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8:05 (금)
꽃으로 행복을 전도하고 비상을 꿈꾸는 서울플로리스트 협동조합
꽃으로 행복을 전도하고 비상을 꿈꾸는 서울플로리스트 협동조합
  • 유미라
  • 승인 2018.01.12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희 서울플로리스트 협동조합 이사장

 

 

 

 

꽃은 늘 절정의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꽃과 함께하는 순간마다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 젊은 시절 예술적 감각에 충만한 김정희 서울플로리스트 협동조합 이사장은 제2의 인생을 꽃과 함께 시작했다. 100세 시대가 열리고 평생 직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최근 창업 아이템으로 꽃꽂이를 배우는 이들도 늘고 있다. 타고난 감각으로 플로리스트 분야의 으뜸이 됐고 후학 양성과 지역경제를 고민하는 김 이사장을 만났다.

 

꽃은 내 운명, 암 투병을 이겨낸 나의 자산

유난히 서양화를 좋아했던 김 이사장은 결혼 후 평범한 전업주부의 삶을 택하지 않았다. 30대부터 꽃이 좋아 직업으로 삼았다. 취미 겸 용돈벌이로 꽃꽂이를 하던 중 숨겨진 재능이 세상이 드러난 순간이 있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고 혼자서 체득한 꽃꽂이 실력으로 처음 출전한 ‘2003 코리아컵 플라워디자인 경기대회’에서 대상인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이다. 45살에 꽃꽂이가 천직임을 깨닫게 된 순간이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꽃꽂이 회장으로 활동하던 중 큰 대회에 처음 출전한 거죠. ‘아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꽃꽂이 회장과 작은 꽃집 사장에 머무르지 않고 작가로의 길을 걷겠다는 꿈이 생겼어요.”

 

벅찬 감동과 희망도 잠시 이듬해에 김 이사장은 ‘암 선고’라는 끔찍한 절망을 경험한다. 유방암에 걸렸지만 조기에 발견해 현재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 투병 생활을 하면서 규칙적으로 산책하고 사과와 토마토를 먹었다. 그는 “아마도 그때의 생활이 재기의 자양분이 되었던 것 같다. 일반인보다 더 건강하고 강의를 해도 지치지 않는다. 종일 열정적으로 강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푹 쉬면 다음날 기운이 넘친다”라며 밝게 웃었다.  

 

끈질긴 사투를 벌이던 순간에도 꽃은 그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주었다. 한국을 대표해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세계 꽃꽂이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유방암 치료를 받던 중이라 머리를 밀었던 그는 빨간색 두건과 블라우스, 찢어진 청바지로 코디해 참석했다. 무대 위에 오른 김 이사장의 남다른 패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과감하게 두건을 벗어던졌다. 꽃과 함께라면 어느 무대도 두렵지 않고 어떤 병마도 겁나지 않았다. 짧은 정적이 끝나고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그 순간이 지금도 눈을 감으면 파노라마처럼 스친다. 한 외국인이 다가와 “퍼포먼스가 정말 멋있다”라고 극찬했다. 유방암을 투병하며 그가 얻은 소명이 이것이었다. 김 이사장은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 것, 그리고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것. 이 두 가지를 다짐했다”라며 “저를 위해 일하는 스텝이나 제자들이 업그레이드되는 방법을 고심하기 시작했다. 제자들이 잘 성장해야 내가 돋보이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플로리스트의 삶, 절대 만만치 않아

김 이사장은 다양한 계층에게 꽃과 관련된 지식을 가르친다.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꽃의 가치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스토리텔링 강의를 펼치고 플로리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전문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화려한 수상 이력을 보고 전국 각지에서 수강생들이 몰려들었다. 그의 운명을 뒤바꾼 2003 코리아컴 플라워디자인 경기대회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7 코리아컵 플라워디자인 경기대회 금상 지도교사, 2010 제45회 전국기능경기대회 화훼장식 금메달 지도교사, 2011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화훼장식 금메달 지도교사의 영예를 누렸다. 같은 해인 2011년 우수기능인개발 국무총리상을 표창했으며 2012년 제47회 전국기능경기대회 화훼장식 은메달지도교사와 화훼장식 경기대회 고용노동부장관상 지도교사, 2013년 서울시장중소기업청장 표창을 받았다. 최근인 2015 코리아컵 플라워디자인 경기대회 금상 지도교사까지 후학양성이 중점을 둔 수상이력은 그의 가치관을 말해준다.

 

“학생들에게 항상 ‘노력은 너의 손끝에서 해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에 숨어있는 디테일을 찾으라고 얘기해요. 실제로 플로리스트 중에는 고소득자가 많지 않아요. 처음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없다 보니 간혹 잘 풀린 경우 자만하기 십상이죠. 주변에서 칭찬하는 실력에 우쭐거리다가 혹독한 시련을 겪은 후 성숙한 제자도 보았습니다. 오랫동안 묵묵히 실력을 쌓은 후 공간을 마련해 꽃집을 운영하면서 원 데이 클래스(one day class), 거래처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최근 플로리스트 수업을 듣는 사람 중 대부분은 90%는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 은퇴 시기가 빨라져 진지하게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다 플로리스트를 선택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취미로 배우는 사람이 많았다면 요즘 직업을 바꾸려는 분들이 많다”라며 서울플로리스트 협동조합에 대한 소개를 들려줬다.

   



서울플로리스트 협동조합이 그릴 밝은 미래

서울플로리스트 협동조합은 4년 전 김 이사장이 주도해 탄생했다. 현재 15~20명이 소속돼 활동 중이다. 그는 “저에게 배운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져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협동조합을 통해 수강생만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혜택을 줘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라며 “매해 ‘플로리스트 서울 쁘띠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플라워 콜라주 아트를 전시하는데 꽃에 매혹돼 계속 감탄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 자격증인 플라워숍 지도자 자격증을 신설해 조합원 중에서 8명이 취득했다. ‘꽃이 예술처럼 아름답다’는 점을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지방의 소도시는 아이들이 졸업 후 마땅히 취업할 곳이 없다고 해요. 협동조합에서 좋은 지도자를 발굴해 전국 곳곳의 아이들이 플로리스트로 성공 가도를 걷는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습니다.”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 운영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실천하면서도 본인의 작품 활동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꽃의 미학과 실용성을 가미한 플라워 콜라주 아트 분야의 선두주자로 남겠다는 것이다. 그는 늘 “고통 없이 이뤄지는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플로리스트로 성장하기 위해 감내한 고통의 크기를 잘 알기에 인성을 갖추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늘 강조한다. 꽃과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한 자질을 잘 알고 있는 김 이사장의 교훈이 플로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귀한 가르침이 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여의도파라곤 1125)
  • 대표전화 : 02-780-0990
  • 팩스 : 02-783-25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운정
  • 법인명 : 데일리뉴스
  • 제호 : 종합시사매거진
  •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0618
  • 등록일 : 2010-11-19
  • 발행일 : 2011-03-02
  • 발행인 : 최지우
  • 편집인 : 정하연
  • 종합시사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종합시사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isanewszine@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