살균기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제품들이 수출에 강한 것도 바로 철저하고 심도있는 제품관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식품은 신뢰성입니다. 경영자가 돈을 더 벌겠다고 좋은 원초를 사용하지 않거나 생산관리에 소홀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곧 맛으로 나타나고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 결과가 생겨납니다. 그렇게 해서는 지속 가능한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으로 만든 과자 개발에 박차 가할 예정
현재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700여개의 김 공장이 있다. 그중에서 대기업 납품이 아닌 수출을 위해 독자적으로 뛰는 기업들이 약 150여개 정도. 하지만 이렇게 뛰어다닌다고 해서 모두 수출길이 잘 열리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김은 OEM 생산이 주를 이루다 보니 자가공장을 갖지않은 업체에서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신시장을 개척하는 일도 어렵다. 최근 이 대표는 미국 보스턴의 수산물 박람회에 참여했다. 그곳에 한국 기업 24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정작 김 공장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업은 8개에 불과했다. OEM으로 생산이 쉽다 보니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것이 바로 김 시장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태경식품 이성찬 대표가 5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한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 공장으로서는 4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것도 만만치 않은 규모다. 향후 이 대표의 목표는 ‘김의 스낵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반적인 김만 가지고는 더 이상 확장성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김을 영양간식으로 먹는 외국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스낵화가 향후 사업 발전의 관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우리 회사의 경우 발전의 계기는 김으로 만든 과자, 혹은 다른 식품과의 접목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많은 종류의 스낵류가 있지만, 대중화되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농심의 새우깡과 같이 김을 스낵과 식품에 넣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다른 과자들에 김을 첨가하기 위해 노력도 해왔고, 또 두부에 김을 넘어 영양의 가치를 더욱 강화한 제품을 구상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업계의 상황이나 제품 생산 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또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해야 하지만, 그 역시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목표는 포기할 수 없는 목표이기에 향후 산학협동 등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추진하고자 합니다.” 현재 이 대표는 광천지역에 있는 42개 김 공장의 생산협동조합의 조합장을 맡고 있다. ‘함께 가야 다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진 덕분에, 주변의 선후배들이 호응해주었고, 이에 이 대표는 광천지역의 김 생산을 더욱 발전해야 한다는 무거운 의무감까지도 함께 지고 있다.
 
태경식품의 스낵김 제품들
태경식품의 스낵김 제품들
 
향후 이 대표는 김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가 좀 더 과감하게 지원해줄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열악했던 김 시장을 김 산업으로 끌어올리려고 시작했던 것이 정부의 노력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힘든 점이 많습니다. 특히 지방의 공장에 오려는 젊은이들이 없어서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자금도 문제입니다. 김은 1월에서 4월경에 1년 치 사용할 김을 수매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꺼번에 많은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입장입니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에는 열악한 환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어야 제대로 된 ‘김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태경식품의 이성찬 대표는 비록 작은 기업이지만, 정직한 제품 생산과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가 목표로 하는 김의 스낵화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김이 세계에 더욱 많이 알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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