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IT강국? 화재로 확인된 허술한 국가기간통신망 관리
한국이 IT강국? 화재로 확인된 허술한 국가기간통신망 관리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18.12.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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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화재 통해 대한민국 안전장치 심각하게 대처해야...
 
지난달 24일 KT 서울 아현지사에 난 불로 빚어진 서울 서북부 지역 등의 통신·결제대란은 국가의 신경중추라고 할 수 있는 기간통신망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여실히 보여 주었다. 규모로 보면 크지 않은 불이 순식간에 세상을 오프라인으로 바꿨지만, 방화 장비는 달랑 소화기뿐이었고, 비상사태에 대비한 백업 시스템도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는 사태다. 대한민국은 엄밀히 휴전대치 상태인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소방 당국과 KT에 따르면 발생 10시간여 만인 오후 9시 30분에 완전히 진압된 아현지사 건물(局舍) 불로 통신구 내 광케이블과 전화선 일부가 불에 타 서울 중·용산·서대문·마포·여의도·은평구 일대와 경기 고양시 등지의 KT 인터넷과 이동전화 불통 사태를 낳았다. 15년 만의 최장 통신장애였다. 이로 인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은 물론 배달앱, 카드 결제 단말기 등 각종 서비스가 먹통이 됐고, 그 지역의 자영업자는 아예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한국 IT강국의 체면을 크게 손상시켰을 뿐 아니라 가뜩이나 한국의 경제가 악화일로에 처한 상황에서 우리의 경제활동에도 적잖은 타격을 가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다. 한국의 국가 기간망 관리가 겨우 이정도냐는 비판도 초래하고 있다.
 
전후 상황을 보면 이번 통신대란은 시대에 뒤떨어진 법 규정과 KT의 안이한 대응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 8000회선과 광케이블 220조(전선 세트)가 설치돼 있었지만, 통신구의 길이가 500m가 안 돼 소방법 규정에 따라 스프링클러 대신 소화기만 비치했다고 한다. 게다가 KT는 아현지사를 A·B·C·D 4단계 가운데 D등급으로 분류해 우회 시스템도 갖추지 않았다. 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같은 회선으로도 전송하는 서비스와 트래픽은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안이한 대처를 한 것이다. 이번 화재는 KT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도에 치명타를 가한 것은 물론 통신강국 한국의 이미지까지 무너뜨릴 수도 있는 황당한 사건이다.
 
 
1994년 서울 종로5가 통신구 화재 때 재발 방지책이 나왔지만, 그때뿐이어서 국가기간통신망 관리가 갈수록 퇴보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만약 주요 통신구가 테러나 자연재해로 손상된다면 국가의 기본 업무도 마비될 것이니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차제에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소방법 등은 뜯어고치고 시설 규모가 작더라도 백업 시스템은 모두 갖추는 게 맞다. 통신사 간 벽도 허물어 KT 회선이 끊어지면 SKT나 LG유플러스 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정부와 통신사는 ‘위험과 안전에 대한 대비는 항상 최악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KT는 영세 자영업자의 피해 보상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KT화재를 통해 대한민국이 또다시 '안전 불안' 상태에 있음을 확인시킨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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