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온다, ‘진격’인가, 또 ‘철수’인가?
안철수가 온다, ‘진격’인가, 또 ‘철수’인가?
  • 박경민
  • 승인 2020.02.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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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온다, 진격인가, 철수인가?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국내 정치에 복귀하겠다는 의견을 확실하게 밝혔다. 또 그는 원격 정치를 통해서 국내 정치계에 꾸준하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물론 안 대표의 복귀를 환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러나 그가 돌아와봤자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폄하도 존재한다. 현재의 정치지형에서는 안 전 대표가 끼어 들어갈 틈이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안철수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과연 안철수 전 대표는 성공적으로 국내 정치에 복귀할 수 있을까?

 

안철수의 정치적 정체성은?

안철수 전 대표의 복귀 성공 가능성을 따지기 위해서 그의 정치가 멈춰 섰던 곳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다. 2016년 총선 당시 안 전 대표가 창당한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중 23석을 가져갔다. 한마디로 대단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당시 그는 국민의당이 대한민국의 다당제 시대를 열었다는 자화자찬까지 하곤 했다. 그런데 이는 안철수의 힘이 아니라 사실은 호남의 힘이었다. 말 그대로 몰표에 가까운 투표를 함으로써 호남은 자신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다음 행보였다. 안 전 대표가 새누리당 탈당파 의원들과 바른미래당을 창당하면서 호남 민심은 그에게서 멀어졌다. 지난 17,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안 전 대표가 과거 국민의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 때는 본래 보수인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진보로 위장 취업했다. 사람이 한 번 속지 두 번 속느냐.”

그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매우 심도 있는 질타이다. 박 의원의 이러한 질타는 실제 여론 조사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최근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안철수의 정치 노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모른다(무응답)’45%에 이르고 보수, 중도, 진보라는 응답이 각각 28%, 17%, 10%가량이 나왔다. 현재 국민은 그의 정확한 정치 성향 자체도 헷갈리는 상황이다. 박지원 의원의 위장 취업발언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의 정치적 정체성이 정확하지 않아서일까? 현재 자유한국당조차도 그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함께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신임 위원장에서는 동아대학교 박준형 교수가 임명됐다. 그의 다음 발언에 주목해보자.

안철수 전 대표와의 합류야말로 통합의 가장 큰 목표다. 직접 접촉은 제가 한 적이 없지만, 간접적으로는 지난 8자유와 공화에서 통합을 제기한 이후 안 전 의원과 가까운 여러분과 대화도 나누고 소통했다. 새보수당 뿐 아니라 중도에도 여러 세력이 있고, 앞으로 안철수계도 들어올 것이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시각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차례 안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왔다. 201711,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과 관련해서 장유한국당이란 뭘 하려면 차라리 정치를 때려 치운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자유한국당은 정치를 때려치우게 만들 정도로 분노를 일으키는 대상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자유한국당이 그와의 합류를 꿈꾸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의 연합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때 안 전 대표의 측근이었던 사람들은 결국 안 전 대표가 기댈 곳은 자유한국당이나 중도보수 통합세력밖에 없다라고 예상한다. 안 전 대표의 마음에서 자유한국당을 완전하게 지우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다.

 

다양한 가능성 앞에 놓여

그렇다면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을까? 현재 시점에서만 본다면 이런 가능성은 반반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두 계파로 쪼개져 이미 한쪽은 새보수당을 창당한 상태이다. 그리고 지금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절대로 대표직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대표는 여전히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그는 신년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되어 모든 개혁세력을 한자리에 모은다면 정치개혁도 꿈이 아니다 () 우리 당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인 안철수 전 대표가 최근 정치 복귀를 선언하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진심과 선의 그리고 초심은 지금도 변치 않았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정치 복귀를 적극 환영한다. 안 전 대표가 그 역할과 책임을 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

그런데 손 대표의 말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되어라는 멘트다. 이 상황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적극 환영한다는 말은 곧 바른미래당의 당 대표인 자신이 주체가 되겠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자산은 바른미래당에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자신이 만들어 놓은 기반 위에서 뭔가를 하는 것이 정치적인 명분을 쌓기에도 편리하고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새보수당은 안철수 의원을 썩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앞서 박형준 위원장이 안철수 전 대표에 관해 언급하자 새보수당에서는 당장 이런 저런 세력을 덕지덕지 가져다 붙인다고 몸집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또한, 유승민 의원의 입장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약하게 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할 수도 있다.

 

안철수 대표가 독자적인 신당으로 활약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 지난 18일 세종시에서는 안철수 신당 지지와 창립을 위한 충청·대전·세종 연합 준비위원회가 발족했다. 12명의 인원으로 꾸려진 준비위는 더불어민주당에 민주가 없고, 자유한국당에 자유가 없고, 바른미래당에는 미래가 없다. 안철수의 '순수 정치'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자고 역설했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안철수 전 대표가 관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을 원하는 목소리도 분명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 안철수는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바른미래당 모두를 외면한 채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또 하나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바로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이 추진하고 있는 호남 의원들의 통합세력에 안착하는 일이다. 국민의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호남이라서 가능했기에, 안철수 전 대표가 자신을 지지해주는 호남 대통합의 세력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안철수 전 대표는 매우 야심차고 전략적으로 국내 정치 복귀를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정치 복귀 선언책 출간정치 복귀 일정 확정등 단계를 밟으려 하나하나 일을 진행시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이런 복귀 전략만큼 그의 성공적인 진출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제 안철수 전 대표의 선택에 따라 다시 그가 진격을 할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철수를 할 것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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