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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년간 멈추지 않는 성장세의 비밀, 바로 직원복지의 개선입니다."
"지난 25년간 멈추지 않는 성장세의 비밀, 바로 직원복지의 개선입니다."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04.1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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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5일 서울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는 상공의 날행사가 열렸다. 상공의 날은 상공업의 진흥을 촉진하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상공인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지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올해는 50주년을 맞아 그간 끊임없는 도전과 기업가정신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사를 써온 상공인의 헌신과 노력을 격려하는 한편, 상공인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의미에서 ‘50년의 도전, 100년의 비전이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고창주류 유한회사 정용철 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았지만, 26살부터 주류 배달부터 시작했던 정용철 대표는 국내 전통주의 열악한 유통환경을 개선하고, 회사의 이익을 크게 늘렸으며 직원복지에 큰 힘을 쏟은 결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입사 초기 열악했던 환경

▲고창주류 정용철 회장의 인터뷰 모습(출처=데일리뉴스)
▲고창주류 정용철 회장의 인터뷰 모습(출처=데일리뉴스)

흔히 ‘2세 경영이라고 하면 그래도 남들보다 편안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큰 고생을 하지 않는다고 여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것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 어떤 경우는 일반 흙수저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견뎌낸 후에야 성공으로 나아가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고창주류 정용철 대표가 바로 이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고창주류는 아버지인 고() 정길진 회장이 1977년부터 운영하던 주류 도매상이었다. 아버지는 고려대학교 법대까지 나온 수재였으나 여러 좋지 않은 일에 휘말려 재판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과거 고창에서 고창남자중학교를 설립해 교장을 하고 어머니는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선생님을 했다. 이후 교직을 떠난 아버지는 도로공사의 토건 사업에 참여, 3천 명의 인부를 거느리면서 많은 돈을 벌기도 했다. 또한 고창종합병원의 설립에 기여하고 전북도 의장까지 지내셨다. 이와 더불어 지역에 기부와 봉사도 많이 한 훌륭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후 현 정용철 대표가 1999년 회사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회사는 다소 열악한 상황이었다. 연 매출을 12억에 이르기는 했지만, 거래처의 부실 채권으로 인해서 결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결국 말일이 되면 은행 대출로 회사를 연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입사 당시의 정용철 대표를 금수저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직원에 대한 무한 책임감을 지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과거 10명의 직원이 47명으로 늘었고 2022년 매출은 330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여기에는 정 대표만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먼저 이번 수상에 대한 소감을 물어보았다.

상을 받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 좀 얼떨떨했습니다. 상에 대한 큰 욕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받게 된다니 기분도 좋고, 지난날 고생했던 일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제가 주류배달을 하면서 이 사업에 참여한 지도 25년이 다 되어갑니다. 당시만 해도 도로가 제대로 깔리지 않아서 비가 오는 날이면 온통 진흙밭이어서 참 고생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아서 열심히 달려오다 보니 이렇게 좋은 날이 오는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창주류는 인기 있는 제품만 판매하는 주류 도매상이 아니다. ‘전통주에 대한 사랑이 매우 크고 이를 현실에서 이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 대표가 유통하는 전통주는 꽤 많다. 대표적으로는 고창 소주, 꽃빛서리, 화요, 서울의 밤, 명랑, 매실 원주, 고인돌 복분자, 산매수, 명작 등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많이 팔리는 주류는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카스 등의 소수 제품이다. 하지만 정 대표는 젊은 층 위주의 맛집 등에 전통주를 추가해서 전통주의 확산과 대중화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정 대표가 이렇게 전통주의 대중화에 노력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주류 고객의 다양해진 취향

▲세계 주류 종류 이미지(출처=클립아트코리아)
▲세계 주류 종류 이미지(출처=클립아트코리아)

주류시장은 이제 다양성이 가장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단지 소주나 맥주만 즐기는 게 아닙니다. 전통주에 관한 관심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품목을 더욱 늘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도 저희를 선호해주십니다. 이제는 인근 일대에서는 저희 고창주류가 영업을 제일 잘한다고 소문이 났을 정도입니다.”

이런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정 대표가 기울인 노력은 상당히 다양하고, 또 매우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가장 먼저 정 대표는 120평 창고에 전통주 진열장을 만들어 선반 번호를 지정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하고, 기타 주류를 주문하는 직원과 기타 주류를 정리하는 직원을 구분하여 관리했다. 또 마트와 슈퍼에 납품하는 가정용 주류는 100평 창고에 많은 구색을 갖췄다. 더 나아가 정 대표는 식당, 주점, 호프 등에 제공하는 냉장 쇼케이스 창고를 50평 규모로 정리해, 3명의 냉장 쇼케이스 관리직원을 별도로 구분 배치하고, 1톤 리프트 차량을 2대 갖춰 지역별로 현장에서 냉장 쇼케이스가 고장 시 바로 수리해 업소 사장님들이 불편이 없도록 구축했다. 이렇게 주류 도매에 매우 과학적인 시스템을 도입하자 직원들도 일하기가 편해졌고, 시간과 업무가 매우 효율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보다 더 주효했던 것은 바로 직원들에게 대한 처우개선과 복지, 그리고 그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었다. 이러한 애정이 시작되었던 것은 주류 배달을 하던 시기에 처음 회사의 내부 사정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군대 전역하고 26살 때부터 주류 배달을 했었는데 그때 누나가 잠깐 와서 관리 좀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당시에는 누나 역시 학교 교직 시험을 준비하며 잠깐 도와주던 때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회사 전반에 대해서 파악하다 보니 직원들의 급여가 너무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일을 정말로 많이 하고 고생스럽게 하시는데, 이 정도만 받아서 될까 싶을 정도의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후 회사의 발전은 결국 직원들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처우와 복지, 그리고 교육에 본격적으로 신경을 쓰면서 회사 발전의 원동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정용철 대표가 고창주류를 본격적으로 맡게 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바로 직원들의 급여를 대폭 올리는 일이었다. 회사의 시스템이 안정되고 효율성이 이뤄지는 만큼, 수익개선이 이뤄졌고 그만큼 직원들의 월급을 올려줄 수 있는 여유가 조금씩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급 인상 후에 대표인 자신과 비슷하게 월급을 받는 직원도 있었고 지금은 대표 월급을 훨씬 상회하는 직원도 있을 정도다. 거기다가 최근 법인세를 냈는데, 그때 세무서에서 직원들의 급여가 동종 업계보다 3배나 많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급여가 높아지니 직원들도 회사에 대한 충분한 애정을 가질 수 있었고 또 저마다 최선을 다해 일하면서 회사는 더욱 가속도 있게 발전할 수 있었다.

 

사람과 어울려 사는 행복감

▲고창주류 사무실 전경(출처=데일리뉴스)
▲고창주류 사무실 전경(출처=데일리뉴스)

또 직원이 결혼하게 되면 회사에서 신혼 주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남자 직원 6명이 이런 혜택을 받고 있다. 지역 일대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회사 복지가 이뤄지다 보니 직원들의 만족도는 급격하게 올라갔다. 또 자녀 출산 시에는 100만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을 따면 100만 원을 주겠다 제안했더니 대부분 자격증을 취득해서 100만 원씩 포상했다. 올해는 지게차 자격증을 따면 100만 원씩 포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매년 자체 체육대회 이벤트를 실시해 직원들 가족들도 오게 해 해외여행 포상이나 부부 포상 같은 제도를 만들어 직원들이 다른 회사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이러한 포상과 함께 적절한 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매주 수요일이면 강연 100도 씨라고 행사를 열어 직원들이 강연도 하고 발표도 하게 하면서 소통하게 한다. 이때에는 전 직원이 모두 일은 잠시 내려두고 서로 발표하고 토론도 하며 의사소통 교류의 장을 만들어 나간다. 또 분기마다 업무가 비교적 없는 요일에 외부 강사를 초빙해 감성 커뮤니케이션, 셀프 리더쉽, 고객 상담 스킬 향상, 매출을 올리는 협상 스킬, 불만 고객 응대, 업무 성과 향상 코칭, 스트레스 및 감정 관리, 성공 일기, 조직 활성화 팀워크 등을 통한 사내 교육을 시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 결과, 고창주류는 지난 25년간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꾸준하게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직원에 대한 처우개선과 회사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표라는 외로운 자리를 실감하곤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과거 아버님의 권유로 한학을 10년간 공부했고, 그때 얻은 깨달음들이 지금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회공헌을 하는 즐거움도 정 대표를 움직이는 큰 원동력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사업을 하며 얻게 되는 에너지보다 다양한 봉사 모임 활동을 하며 받는 에너지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도 바쁜 일상 와중에 장애인 복지회관에서 자장면 봉사를 했는데 너무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봉사활동을 하며 그냥 똑같은 조건으로 사람들하고 같이 어울리다 보니까 이런 게 참 행복이라는 사실을 느꼈고, 사람들과 수평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이런 나눔을 위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 더 회사를 발전시켜 나가볼 생각입니다.”

주류 배달에서부터 시작해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워온 정용철 대표.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봉사에 대한 즐거움을 아는 이런 경영자들이 많아질수록, 우리나라의 경제도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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