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세지는 정풍운동
中, 거세지는 정풍운동
  • 최운정
  • 승인 2021.11.0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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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에서는 모든 사회문제를 정부의 통제로 해결하려는 홍색 정풍운동(整風運動)’이 몰아치고 있다. 작년 11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창업자인 마윈이 중국 금융 당국을 비판한 후 계열사 상장 취소를 당하는 등 제재를 당한 것이 시작이었다.

대형 IT기업에 대한 규제가 이뤄졌을 당시, 중국이 알리바바, 텐센트 등과 같은 기업들을 중국공산당의 독제 체제에 걸림돌으로 판단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기업들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을 지지했다. 공동부유는 중국 내 팽배한 부의 불평등을 깨고 정부의 직접 통제로 모두가 동시에 공평하게 부유해지자는 것이다. 내년 3연임을 준비하고 있는 시 주석은 경제, 사회뿐 아니라 문화 영역까지 범위를 넓혀 정풍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예인 팬덤 규제강화 시 한류에도 영향

정풍은 본래 잘못된 풍조()를 바로잡는다()’는 의미이다. 1940년대 마오쩌둥 때부터 시작된 정치활동으로, 중국공산당이 벌인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대대적 정풍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마오 전 주석의 때와 닮아가고 있다.

중국은 정치와 경제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 네트워크까지 통제하기에 이르렀다. 사교육과 영어시험 금지, 게임 시간 규제, 부도덕하거나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퇴출 등이 이뤄졌다. 중국 문화여유부가 지난 9월 발표한 공연 매니지먼트 분야의 연기자 관리 강화 및 공연시장의 건전하고 질서있는 발전을 위한 통지에는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위법 또는 부도덕한 행위를 한 사람을 출연시키지 말 것, 미성년자 출연에 대해 부모나 다른 보호자의 동의를 거칠 것 등을 포함했다. 이와 함께 출연자 립싱크 금지와 립싱크를 위한 조건 제공 금지 등도 포함했다. 여기서 문제는 방송에 출연시켜서는 안되는 블랙리스트선정 기준에 불법 등 사회적 물의 유무 뿐 아니라 정치적 소양과 사회적 평가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대중문화 관련 규제나 특별행동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한류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연예인과 그를 지지하는 팬덤까지 규제의 대상이 됐고, 현지 팬들은 온라인 및 소비 활동에 일부 제약이 걸리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 판공실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연예인의 인기 차트 발표가 금지되고, 투표·서포트 등을 이유로 모금을 하거나 소비를 유도하는 행위가 불가하게 됐다. 미성년자의 경우 연예인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을 엄금한다.

팬덤에 대한 규제는 지난 5월 우유 사건 이후 본격화됐다. 사건의 발단은 중국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인 청춘유니3’이었다. 당시 중국의 한 우유 회사는 청춘유니3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했다. 우유 뚜껑에 QR코드를 부착해 이를 스캔해야 아이돌 연습생에게 투표할 수 있게 만들었다. 팬들이 본인이 지지하는 아이돌 연습생에게 더 많은 투표를 하기 위해 27만여개의 우유를 샀다. 여기서 문제는 QR코드만 스캔한 채 내용물은 전부 버렸다는 것이고, 이는 전국민적 공분을 사게 됐다.

중국 팬덤은 응원하는 스타를 위해 거액의 모금을 진행하거나 앨범·음원을 대량으로 구매해왔다. 그러나 이제 모금을 진행하는 팬덤에 해산 등의 조치가 이뤄져 활동이 어렵게 됐다. 그 예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사진이 붙은 항공기를 띄운 팬클럽이 60일간 중국 SNS인 웨이보 활동을 금지당했던 일이 있다. 이어 아이유를 비롯한 태연, 엑소,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NCT 등 한국 연예인 계정 20여 개가 줄줄이 30일 이용 중지 조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최대 음악 플랫폼 QQ뮤직은 텐센트 QQ뮤직은 한 계정이 같은 디지털 앨범, 싱글을 중복으로 구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디지털 음원 구매에 한정된 조치지만 실물 음반 구매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KCD 중국 수출액은 1550만 달러(179억 원)로 일본, 미국 뒤를 이었다. 중국 당국이 실물 앨범 구매를 강력히 규제한다면 K팝 업계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한국 연예인 팬클럽 규제가 한류 겨냥이 아니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연예계 및 팬덤의 혼란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특별행동을 벌였다라고 밝혔다. 중국은 비이성적인 스타 추종 행위를 막으려는 했다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일부 팬덤을 규제한다고 해서 한류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낮겠지만 오히려 연예인 팬덤 현상이 한국에서 들어왔다고 거부감을 느끼는 중국 국민들이 있어 혐한 분위기가 강화될 우려가 있다. 한국 역시 반중 감정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인터넷도 홍색 규제

지난 9월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이 인터넷 문명 건설 강화에 관한 의견을 통해 시진핑 사상을 지도 사상으로 삼아 사회주의 가치관을 고양하고 인터넷 문화를 개선하겠다라고 밝혔다. 당과 정부의 공동 지침을 통해 중국식 사회주의 가치관을 확고하게 구축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인터넷 공간의 사상 선도 강화, 문화 육성, 도덕성과 행동 규범 강화, 허위정보 및 사이버 괴롭힘 단속, 문명 창출 등 총 8개 분야의 요구사항도 제시했다.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부합하는 인터넷 윤리와 행동 규칙을 만들고, 인터넷 용어를 규범화하며 청소년들의 인터넷 소양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과 정부는 각 지역과 부처가 인터넷 문명 건설 강화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지도체제와 업무 메커니즘을 수립해 누리꾼, 특히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 문명 건설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만리방화벽으로 불리는 차단 체계를 통해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해외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조치는 인터넷에 대한 기존의 검열 수위를 대폭 높이고 사회주의 선전 선동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그간 홍색 규제가 IT 기업, 연예계 등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한 것과 달리 이번 규제는 인터넷 전반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중국인터넷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9억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톈안먼 광장에서 치뤄진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 행사(사진=중국신문망)

시진핑 사상 교육 시행 중

한편 중국은 각급 학교 교과목에 시진핑 사상과목을 신설해 필수 교육으로 지정했다.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중국이 시진핑 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제목의 교과서를 필수 교육 과정에 포함하는 등 공교육 교과서를 개편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사회주의 사상과 당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 전역 초중고와 대학교에 개편된 교과서를 배포했다.

새 교과서에는 시 주석의 명언들을 비롯해 그의 웃는 얼굴이 담겼고, 시대를 반영해 코로나19 퇴치 관련 공산당의 역할 등도 기술돼 있다. 이외에도 시진핑 할아버지는 일로 매우 바쁘지만 아무리 바빠도 우리의 성장을 돕는다”, “애국은 세상에서 가장 깊고 신성한 감정등의 내용이 담겼다.

중국 교육부는 교과서 개편의 목적은 시 주석이 경제, 정치, , 기술, 문화, 국방 등의 주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는지를 알려주기 위함이라며 시 주석의 정치 이념을 초등학교에서 대학원 프로그램에 이르는 국가 교육 과정에 통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뿐 아니라 연예인들도 시진핑 사상을 공부해야 한다. 대중문화를 관장하는 중국 문화여유부는 연예인 교육 관리와 도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규제 사항을 지시했다. 문화여유부는 일부 연예인이 직업윤리를 어기고, 사회주의 문예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으며, 최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나쁜 팬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시사항에는 연예인은 이론 학습과 연구 교류 등의 방식을 통해 문화예술과 관련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을 공부하고 의미와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특히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기치로 삼아 신인을 육성하고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런 지시는 청소년이 아이돌이 되려면 시 주석의 사상을 철저히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 내의 이러한 변화가 당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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