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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발열 체크, K-방역의 위상 한 단계 업그레이드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발열 체크, K-방역의 위상 한 단계 업그레이드합니다”
  • 정하연
  • 승인 2020.08.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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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스마트 발열체크기’ 개발 ㈜아하정보통신 구기도 대표
㈜아하정보통신 구기도 대표(사진= 정혜정 기자)
㈜아하정보통신 구기도 대표(사진= 정혜정 기자)

 

토목공학을 전공했지만, 전자공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이가 있다. 해당 분야를 알기 위해  3천 권의 책을 읽었고, 만들어 내는 제품마다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다는 등 독보적이다. 26년째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의 6배에 해당하는 2,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아하정보통신의 구기도 대표. 지난달 세계 최초로 버스와 지하철 등에 설치할 수 있는 스마트 발열체크기를 만들어 김포시 버스에서의 시범운영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상이 바뀌면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스마트 발열체크기를 회사 발전의 리부트(Reboot)의 계기로 삼고 있다는 구기도 대표를 직접 만나 보았다. 

 

생각보다 열악한 버스, 지하철 상황에서 아이디어

아하 정보통신 LED 디스플레이와 구기도대표(사진= 정혜정기자)
아하 정보통신 LED 디스플레이와 구기도대표(사진= 정혜정기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발열체크기는 우리의 일상이 됐다. 심지어 찜질방을 가도 발열을 체크하기도 한다. 특정한 공간에 사람이 모이면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정한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이러한 발열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스마트 발열체크기다. 1m거리에서 버스를 타려는 순간 마스크를 썼는지, 안 썼는지, 그리고 체온이 어느 정도인지를 99.7%의 정확도로 파악해낸다. 음성기능이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면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하고, 체온이 높으면 가까운 선별진료소로 안내하기도 한다. 물론 버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지하철, 영화관, 유치원, 레스토랑, 도서관, 카페, 교회, 대학 등 사람이 이동해 모이는 모든 곳에 설치되고 있다. 가격도 대당 200만 원 수준이라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향후 이 스마트 발열체크기가 확산될수록, 치밀하고 촘촘한 K-방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기도 대표가 운영하는 아하정보통신의 제품들을 보면 ‘디지털’과 ‘스마트’화의 최첨단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자칠판, 전자교탁, 스마트 테이블, 디지털 샤이니지, LED 디스플레이가 주요 생산품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스마트 발열체크기가 가장 ‘핫한’ 제품이다. 
“처음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아내(유현주 부사장)와 대화를 할 때였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대화하던 중 버스나 지하철이라는 공간 자체가 매우 열악한 공간이라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만약 어떤 제품이 사람이 이동의 순간에서부터 체온이 높은 사람, 혹은 확진자를 구별해 낼 수 있다면, 방역은 매우 효율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해 6월에 양산해낼 수 있었습니다. 저희 예상으로는 올해만 약 20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범사업을 한 결과가 매우 좋게 나왔습니다. 다만 경영자로서의 욕심이 아니라 우리나라 방역을 위해서 더 많이 제품이 확산되었으면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버스만 13만대이고, 그 외 관광버스, 마을버스, 직장통근버스, 지하철 개찰구를 합하면 아마로 수요처는 3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기도 대표가 처음 스마트 발열체크기를 개발하려고 했을 때에 우리나라 발열체크기의 상황은 매우 열악했다고 한다. 올해 1~2월말 해도 제대로 된 체온 측정기가 없어 산업용으로 쓰던 열화상 카메라를 급하게 도입해서 사용했다는 것. 그런데 문제는 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사람의 온도가 32도, 31도로 나오는 오류가 심심치 않게 발견이 되었다. 이 말은 곧 열이 40도가 되어도 36도라는 정상 온도로 표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코로나19 방역에 있어서는 근본 전제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기존 열화상 카메라, 비싸고 오류 많아
열화상 카메라는 단독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흑체(Black Body)와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이 기기는 주변의 온도를 파악해 사람이 가진 열을 보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주변 온도가 25도라면, 이것을 감안한 후 체온을 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흑체 기기만 500만 원 정도이고, 열화상 카메라까지 합하며 그 가격은 무려 2,000만 원을 상회하게 된다. 대중적으로 사용되기에는 무리가 있는 가격이었다. 거기다가 열화상 카메라는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19를 잡기에는 무리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발열체크기는 우선 정확하고, 빠르고, 저렴한 것이어야 합니다. 저희 아하정보통신의 제품은 플러스, 마이너스 0.3%의 오작동율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정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가격은 200만 원대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 168개국의 언어를 지원하고, 16개국의 음성을 지원합니다. 우리나라 제품의 세계화를 위해서 발빠르게 뛰고 있습니다.”
구기도 대표가 오늘날 이렇게 똑똑한 발열체크기를 만들어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는 이미 4년 전에 세계 최초의 LCD 전자칠판을 개발해 64개국에 수출하며 세계 3위의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16 제품안전의 날에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전자칠판은 도형이나 그래픽 등에 유용하게 쓰이는 디지타이저(digitizer)기술을 탑재했고, 75인치의  화면에서도 사용자의 시력 저하를 유도하는 물결무늬인 ‘무아레 현상’을 최소화했다. 미국, 유럽, 러시아, 인도, 중동에 판매하면서 우리나라 기술력을 세계에 알린 바가 있다. 지금도 아하정보통신의 매출 중 4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단단하게 입지를 다져놓았기 때문이다. 구기도 대표의 항공 마일리지가 160만 이라는 사실은 그가 얼마나 많이 해외 출장을 자주 갔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이 전자칠판 시장이 새롭게 요동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수년간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힘입은 바가 크다. 
“전 세계를 다니며 전자칠판을 알렸지만, 중국 회사들이 반값에 제품을 판매하면서 저희 회사의 제품이 다소간 타격을 입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하면서 이제 미국 정부나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는 더 이상 ‘메이드인 차이나’ 제품을 쓰지 않게 됐고, 대체 제품을 찾다 보니 한국의 아하정보통신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간 국내의 다른 전자칠판 회사는 거의 생존하지 못한 상태였고, 그 결과 우리 회사 제품이 채택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1위를 하는 미국 업체가 저희 회사를 찾아왔고 지난 7월 1일부터 공식적인 론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아하정보통신(사진제공= (주)아하정보통신)
(주)아하정보통신(사진제공= (주)아하정보통신)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한 끝없는 탐구와 몰입
어떻게 보면 ‘운’이 따라주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기반에는 아하정보통신의 기술력과 장기적인 회사의 비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운이 있다는 것도 결국 준비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는 구기도 대표의 공격적인 사업 마인드가 존재한다.
“이제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면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합니다. 다른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6개월이면 잦아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움츠리고, 소극적으로 변했습니다. ‘일단 견뎌보자’는 자세였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치사율이 낮다고 하지만, 엄청나게 빠른 감염 과정을 보면서 짧은 시간에 끝나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했고, 새롭게 아이디어를 내면서 회사의 활로를 모색했습니다.”
대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의 경영자라면 골프를 치기도 하고, 나름의 힐링 방법도 있지만, 구기도 대표는 오히려 정반대이다. 골프는 거의 치지 않고, 컴퓨터에 앉아 있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세상의 정보를 습득하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아이디어 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출장에서 경험한 것들을 되새기고 그것을 어떻게 제품에 접목시킬지 끊임없이 몰두한다고 한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그냥 가만히 놀다가 느닷없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몰입하고 공부하고, 경쟁자를 살펴야 하고 또 많은 경험을 해야 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기술’이란 없습니다. 이미 있는 기술을 어떻게 융합하는지가 제일 중요한 관건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구기도 대표는 사회공헌을 잊지 않는다. 이미 10년 전부터 독거노인을 위한 다양한 봉사와 지원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다. 그는 “특별한 철학이 있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누다 보면 기쁨이 생긴다”고 말한다. 전자칠판에서부터 시작해 스마트 발열기까지 연속적으로 히트상품을 만들어온 구기도 대표. 앞으로도 그의 탐구와 열정이 식지 않아 대한민국의 IT기술력이 더 많은 히트상품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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