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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독일, 일본, 중국에서 인정한 친환경 스마트 맨홀 뚜껑, 국내에선 대통령상까지 받아도 규제 때문에 상용화 못 해”
“영국, 독일, 일본, 중국에서 인정한 친환경 스마트 맨홀 뚜껑, 국내에선 대통령상까지 받아도 규제 때문에 상용화 못 해”
  • 정희
  • 승인 2018.08.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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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Company 대성테크 최윤호 대표

지난 78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2018 대한민국 녹색경영대상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대통령상‘Io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맨홀을 만든 대성테크 최윤호 대표에게 돌아갔다. 이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정을 받으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최윤호 대표는 지난 17년간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대통령상까지 수상한 제품이 국내 규제에 가로막혀 상용화를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5년 전부터 규제를 풀어달라고 수없이 공무원을 만났지만, 여전히 관련 규제는 풀리지 않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색적인 스마트 맨홀과 최윤호 대표의 개발에 얽힌 사연, 그리고 왜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서 들어봤다.

 

스마트 도시의 첨단 베이스 기지, 맨홀 뚜껑

이미 20년 전에도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다름 아닌 맨홀이다. 길을 가다가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것이 미래에 얼마나 혁신적인 제품으로 변신할 수 있는지를 통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78, 주물과 목형, 금형 관련 사업을 하던 대성기계목형에 입사했던 최윤호 대표는 당시 사장님을 삶의 스승으로 받아들이면서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 스승님은 그에게 회사를 물려주었다. 그리고 스승님의 마지막 유언은 앞으로 2, 3차 산업은 모조리 죽게 되어 있다. 친환경 제품, 융합제품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그때가 바로 2000년도 즈음. 최 대표가 스마트 맨홀 개발에 푹 빠진 것은 바로 당시부터였다. 우선 스마트 맨홀이 어떤 제품인지부터 들어봤다.

하수관과 맨홀 접합 부분에서는 악취가 나고 해충이 자랍니다. 그러다 보면 가정이나 상가의 배수관으로 역류해 입주민과 시민에게 불쾌감을 유발하고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세월동안 무려 28억 원을 쏟아부어 이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이번 녹색경영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것은 바로 이러한 노고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매우 영광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뛰어난 점은 단지 악취와 해충 예방만은 아니다. 이 제품의 진정한 면모는 바로 스마트 도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점이다. 스마트 도시가 개발이 되면 지상은 물론 지하의 모든 시설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중앙통제식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서 맨홀은 도로 아래의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베이스 기지가 된다는 것. 맨홀 자체가 사물인터넷의 하나로 편입되면서 관리자와 네트워킹할 수 있으며 문제 발생시 뚜껑을 개방하거나 혹은 원격으로 조정해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 반면 이제까지 일반적으로 씌여왔던 철로 된 맨홀뚜껑은 일단 그 자체가 쇠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전파가 전혀 통하지 않게 된다. 네트워킹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스마트 맨홀은 전파가 통하기 때문에 네트워킹이 가능하고 사물 인터넷의 한 종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IoT 기술이 적용된 이 스마트 맨홀은 상수도 누수나 하수도 오염물 측정, 이산화탄소농도 가스 배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유지보수 관리하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 이외에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단 무게가 기존 맨홀에 5분의 1에 해당한다. 기존 맨홀은 하나만 해도 50kg 정도의 무게다. 반면 스마트 맨홀은 10kg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다. 또한 쇠가 아니기 때문에 전혀 부식이 되지 않으며 고강도, 내열성, 내흡수성을 갖추고 있어 설치나 유지보수에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홍수가 일어났을 때 감전사고를 예방하기에 안정성에도 문제가 없는 친환경 제품이다. 또한 제품력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 기관에 의해 검증이 끝났다.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 배수성 테스트에서 시간당 864의 흡수율을 나타내 그 우수성이 검증됐다. 더불어 차단 테스트에서도 아세트알데히드, 트리메탈아민, 황화메틸 성분의 초기 30분 이내 차단율이 97.8%, 1시간 이내 차단율도 80%를 넘는다.

특히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그러다보니 국내에서는 성능규격 시험 기준 조차가 없다. 따라서 최윤호 대표는 유럽기준의 성능규격시험을 자비로 로열티를 주고 사와 번역을 한 후 국내 생산기술연구원에 의뢰했을 정도다.

중국에서는 공무원이 규제 풀기 앞장서

스마트 맨홀은 국내의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그 혁신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허 7, 국제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등록을 했으며 해외 선진국에도 국제특허출원을 했다. 더불어 국내에서는 2014년도 대한민국 특허 우수상과 창조경제 은상, 벤처기업특별상을 받았다. 2016년도에는 환경부 에코디자인 사업공모모전에서 환경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다 보니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 다양한 외국을 돌아다니면서 바이어들의 의견을 직접 들었던 최윤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맨홀뚜껑은 도로나 인도 주택, 상가 주변 등 우리주변에 무수히 많은 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하에 상·하수도, 전기·통신 및 가스관 등이 수도 없이 매설이 되어 있습니다. 연간 보수 교체 시설이 5~10% 이상으로 매우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시장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시장이 큰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친환경을 더욱 생각하는 유럽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영국, 독일은 물론 일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저희 제품에 대한 평가는 최고 수준입니다. 어떻게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있냐고 경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중국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있다는 베이징 대학에서는 기준 이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선진국들의 평가와 달리 구매율은 썩 그리 높지 않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자국에서의 판매 실적을 물어본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스마트 맨홀의 국내 판매는 현저하게 낮다. 그러다 보니 해외 바이어들은 안방에서도 대접받지 못하는 제품을 구매하기를 꺼린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제품이 왜 국내 판매 실적이 없을까?

규제 때문입니다. 관계 법령 상 현재 맨홀 뚜껑의 재질은 엄밀하게 쇠(주철)로만 한정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 제품은 보다 가볍고 뛰어난 성능을 갖추게 하기 위해 고분자 폴리머로 제작을 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제품이 뛰어나도 규제 때문에 상용화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미 5년전부터 수많은 공무원을 만나면서 규제를 풀어달라고 하소연해도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환경부 장관상과 대통령상까지 받은 제품이 이런 간단한 규제에 얽매여 있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최근 이 기술력을 알아본 모 대기업에서는 실제 설치와 테스트를 했고, 성공적으로 끝내기도 했다. 이때 최 대표는 대기업이 나섰으니 이제 좀 규제가 풀리려나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졌지만, 그것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대기업 측에서도 곤란한 문제가 생길 것을 두려워해 규제를 우선 풀어오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말을 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규제를 풀어가는 모습에서는 중국이 우리보다 더 앞서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공무원들이 나서서 괜찮은 제품을 중앙으로 가져가 규제를 풀어달라고 하고 수출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면에서도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수없이 질의서식을 올렸지만 답변서식을 받아본 적은 없고 그저 노력은 하고 있다는 답만 돌아올 뿐입니다.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 기업가들이 어떻게 더 큰 포부와 희망을 가지고 있을 할 수 있겠습니까?”

현재 스마트 맨홀은 조달청으로부터 해외 진출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규제 때문에 판매하지 못하는 제품을 해외진출 하라고 선정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윤호 대표는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지금 현 정부에서도 불합리한 규제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규제가 풀릴지 요원한 상태이며, 경제적으로도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맨홀 시장은 전 세계에서 3,000억에서 4,000억이나 되는 시장입니다. 기업이 부강해지면 국가가 부강해집니다. 하루빨리 규제가 풀려서 해외에 나가서 제품을 팔고 싶습니다. 그러면 분명 우리나라의 일자리 창출,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 최초의 스마트 맨홀을 만든 대성테크의 최윤호 대표. 그의 집념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그의 말처럼 이제 더 이상 불필요한 규제 때문에 고통받는 기업가들이 나타나지 않기 위해 이제 문재인 정부가 적극 나서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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