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호랑이의 기개로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최선을 다합니다”
“젊은 호랑이의 기개로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최선을 다합니다”
  • 정하연
  • 승인 2020.01.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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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엔지니어링 김기현 대표
사진촬영: 이 신 기자
“그저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 전부입니다. 이런 저에게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80여 명의 전 직원에게 이 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그들이 없었으면 오늘의 저희 회사가 있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직원들에게 고맙습니다.”
지난 12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영호엔지니어링 김기현 대표는 벅찬 가슴을 억누를 수 없었다.
자동화 기기에 30여 년을 바친 지난 세월이 마치 영화처럼 순식간에 눈앞에 스쳐 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 직원을 최고로 삼는 독특한 경영철학과 기술에 관한 한 지고는 못 사는 성격으로 기술개발에 임해왔다. 최근 일본이 각종 반도체 소재와 장비를 수출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는 약이 올라 잠을 자지 못했을 정도의 애국심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영호엔지니어링 2공장의 전경 (사진=영호엔지니어링 제공)
영호엔지니어링 2공장의 전경 (사진=영호엔지니어링 제공)
 
이직율 낮아, “나가라 해도 안 나가”
㈜영호엔지니어링(이하 ‘영호’)의 김기현 대표는 지난 30년간을 기계 설계자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1993년 개인 회사를 창업한 이후 각종 자동화기기, 특수 기계를 설계, 제작해왔으며 최근에는 CRT·PDP·LCD·OLED와 관련된 특수 제조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매출 성장 속도는 가히 무서울 정도다. 매년 끝없이 전년도 매출을 상회했으며 2018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출실적은 1억 2000만 달러이다. 지난해보다 무려 233%나 성장했다. 그간 중국에 많은 수출을 해왔으며 현재 베트남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유럽, 미국 등에도 진출하면서 한국 기계 제작 기술을 전 세계에 알려왔다. 또 장비 및 부품의 국산화도 멈추지 않았다. 태양전지의 라미네이팅 시스템, LCD 패널 커브드 변환 시스템, 트레이(Tray) 이송장치 등을 국내 기술로 제작했다.
 
영호엔지니어링 김기현 대표 (사진=이 신 기자)
영호엔지니어링 김기현 대표 (사진=이 신 기자)

“회사 이름인 ‘영호’는 젊은 호랑이라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호랑이의 기백을 가지고 전 세계에 우리 기술을 알리고 있습니다. 사실 기술, 장비 개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회사들이 앞서서 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카피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우리나라의 기술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힘들어도 내 손으로, 내 땀을 흘려서 개발한 기술만이 진정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의 헌신이 매우 컸고, 그 뒤에는 김기현 대표의 직원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저는 집에 돌아가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가족입니다. 그리고 회사에 오면 제일 소중한 사람들이 바로 직원입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직원들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려서부터 돈만 벌면 다른 사람에게 퍼주는 아버님을 닮아서(웃음) 직원들에게 많은 월급을 줍니다. 아버님은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 집으로 돌아오면 빈 봉투가 됩니다. 다행히 지나치게 가난하게 자라거나 어머님이 돈 때문에 고생은 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해마다 다른 회사들 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많은 상여금을 주고 있고, 퇴직 후의 삶까지 생각해 퇴직금도 많이 줍니다. 이렇게 직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직원들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게 됩니다. 이직율도 낮아서 이제는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갑니다.”
 
독특한 직원 사랑, 경영철학
사실 김기현 대표는 애초에 돈을 버는 목적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공동체가 함께 노력을 했으니, 그것으로 벌어들인 돈도 모두 공동체를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 그래서 직원들에 대한 복지도 매우 탁월한 수준이다. 2003년에 창업한 이래 17년째 노사분규는 전혀 없고, 부서별 회의 및 전체 부서가 모여서 회의를 통해 업무를 분담하고, 문제점을 자율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핵심 기술 인력 및 모든 부서의 평균 근속 년수가 5년 이상이다. 또 기숙사 시설을 완비하고 하루 세끼 모두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직률이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다. 또 핵심 기술 인력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영호엔지니어링이 생산하는 제조장비의 모습 (사진=영호엔지니어링)
영호엔지니어링이 생산하는 제조장비의 모습 (사진=영호엔지니어링)

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사들을 위한 동반성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술을 전수해주거나 협력사 계약 시 선급금 지급으로 원활한 공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또 간담회 개최로 협력사의 애로사항을 개선하는가 하면, 우수협력사에 대해서는 상금과 상패를 전달한다. 
“제 스스로는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예전에 일본이 반도체 장비와 소재를 수출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에는 약이 올라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의 국산화율은 90%입니다. 나머지 10%는 수요가 많지 않아 기술개발을 안 할 뿐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의 경우 해외 의존도가 70%나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될 수 없습니다. 일본이 또 언제 우리에게 보복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는 반도체 관련 기술 개발과 관련, 내년 예산을 60억 원 정도 잡아 놓았습니다. 정부에도 손을 좀 벌려서 이번 기회에 반도체 장비 관련 문제를 좀 속 시원하게 해결하고 싶습니다. 애국이라는 것이 다른 것이 있습니까. 우리 힘으로 스스로 기술독립을 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 중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내년 R&D 예산이 60억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영호의 순이익은 100억 원 정도. 전체 순이익의 60%를 R&D에 재투자한다는 것은 입이 떡 벌어질 일이다. 김기현 대표가 장비 국산화에 어느 정도 열의를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구나 그는 2세 경영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아들인 김호연 차장은 입사한 지 7년 차이며, 처음에는 기술부에 있다가 이제 영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김 대표가 가진 경영철학과 회사의 운영방침을 전수하기에는 2세 경영이 매우 탁월한 선택이다.

‘젊은 호랑이’의 기개를 가진 패기 넘치는 기업, 기술로 애국을 하고, 회사를 ‘공동체’로 생각하는 김기현 대표와 같은 기업이 많아질 때, 진정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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