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8 15:13 (화)
[Global People] 전통자개명장 진주쉘 이영옥 대표
[Global People] 전통자개명장 진주쉘 이영옥 대표
  • 양현주 기자
  • 승인 2022.06.15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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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과 아름다움 갖춘 한국의 전통문화 자개, 한류와 함께 글로벌하게 알리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과거 자개장롱은 부의 상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방에 들여놓은 기품있는 자개장롱은 집을 찾은 많은 손님의 탄성을 불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들의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다. 현대 서양식 가구가 급격하게 소비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 전통 자개는 기술적으로 혁신을 하면서 고급 전통 한국 문화의 중요한 부 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큰 역할을 담당해왔던 사람이 바로 전통 자개 명장이자 ‘진주쉘’의 이영옥 대표이다. 그녀는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자개에만 천착했으며, ‘착색 자개’라는 새로운 발명을 통해 전통 자개의 위 상을 한 단계 더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명품 자동차 회사인 벤틀리에서 <오징어 게임>의 여주인공인 정호영 배우와 함께 전통 자개를 소품으로 사용해 영상을 찍었다. 이는 곧 세계적으로도 한국 전통 자개의 고급스러움을 인정 받았다고 할만한 사건이었다

 

유수의 대기업과 콜라보 작업
이영옥 명장은 자개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다양한 디자인, 아트웍으로 자개 문화의 현대화에 기여해왔으며 깊은 감성을 지닌 나전칠기 작품과 문화를 담은 함도 만들었다. 여기에 건축, 인테리어, 금융, 뷰티 등 다양한 작품 스펙트럼으로 자개 아트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의 콜라보로 외교 선물, 해외 선물 등 한국 자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벤틀리는 물론이고 해외잡지인 보그(VOGUE)와 삼성전자 비스포크의 콜라보 홍보에도 이영옥 명장의 자개가 들어갔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이제까지 받은 상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전통 명장전 최우수 명장상, 그랑프리 미술대전 초대 개인전에서 초대 작가상과 올해의 최우수 작가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와함께 세계발명대회 세미그랑프리 경기도지사상(WIPO 특별상), 제51회 발명의 날 특허청장 표창상, 제12회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장, iF 머터리얼 어워드 선정, iNEA 은상, GD/AIDA 선정, 2021 아이디어스 어워드 공예 부문 최우수 작가상, 2021 CICON 혁신 부문 최우수상, 경기벤처기업청장 표창장 등을 받았다. 

이러한 많은 수상으로 인해 유명세를 많이 탔고 그만큼 더 많이 바빠졌다고 한다. 그녀는 작업을 하면서 힐링을 하는데, 최근에는 많이 바쁜 가운데에도 근무시간 회의, 미팅을 제외하면 늘 작업에 몰두하고, 심지어 미팅이 많은 날에는 퇴근 후와 휴일에 더 많은 작업에 매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쁜 과정에서 애초에 자신 목표했던 것을 이뤘다고 한다. “저의 목표는 자개를 장이나 함에 머물지 않게 하고 국민들의 손에 넣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물건에 자개가 들어간다면 자개 명장으로서의 저의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미 그런 것들을 모두 이뤘습니다.

LG생활건강에 48만개 분량 화장품 용기를 납품했고, 2021년에는 자개 폰케이스까지 출시했습니다. 또 KB국민카드와 함께 자개가 디자인된 신용카드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 국민들이 어디에서나 자개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앞으로는 ‘K-컬쳐’를 알리는 데에 더 많은 자개가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조그만 반쪽의 나라에서 이 정도의 국가 브랜드 위상을 만든 것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여기에 자개가 더해진다면 한국문화의 품격이 더 올라가고 글로벌 세상에서 그 위상이 향상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별로 인해 사업 전선 뛰어들어
이영옥 명장이 처음 자개를 접한 것은 유년 시절에서부터였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가 자개 장인이셨던 까닭에 늘 자개와 함께하는 생활을 해왔다. 그 자개의 색이 너무나 영롱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취해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성인이 되어 전적으로 자개를 만드는 작업만 할 수는 없었지만, 제작 등 운영 전반의 일을 도우며 대부분 아이를 업고 작업을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남편과의 사별은 그녀의 삶을 결정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남편의 부재로 이제 제가 직접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가정주부로 살아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다만 그때에도 여전히 자개를 사랑했다는 사실만큼은 틀림없었습니다. 결국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자개에 도전하기로 하고 그때부터 무수한 노력으로 선대의 자개 사업을 잇기 시작했습니다. 숱한 고생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다 극복해낸 것이 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바로 ‘착색 자개’의 발명이었다. 과거의 자개장을 떠올리면 대체로 검정색 바탕에 자개가 새겨져 있었다. 물론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다양한 자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문화적, 예술적 교양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개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탄생해야 할 시점이기도 했다. 마침 상당한 물량의 자개 주문이 들어왔는데, 문제는 고객이 매우 다양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이렇게 고민하던 이 명장에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기술적으로 실현하는데 있어서 이 아이디어가 큰 보탬이 되었는데, 과거의 자개만 반복하지 않고 자개에 보다 화려한 색깔을 입혀보자는 제안이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착색 자개’이다. 특허까지 받은 이 제품으로 이영옥 명장은 사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게 됐다. 주문이 밀려들어 왔고 각종 발명 대회에서 수상했다. 독일에서도 큰 인정을 받았고 국내 지상파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 명장의 기술을 도용한 다른 회사로 인해 피해도 입었지만, 지금은 ‘오리지널’의 명성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한 별도의 회사와 계약을 해서 해외로도 많은 수출을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와 함께 자개는 좀 더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사람들이 좀 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원하게 되고, 이러한 상황에서 자개가 급부상했다는 것이다. 또 이 명장은 최근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자개를 더욱 많이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반응이 예상외로 너무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우리의 전통문화라 요즘 젊은 세대들은 별로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 수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신청을 했다고 한다. 

“올해 1월부터 고려대, 한양대, 덕성여대, 한국외국어대학교, 의정부시 다문화센터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줌과 현장강의를 했는데, 수강인원만 1,200명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이 정도로 자개를 사랑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자개를 가볍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만약 아름답거나 가치가 없다면 이런 큰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최근에 미국에 ‘자개 키트’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자기 손으로 자개를 체험해볼 수가 있습니다.”

 

국가에서 장인들 보조해야
이 명장이 이토록 자개를 대중화시키는 데에 큰 공을 들이고 있지만, 문제는 자개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지 않고, 더 나아가 지금 자개를 하는 사람들조차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는 점이다. 자개는 제작 기간이 상당히 소요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게다가 자개를 만든다고 해서 빠르게 팔려나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생계에 내몰린 실력 있는 장인들이 숙련된 공예 기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말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영옥 명장의 해법이다. 
향후 이 명장은 이제 살아 있는 동안 사랑하는 자개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줬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더 바빠지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자개를 알려야 한다는 그런 의무감 때문입니다. 제가 숨을 쉬는 동안까지 자개와 함께 하고 제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제가 열심히 하고 있으면 누군가는 주목하게 될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들 때 저변은 넓어질 거라 확신합니다.” 그녀는 자개와 함께 하는 삶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많이 느낀다고 한다. 길가에 있는 들풀조차도 모두 예술작품이며, 그 자연을 구현해 내는 자신의 직업을 사랑한다고 한다. 

이제 K-컬처는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저 한순간 인기를 끌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글로벌 문화의 주류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바로 5천 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의 민족이었던 한국이라서 가능했을 것이다. 이영옥 대표가 앞으로도 전 세계에 자개의 아름다움과 품격, 가치를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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