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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과 함께 해온 성과와 노력으로 더욱 기술 개발에 큰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난 10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과 함께 해온 성과와 노력으로 더욱 기술 개발에 큰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 정하연
  • 승인 2022.02.2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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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이승호 대표

지난해 연말,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창업진흥 유공자 포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 시상식은 벤처산업의 발전과 혁신적인 성장에 기여하는 유공자를 포상하는 행사로 1999년부터 개최해 지난해로 23회째였다. 4.2: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이번 수상에서 유독 눈에 띄는 기업은 대통령상을 받은 이안의 이승호 대표였다. 가상 FAB 훅업 설계 및 서비스 개발을 통한 반도체 공장의 설계 및 시공의 효율성을 향상한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였다. 이 기술은 지금의 메타버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메타버스는 전시, 관람, 엔터테인먼트의 개념이 강하지만, 이승호 대표가 만들어 서비스 하고 있는 것은 산업용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200~300명의 설계자가 동시에 온라인에서 반도체 공장 등의 시설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10년 전만 해도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에 관한 개념 자체가 없었을 때이니, 이승호 대표의 사업이 얼마나 앞서갔는지를 알 수 있다. 현재 삼성이 주요 거래처이며 10년간 꾸준히 파트너로 활약해왔다. 이안 이승호 대표를 직접 만나보았다.

 

㈜이안 이승호 대표(사진=종합시사매거진)

관련 업계에서는 독보적 위치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생산 시설은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공사이다. 이런 시설의 내부 미세 배관 설계를 훅업 설계라고 한다. 문제는 이 훅업 설계가 끝나게 되면 매우 고가의 설비들을 사용하게 된다. 또 생산 설비에는 여러 종류의 가스를 사용하는데, 미세한 조절을 위해 1/4인치나 1/2인치 같은 얇은 배관을 많이 사용한다. 보통 반도체 공장 1개에 약 3천 대의 설비가 설치되며, 각 설비에 연결되는 배관 라인이 평균 100라인 정도이다. 따라서 공장 1개에 수백만 가닥의 배관들이 설계되어 시공되어야 하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복잡한 환경 때문에, 2D 도면으로 설계를 진행하던 시대에는 훅업 배관 시공사가 임의로 설계와 시공, 정산까지 진행하는 형태의 산업구조가 생성되었다. 하지만 이런 산업구조 때문에 설계의 최적화가 불가능했고, 여러 시공사 간의 일정과 설계가 겹쳐 공기가 지연되는 일도 흔히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가상공간인 메타버스이다. 이 가상 공간을 활용하면 돈을 들여 설비를 구축하기 이전에도 미리 설계를 할 수 있게 되고 나중에 실제 설비가 오게 되면 결합만 하면 된다. 또 정확성 측면에서도 매우 뛰어나다. 설계의 과정과 결과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다 보니 설사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어디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10년 전 처음으로 이 사업을 시작한 이안은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기업이 되었으며 2022년 올해에는 글로벌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협업 관계를 맺을 예정이다. 직원 260명으로 전체 매출이 250~260억 원이며, 매우 높은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현재 함께 일을 하자며 연락 오는 기업들의 문의가 많지만, 직원을 증원하지 않는 한, 더 이상 일을 맡기 힘든 상황이기도 하다. 우선 이승호 대표에게 수상소감부터 물어보았다.

이번 대통령 표창은 저 이승호 개인이 아니라 주식회사 이안에서 항상 힘쓰고 있는 임직원들이 함께 받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준 직원들 때문에 이런 성과를 얻을 수 있었고, 그 성과에 대한 표창을 직원들을 대표하여 제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고, 앞으로도 직원들과 함께 더 근무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가기 위해 대표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이지만 R&D에 많은 투자

또 이승호 대표는 2017년부터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1일 출입 인원이 2만 명이 넘는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생산 관리, 센서를 통한 설비관리, 안전관리, 보안관리 등 각종 시스템 관리를 위한 설비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효율적인 시스템 없이는 관리가 불가능하다. 이에 이승호 대표는 그간의 업무 경험을 통해 반도체 공장의 관리 체계를 이해하고, 관리에 필요한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구축된 산업용 메타버스 플랫폼인 ‘DT Designer’는 전체 공장을 가상화해서 관리자가 사무실에서도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축되어있다. 특히 ARVR 플랫폼과 연계되어, 현장에서도 공장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유지보수의 현장성과 신속성을 향상시켜 관리자의 업무시간을 줄이고, 정확한 현장 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1년에 처음으로 구축되어 올해부터는 플랫폼이 확장되어 더 많은 업무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승호 대표가 이러한 일을 해내기까지는 약 10여 년간, 3D 도면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예전 90년대에는 관공서에서 3D 도면 많이 했습니다. 당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국전력을 비롯해 발전사나 가스공사와 많은 일을 했습니다. 실적을 쌓고 인정을 받은 후에 2011년도에 창업하면서 외국산 소프트웨어의 부족하고 아쉬운 면을 보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만드는 데에 사용할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삼성과 협의해서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삼성 역시 매우 흡족해했고, 그 인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삼성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안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R&D에 엄청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100을 벌면 100 전부를 R&D에 쏟아부을 정도였다.

최근에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요 사업 분야로 선정하고,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바로 자동화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환경에서 인력에 의지한 설계는 필연적으로 에러와 비효율성을 야기하기 때문에, AI를 활용한 최적의 경로 탐색 기술을 통해 최선의 설계를 도출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시공 품질의 상향 평준화도 매우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훅업 설계가 완료되면, 완료된 도면으로 시공을 수행하게 되는데, 그동안 시공의 모든 업무를 인력으로 감당해왔다. 배관을 자르거나 깎거나 용접하는 모든 작업을 인력으로 하다 보니, 공장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 손을 거쳐 시공된 배관의 품질은 평준화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면 배관을 꺾을 때, 사람마다 꺾는 힘이 달라서 꺾인 부분의 배관 두께가 제각각 차이가 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공장 외부에 훅업 자재 가공 공간을 확보하고, 자동 절단기, 자동 벤딩기, 자동 용접기 등을 도입해 인력에 의존하지 않는 훅업 배관 자재 가공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이러한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이승호 대표가 이끄는 이안은 꾸준하게 성장을 해왔다. 2017년 최초로 매출 100억을 달성한 이후, 이제는 250억 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2020년에는 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맞아 매출 증가율이 61%로 크게 올랐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도 꾸준하게 매출 증가율 1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든 것은 이 안에서부터

이런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이승호 대표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것은 바로 용병술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은 장단점이 있고, 잘하는 업무가 있으면 서툰 업무도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에 있어 필요한 역량이 있는 인력을 채용하고, 제자리에서 최고의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현재까지 좋은 직원들을 만나게 되어, 각자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해준 덕분에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의 장점만 보거나 단점만 보면서 속단하지 않고, 양면을 모두 숙고해서 개개인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하여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직원들이 오래 근무하고 싶은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오랫동안 노하우를 쌓은 직원이 모이게 되면서 기업의 가치가 더 높아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안은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와 뛰어난 복지제도를 자랑하고 있다. 전략기획팀 장은진 팀장의 이야기다.

보통 중소기업이라면 직원들의 복지에 많이 신경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구조상 야근수당과 같은 것을 주기도 어려운 것이 대체적인 속사정입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는 이런 부분에서도 매우 좋은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자유로운 출퇴근을 통해서 자율성을 독려합니다. 휴가도 반드시 가야하고 연차도 꼬박꼬박 써야 합니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우리 회사에 오고 싶다는 친구들이 꽤 됩니다.(웃음)”

회사명 이안모든 것은 이안에서 시작한다라는 맥락에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이승호 대표는 모든 것을 이안에 포용할 수 있는 기업, 모든 기술이 이안에서 나오는 회사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한다.

삼성과 함께 한국 반도체의 전성기를 이끌어온 이승호 대표. 앞으로도 최첨단 반도체 국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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