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6 (금)
K-가전, 그 인기의 비결은?
K-가전, 그 인기의 비결은?
  • 최운정
  • 승인 2021.04.26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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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메이드 인 코리아가전제품들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류 열풍이 불면서 이제는 ‘K-가전이라는 이름으로 통칭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 더욱 눈부신 약진을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왕이면 프리미엄급 제품을 구하려는 글로벌 소비자들이 대폭 늘어났다. 그들에게 K-가전은 최고의 품질과 기술력을 가진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가장 선두에는 삼성과 LG가 있으며,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한 중소기업들이 존재한다. 글로벌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K-가전의 인기 비결을 분석해 본다.

LG 시그니쳐(사진=LG)
LG 시그니쳐(사진=LG)

유럽을 휩쓰는 삼성과 LG

프리미엄 가전 시장은 일반 제품의 시장과는 다른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선발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서 막대한 투자를 하거나 혹은 혁신제품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곧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가전 시장은 사소한 부품 하나에서부터 다양한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적용되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거기다가 소비자의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사면서 내부에 장착되는 반도체에 대한 신뢰성을 따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음식을 보관하고 가족의 옷을 세탁하는 가전제품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게 신뢰성을 따지게 된다. 프리미엄 가전 시장이 종합예술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반짝 제품이 팔렸다고 해서 그것이 브랜드에 대한 장기간의 신뢰로 연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전 시장에서는 한번 소비자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 수년, 수십 년간 계속된다. 엄마가 사용했던 브랜드를 자녀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중국 가전제품들이 급성장하고는 있다지만, 세계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K-가전의 승승장구는 결코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그 어렵다는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한국의 브랜드가 공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현재 가전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같은 한국인도 믿기 힘들 정도다. LG전자는 글로벌 최대의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에서 ‘4대 가전으로 불리는 TV,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분야를 휩쓸고 있다. 그간 월풀, GE 등의 제품들이 석권하던 자리에 드디어 올라선 것이다. LG냉장고의 약진도 눈부실 정도다. LG의 프리미엄 냉장고는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포르투갈, 벨기에, 영국 등지에서 성능평가 최고 점수를 받았으며, 프랑스에서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냉장고 1에 올랐다. 특히 이는 프랑스의 소비잡지 <크 슈아지르(Que Choisir)>에서 무려 34천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기에 더욱 신뢰성이 있다. LG트루스팀기술을 갖춘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도 마찬가지다. 2011년 첫선을 보인 후, 미국,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 중국, 일본으로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2020년에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50% 이상 늘어났으며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판매 성장률이 200%에 달하기도 했다.

삼성은 맞춤형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로 전 세계를 공략하고 있다.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17분기 연속 점유율 1위이며, 비스포크는 그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TV 분야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203분기 전 세계 TV 시장에서 1,485만대를 팔아 글로벌 시장 점유율 33%,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냉장고의 경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14개국에서 1위이며, 영국 시장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삼성은 14억 인구의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라 그 판매 상승 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삼성전자).jpg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삼성전자)

공기청정기도 한국제품이 최고

이러한 K-가전의 약진에는 뛰어난 부품제조 기술과 수직계열화된 부품조달 능력이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부품제조 능력은 일본에 한참 뒤떨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예를 들어 LG에서 만들어내는 모터와 컴프레서는 전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부품은 제품의 미세한 완성도를 완벽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LG프리미엄 냉장고의 경우 2017년부터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사용하고 있다. 이 기기를 활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18% 이상 상승하며, 더욱 정밀하게 냉장고를 제어할 수 있고, 진동과 소음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또한, 수직계열화된 부품 공급은 자체적인 생태계를 갖출 수 있게 해주고 선순환 할 수 있게 한다. 삼성 무풍 에어컨의 경우 초미세 구멍을 구현하고, 유려한 디자인을 가능케 하는 금형 업체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부품에 대한 경쟁력이 있다 보니 당연히 원가 경쟁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IT기술이 결합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이 탑재된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는 유럽의 업체들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2~3년 정도만 지나도 이러한 첨단기술과의 결합이 큰 성과를 보일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최첨단 기술들이 장착될 예정이다.

제품의 라인업이 촘촘한 것도 특징으로 손꼽힌다. 예를 들어 LG세탁기의 경우 용량이 16, 17, 19, 21, 22kg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1인 가구, 2인 가구, 4인 가구 등 그 어떤 가구 형태라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으니 그만큼 손쉽게 선택되고 많이 판매될 수밖에 없다.

삼성과 LG만이 K-가전 열풍을 이끄는 것은 아니다. 청정기 제품에서는 코웨이가 손꼽힌다. 코웨이 공기청정기는 미국 뉴욕타임스가 운영하는 소비자 리포트 <와이어커터(Wirecutter)>가 선정한 최고의 공기청정기’ 1위를 2년 연속 수상했다. 30분 만에 12㎡의 사무실 오염도를 98.9%까지 줄여주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으며, 심지어 1년이 지나도 동일한 성능을 발휘해서 평가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외에도 위니아딤채, 캐리어냉장고는 코로나19 백신을 보관할 수 있는 초저온 냉장고를 개발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가전의 인기는 영화, 드라마, 아이돌의 인기와는 또 다른 차원이다. 이는 소비자의 먹고, 자고, 입는 실질적인 생활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인식에 한국을 더욱 깊이 있게 하고 국가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지게 된다.

10년 전만해도 한국 가전은 막 글로벌 시장으로 출발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 10년 동안 세계 가전 시장은 천지가 진동할 정도로 뒤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러한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신뢰는 앞으로도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제 세계 시장에서 코리아의 위상은 기존의 콘텐츠 한류와 더불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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