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에 대한 가혹한 처벌, 부작용은 없을까?
기업인에 대한 가혹한 처벌, 부작용은 없을까?
  • 정하연
  • 승인 2020.08.14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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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법 앞에서 평등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신분과 직위의 고하를 막론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업인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에도 이러한 원칙은 당연히 적용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인이기 때문에’ 더 과도한 수사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점과 ‘기업인이기 때문에’ 다소 억울하게 기소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한국 경제를 일으켜온 동력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는 없다. 따라서 기업인이 구속되면 경영 공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는 경제에도 일정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이재용 부회장, 구속 필요성 있다?
최근 수사심의위원회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에 대한 불기소 의견을 권고한 사실이 많은 국민에게 회자됐다. 그간 검찰과 변호인은 기소를 두고 치열하게 기싸움을 했으나 결국 시민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는 ‘불기소’로 의견을 제안했다. 이는 그간 검찰의 수사가 다소 무리했음을 간접적으로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후 검찰이 다시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삼성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는가’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기업인이라고 해서 봐주자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현재 한국 경제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무래도 총수가 기소되고 수감되는 일이 생기면 경영상의 공백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기업인들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사법 처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 관련 법령 285개를 전수 조사해 형사 처벌 항목 2,657개를 찾아냈고 여기에서 ‘양벌규정’을 조사했다. 양벌규정이란, 문제가 생겼을 때 법인으로서의 기업과 기업인을 동시에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조사 결과 전체의 83%, 2,205개에 달하는 항목에서 기업인은 처벌을 받게 된다. 문제는 기업인이 파악하거나 통제하기 힘든 경우에도 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임산부 보호에 관한 위반, 성차별 등에서도 최고 경영자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기업의 전략적 판단과 비전에 주로 관여하는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벌어지는 임산부 문제나 성차별까지 세세하게 들여다보고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결국 기업인은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현장 작업자들이 잘못해도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하다.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기업인의 경우에는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속수사를 하면서 원칙적인 ‘불구속 수사’를 위배한는 경우가 많다. 증거인멸의 위험이 있다면 압수수색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심지어는 ‘별건’으로 기업인을 구속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000년 이후 적지 않은 기업인들이 고초를 겪은 사실도 있다. 지난 20년간 5대 그룹 총수중에서는 LG그룹 총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 번 이상 구속됐고, CJ, 한진, 한화, 효성, 부영그룹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이었다. 

B그룹 900억대 사회공언 와중에도 …
특히 B그룹 회장은 2018년 12개의 혐으로 구속, 기소되었다. 수술을 이유로 잠시 형이 집행됐지만, 수술 후 지난 6월 30일 다시 구속되었다. 특히 B그룹은 이제까지 사회공헌도 많이 했던 기업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만 해도 약 800억 대 규모의 대학 부지를 기부하고, 장학재단에 100억 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문제는 기업인에 대한 과도한 처벌의 분위기와 반기업 정서가 기업의 의욕적인 활동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반기업 정서’를 가지고 있고, 자칫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지뢰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상태에서는 기업들은 열심히 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수동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지지해주어야만 의욕을 가지고 있을 할 수 있다.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기업인을 미워하고, 법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마당에 의욕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의미를 찾지 못한다. 반면 ‘기업활동이 위축되면 경제 개선이 힘들다’는 것은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업인의 기를 살려주어야 의욕적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갈 수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특히 B그룹회장의 경우처럼 기업이 선행을 행해도 그것을 ‘법원의 선처를 받아내기 위한 의도’라고 폄훼해버리면 그 가치를 지나치게 깎아내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 B그룹이 이제까지 해왔던 사회공헌의 규모는 8,600억 원에 달한다. 특정한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장기적이고, 너무도 많은 금액이다. 기업의 사회공헌을 이렇게 폄훼했을 경우에는 기업인들의 사회공헌 의욕도 꺾일 수밖에 없다. ‘결국, 남들을 도와줘봐야 욕 밖에 더 먹냐’는 인식이 생기면, 이는 우리 사회 공동체 의식의 훼손으로도 이어진다. 반면, 사회공헌에 인식한 기업에 대해 국민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낸다면, 이는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다시 한 번 떠올려야할 것은 바로 ‘한일무역전쟁’ 이후부터 우리 기업들이 해왔던 소재, 부품, 장비 산업에서의 치열한 독립의 과정이었다. 국민들 역시 ‘해방운동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불매운동에는 참여한다’는 심정으로 기업인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만약 이렇게 기업인들이 앞서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국민들이 여기에 신뢰를 가지고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나라의 반도체 경쟁력은 서서히 상실되고, 어느 순간 일본에 백기투항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한국 경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일본과의 경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고, 세계 10위 권의 경제력을 한층 더 발전시켜야 한다. 거기다가 향후 올 수 있는 남북경제협력에도 대비를 해야 한다. 남북의 협력은 우리나라 경제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시킬 훌륭한 기회이고, 여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투자가 절대적이다. 특히 최근에 다시 부는 한류 열풍과 더불어 국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서도 기업인들이 더 많이 활동을 해야 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발표한 ‘한국판 뉴딜’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는 정부의 투자를 ‘마중물’이라고 말했으며, 기업에 의한 민간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인들을 지나치게 가혹하게 수사하고 수감시키면, 이에 호응할 수 있는 기업인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악의적인 범죄적 의도를 가지고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기업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철저하게 단죄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하지만, 의도치 않게 문제가 된 기업인에 대해서는 대국적인 차원에서의 판단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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