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안철수의 미래 전략
오리무중, 안철수의 미래 전략
  • 정하연
  • 승인 2020.10.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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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한때 대선후보감이었다. 그가 처음 정치에 발을 내딛였을 때는 ‘안철수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하고, 한국과 외국을 오가는 사이 그의 존재감은 확연하게 떨어졌다. 최근 안 대표는 현안에 대해 꾸준하게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정치적 파장은 미미하고, 그의 존재감은 부각되지 않는다. 지지율도 낮은 수위에서 답보 중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당대표가 20~22% 사이를 오가는데 반해 안철수 대표는 3% 박스권에 갇혀 있다. 반등과 폭락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마저도 없는 상태다. 국민의당 측에서는 계속 안철수 대표를 소환하지만,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그의 정치 전략이 애매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향후 정치행보는 어떻게 될까?

 

현안 발언 이어가지만 존재감은 미미?
최근 국민의당은 일종의 ‘굴욕(?)’을 당해야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연장 특혜를 주장한 당직병사였던 현 모 병장을 지지하는 백드롭, ‘현 병장은 우리의 아들이다’를 내걸었지만 정작 당사자로부터 철거 요구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 병장은 “나를 정쟁에 이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저 백드롭 하나를 올렸다가 내리는 사소한 사건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국민의당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현안에 적극 대응해 공세를 펼치기는 하지만 때로 그것이 ‘오버’되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패륜정부’라고 말하기도 하고 민주당을 향해 ‘정신줄을 놨냐?’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 국민 통신비 지급을 두고 ‘2만원 받고 싶냐? 나는 싫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야당 대표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정치적 비판이기는 하지만, 발언의 수준이 너무 낮은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정치적인 현안에 대해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기는 하지만, 정치적인 파장은 거의 없는 상태라는 점이다. 기자들이 안 대표의 발언과 SNS상의 글을 인용해서 기사를 쓰고는 있지만 단지 거기까지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 4월 보선이나 이후 대통령 선거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국민의당에서는 최연숙, 이태규, 권은희 등 3명의 비례의원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 역시 언론에 자주 등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특혜 의혹이라는 야권 입장에서는 ‘호재’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은 이지 지난 총선에서도 지적된 바가 있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의원을 전혀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1인 정당’이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는 선거 운동 때 “거대 양당들이 국민 눈치보는 정치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지만, 그 결과는 초라했고 영향력도 미미했다. 
하자만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그간 지속적으로 국민의당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이 바로 장제원 의원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범야권 진영에서 안철수라는 사람을 빼고 정권 교체를 논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정해야 한다”라고까지 이야기했다. 안철수 대표가 향후 정치지형에도 매우 중요한 인물임을 말한 것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마찬가지의 생각이다. 그는 기자들과의 질문과 답변 속에서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 “정치는 가급적 통합하고 연대하다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의견이 합일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초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안철수 대표에 대한 불편한 기색까지 내비쳤다.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자꾸 안철수 대표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였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대해서 노골적인 선긋기를 했다. 
“안철수 씨 개인으로 볼 것 같으면, (그가)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정치 활동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자꾸 국민의힘과 안철수 씨와의 관계를 말하는데,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할 이유가 없다.”

고민의 시간 길어지는 안 대표
현재 안철수 대표에게는 크게 세 가지의 길이 있다. 하나는 국민의힘으로의 ‘흡수’의 형태다. 이는 김종인 위원장이 원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서울시장 후보든 대통령 후보든 당 밖에서 찾을 이유는 없다는 주장을 했다. 따라서 국민의힘과 함께 하는 그 어떤 정치세력도 자신의 당으로 흡수되어야 함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 대표 역시 이러한 흡수의 형태로 정치적 영향력을 다소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지금으로서는 그리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당이 그렇게 일방적인 흡수의 길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어떻게 해서는 자신의 힘을 길러 대등한 연대나 협력을 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길은 지금처럼 독자적인 노선을 걸으면서 외부적인 변화의 계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점은 있다. 비례대표 3명의 국회의원 가지고는 ‘독자노선’을 말하기가 민망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외부적 변수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거대 여당과 야당이 정치 정세를 좌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당에게 유리한 조건이 펼쳐지기는 쉽지 않은 구도이며, 설사 그런 것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지지율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현재 안철수 대표에 대한 3% 수준의 지지율로는 새롭게 생긴 외부 변수가 있더라도 반등의 힘이 부족할 따름이다. 더욱이 현재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무당층은 30%가 넘어선다. 이렇게나 많은 무당층이 국민의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의당이 가진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마지막으로는 범야권 세력이 형성되었을 때 이 부분에 참여해 적절한 연대를 해 나가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나마 존재감을 유지하면서 기성 정치의 판에서 나름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어쩌면 안철수 대표에게 있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일단 이 방법이 사용되기 위해서는 ‘범야권’이라는 판이 깔아져야 한다. 하지만 현 정세에서 국민의힘을 제외한 야권이라고 해봐야 정의당, 열린민주당, 국민의당이 전부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은 국민의당과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들이 합쳐지기는 쉽지 않다. 결국 선택지는 다시 국민의힘 밖에는 없는 셈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철수 대표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내년 4월 보선은 또다시 대한민국의 정치적 흐름이 갈리는 시기다. 서울과 부산 지역 모두 민주당 소속 시장들이 성추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유로 자살과 퇴진을 했다는 점에서 야권에서는 이보다 좋은 호재는 없다. 그러나 만약 다시 이 선거에서 진다면 야권은 ‘회생불가능’이라고 진단을 내려도 무리하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호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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