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새로운 위기, 레임덕과 민주당 갈라치기
민주당의 새로운 위기, 레임덕과 민주당 갈라치기
  • 정하연
  • 승인 2021.03.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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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선거든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 현실이다. 초기에 아무리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해도 판세가 뒤집히는 경우는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민주당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면 그나마 대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권가도까지 민주당에게는 또 다른 험난한 위험과 공세가 예고되고 있다.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이라는 프레임과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갈라치기’이다. 야권과 보수 언론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게 되면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대선 가도에서 장애물을 만나게 되는 셈이다.  /편집자주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노골적인 대선 주자 갈라치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

워딩으로만 보면 마치 문재인 정부를 가열차게 공격하는 야당 인사의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말은 이재명 지사가 지난 3월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이 지사는 당정청의 2차 재난 지원금조차 선별지급하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표출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구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여권 인사의 말을 빌어 “문 대통령을 대놓고 공격을 한 것”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또다른 언론에서는 “임기 말 대통령과 차별화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계산이다”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는 이에 대해서 정면부인하고 나선다. 해당 기사가 나오자 그는 “저의 견해를 ‘얄팍한 갈라치기’에 악용하지 말라. 저의 충정과 의무를 왜곡하지 말아달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러한 ‘갈라치기’ 논쟁은 최근 들어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20년 9월 6일, 이 지사가 MBN 시사 스페셜 인터뷰에 출연했을 당시 진행자와 이런 대화가 오갔다. 

“정운갑> 최근에 어쨌든 줄어들었습니다만 일각에서 자꾸 친문과 분리된 듯한 대립각이 얘기 되고 있잖아요. 왜 그런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재명> 뭐 정치엔 다양한 요소가 있으니까 일부러 분리해서 소위 갈라치기해서 이익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죠. 그런 갈라치기나 정략의 일부가 아닐까 그런 생각합니다.”

이러한 갈라치기는 소위 분열과 대립을 부추겨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의도로 행해지는 것이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갈라치기 분열 작전은 꽤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갈라치기가 파괴력을 가지는 것은 ‘내 편’에 대한 강렬한 소속감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현재 친문 진영과 이재명 지사를 분리시키려는 것은 보수 야권의 매우 유용한 전략일 수도 있다. 이재명 지사가 워낙 확고한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니, 여권이 내부로부터 분열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라치기는 정치에 대해 발언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소환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초 한 언론은 느닷없이 ‘유시민 대망론’이라는 기사의 제목을 내보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미 몇 개월 전 “더 이상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그를 불러내 이재명 지사와의 갈라치기를 시도하는 듯 했다. 당시 유시민 대망론의 근거는 민주당 의원들의 사소한 발언들이었다. 

 

과연 진짜 레임덕일까?

“본인(유시민)은 아직까지 전혀 뜻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유 이사장에 대해 대선 출마를 해달라고 하는 요구들이 있다. (출마)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 1월 CBS라디오에 출연 당시)

“그럴 가능성을 충분히 높게 보고 있다. 지금 친문 진영에선 확실하게 문재인 대통령 이후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 ‘적자’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1월 CBS라디오에 출연 당시)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말이 갑작스레 ‘대망론’으로 변신한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을 통한 대선주자 갈라치기는 지금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것이 근거없는 말이라면 민주당 지지자들도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꾸준하게 ‘연기’를 피우게 되면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대선이 가까이 오면 올수록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겪을 또하나의 위기는 바로 ‘문재인 정부 레임덕’이다. 특히 최근의 윤석렬 전 총장의 사퇴를 두고 레임덕 논란이 더욱 가속화되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런 논평을 내놓았다. 

“민심을 거스르다 ‘레임덕’을 맞은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의 사퇴 일성은 이 정권이 권력 유지에만 집착해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 원칙을 철저히 무너뜨리고 있음을 절절히 웅변하고 있다.”

지난 3월초 한 경제지 사설은 아예 ‘레임덕이 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기 5년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권 말 레임덕이 운명처럼 다가왔다. 청와대와 여당, 행정부에서 계속되는 혼선이 그 징후다. 청와대에서는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표 여진이 길어지고 있다. 검찰 인사를 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이 있었다지만 생중계하듯 잡음을 노출시키더니 사표 반려에도 사의를 접지 않는 신 수석이다. 그런데도 그를 어쩌지 못하고 있으니, 문 대통령은 스타일을 많이 구겼다.’

하지만 어떤 현상을 규정할 때에는 그에 맞게는 기준을 충족했을 때이다. 하지만 지금의 레임덕은 딱히 그 기준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5년 차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안팎을 유지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레임덕이 시작된다는 것은 곧 행정에 구멍이 뚫리고, 관료들이 통제되지 않고, 지지자들이 떠나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몇 가지 사회적 이슈가 있고, 그것으로 혼란이 예기되는 것 자체만으로 ‘레임덕’이라고 규정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러한 이슈와 혼란은 우리 정치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의례 정권 말기가 되면 야권과 보수 언론들은 ‘레임덕이 왔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프레임을 자연스럽게 ‘정권 심판’으로 억지로 끌고 나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프레임 역시 민주당에게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계속해서 ‘레임덕’이라고 부르면, 결국 대중들도 그 프레임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대선주자 갈라치기와 레임덕 프레임을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에 따라서 향후 정국을 운영해나갈 키를 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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