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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People] ㈜이엘TV 백헌석 대표
[People & People] ㈜이엘TV 백헌석 대표
  • 임지원 기자
  • 승인 2022.06.15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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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를 주제로 한 고퀄리티 다큐멘터리의 전성기, 바로 저희가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넷플릭스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메인 페이지에 떠 있는 ‘삼겹살 랩소디’라는 제목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삼겹살 랩소디>는 국내 다큐멘터리 콘텐츠로는 최초로 지상파 KBS를 비롯해 국내 OTT인 웨이브와 글로벌 OTT 넷플릭스 등 3곳에 동시에 편성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삼겹살을 비롯해 돼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조리법으로 돼지고기를 즐기는 한민족의 식문화를 재조명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뛰어난 작품성으로 인해 한국 독립PD협회 이달의 우수 프로그램상(2020년 12월), 제14회 한국독립 PD상 대상(2021년 1월), 제33회 한국PD대상 TV 작품상(2021년 4월)까지 거머쥐었다. 이러한 큰 성과가 있기까지는 음식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30년간 종사했던 PD 출신 백헌석 대표의 역할이 지대했다. 향후에도 최고의 퀄리티를 지닌 음식 다큐멘터리를 계속해서 만들어가려는 백 대표를 만나보았다.

 

넷플릭스 <삼겹살 랩소디> 큰 인기
한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영화, 드라마, K팝까지 한번 보면 누구나 매력을 느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큐멘터리’이다. 이제까지 한국의 다큐멘터리는 그다지 세계에 알려져 있지 않았다. 우선 장르 자체가 다른 콘텐츠 분야만큼 자극적이거나 대중적이지는 못하다. 그런데 ‘한식 다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근 들어 한국 음식에 대한 인기 역시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엘TV 백헌석 대표가 만든 <삼겹살 랩소디>는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세계 시장을 겨냥해 돼지고기를 굽고, 찌고, 삶는 그 모든 과정을 맛깔난 색감과 소리에 담았으며, 그 결과 한국의 음식문화를 더욱 극적으로 살렸다. 여기에 4K 영상미를 극대화해 ‘고퀄리티 K-푸드’의 글로벌 전파에 큰 기여를 했다. 여기에는 백 대표의 뛰어난 제작 솜씨도 큰 몫을 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넷플릭스의 기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상파와 케이블 TV가 ‘레거시 미디어’라고 할 정도로 독점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등장으로 판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죠. 특히 드라마의 경우 공급 계약을 하게 되면 제작비의 50% 이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작 시스템도 안정되고 따라서 퀄리티를 좋게 만들 수가 있습니다. 이제 한국 영상 콘텐츠의 경우에는 웬만하면 실패하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아져서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다큐가 메인 콘텐츠로서,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지상파인 KBS에 동시 나간 첫 번째 사례입니다. 또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2억 정도의 지원금과 자체제작비 투자를 통해서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대체로 국내 다큐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1억 원 이하인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백헌석 대표는 고퀄리티를 위해 한편 당 2억 원씩, 총 2부작이니까 4억 원을 투입했다. 당연히 모든 면에서 뛰어난 기획과 영상미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큰 성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겹살 랩소디>가 선보인 것이 2020년이니까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좋은 기회를 저희 스스로가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만, 사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한국 콘텐츠에 관한 기대감이 너무 높아진 나머지 그것을 따라가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백헌석 대표는 <삼겹살 랩소디>에 이어 한식 랩소디 시리즈를 이어 가고 있다. 2021년 여름 랩소디 시리즈 2탄인 <냉면 랩소디> 와 2021년 12월 랩소디 시리즈 3탄인 <한우 랩소디> 역시 KBS와 웨이브, 넷플릭스와 동시에 편성해 공급했다. 

 

계속되는 ‘랩소디’ 시리즈
<냉면 랩소디> 는 가장 한국적인 음식 중 하나인 냉면 맛의 본질을 탐구하며 그 속에 담긴 사회, 역사적 정서를 해석했다. 또한 한 그릇의 냉면이 탄생하기까지 명가 장인들의 요리 솜씨를 마치 음악가가 변주하듯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담아낸 영상미가 압권이다. 맛깔나는 영상이 눈을 즐겁게 하는 가운데, 음식 평론가들의 촌철살인 같은 비평도 함께 하고 있다. 또 실향민들의 서정이 속도감 있게 교차하면서 끝까지 시청자와의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자칫 진부할 수도 있는 냉면의 역사적 유래와 사회적 현상을 모던한 영상 스토리텔링으로 재해석했으며, 그 결과 음식 소재 다큐멘터리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어 <한우 랩소디>는 한우에 대한 입체적인 접근으로 전 세계인의 눈과 입을 사로잡을 한민족의 소고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섬세한 소고기 요리를 보여주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앞으로 매년 2편 정도의 ‘랩소디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라는 것. <짜장면 랩소디> ,<김치 랩소디> , <국수 랩소디> , <떡볶이 랩소디>, <치킨 랩소디> 등 다양한 테마의 한식 랩소디 시리즈를 준비해 선보일 예정으로, 전 세계에 K-푸드의 매력을 전파하는 선구자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이렇듯 백헌석 대표가 승승장구하는 데에는, 오랜 세월 쌓아온 전문적인 경력과 함께 힘든 시절을 인내해왔던 끈기가 큰 역할을 했다. 


“외주 제작을 하기 시작하면서 저만의 작품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저희가 저작권을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 ‘남는 게 없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거기다가 제작비를 넉넉하게 받는 것도 아니고, 납품만 하면 끝나는 일입니다. 거기다가 공공지원금을 받는 것 역시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해서 매년 계속해서 도전해야 합니다. 다행히 저희는 그나마 확률이 좀 높아서 몇 년에 한 편씩 당선되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2016년부터는 우리가 저작권을 갖는 제작 시스템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백헌석 대표가 이러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음식 다큐 분야에서 쌓아왔던 오랜 경력 때문이었다.

백 대표는 한양대학교 공대에서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지만, 이후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94년부터 ㈜MBC 프로덕션 PD를 시작한 이후 ㈜엠씨넷 제작팀장, ㈜애플트리 제작부장을 거쳐 ㈜백프로 프로덕션 대표이사에 이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는 2002년부터 ‘요리 보고 세계 보고’라는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짧은 형태의 음식 다큐를 찍기 시작했다. 이후에 <찾아라 맛있는 TV>, <냉면>, <맛의 방주>, <커피에 미치다> 등 음식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20여 년 간 제작해왔다. 백 대표가 이렇게 음식 다큐에 전문적으로 열정을 가지게 된 것은 몽골에서의 경험이 큰 계기가 됐다고 한다. 당시 만났던 한 몽골 할머니의 감동적인 눈물에서 ‘음식이야말로 세계인의 언어이구나’를 강렬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몽골 할머니가 준 음식에 대한 감동
“2001년 몽골로 해외 출장을 갔을 때였죠. 몽골 역시 우리나라처럼 손님이 오면 최대한 정성스럽고 풍성하게 음식을 차려냅니다. 나이 드신 할머니께서 여러 가지 몽골 전통 음식을 해주었지만, 몽골 음식에는 채소도 없고 양념도 없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양고기를 재료로 밥을 해주셨는데, 취재진 4명이 있었음에도 다 먹지를 못했습니다. 저는 너무 민망해서 분위기가 나빠질까 남은 음식을 억지로 다 먹고 촬영을 끝마쳤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려고 하자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시면서 음식을 다 먹어주어 너무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저 역시 두 손을 마주 잡고 고맙게 잘 먹었다고 말씀드렸고 그때 할머니가 지었던 그 미소가 꽤 오래 마음에 남았었죠. 그때부터 음식과 문화, 그리고 사람 간의 정과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고 음식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모두 통하는 중요한 공통의 언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백헌석 대표는 그때부터 음식에 대한 깊은 애정과 그것을 다큐를 통해 승화시키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랩소디 시리즈’를 성공시킨 만큼, 애초에 음식 다큐에 대한 그의 소망은 일차적으로는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는 다음 단계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꿈꾼다. 넷플릭스의 전액 투자를 통해 한국의 음식에 관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목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백헌석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일관된 믿음과 약속을 지키는 것’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이러한 성실과 신의가 있어야만 주변 사람과 협력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가 앞으로도 ‘한식 다큐’에 대한 일관성과 고퀄리티 영상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을 오래오래 지키면서 한류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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