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바이오’ 다음은 ‘K-방위산업’으로!
[칼럼]‘K-바이오’ 다음은 ‘K-방위산업’으로!
  • 정하연
  • 승인 2020.05.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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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0만 번이나 검사할 수 있는 코로나19 진단 장비가 미국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한 후에 일어난 일이라, 이제 대한민국의 위상이 ‘미국을 도와주는 나라’로 급상승했다. 6·25 전쟁 후 미군의 초콜릿을 얻어먹던 우리나라가 미국인의 생명을 구한다는 생각을 하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K팝, K푸드, K드라마에 이어 이제 ‘K바이오’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다. 
우리나라 전 세계인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분야가 있다. 바로 방위산업이다. 우리나라의 군사력은 이제 세계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 나라의 군사력을 비교하는 지표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 세계 군사력 랭킹’에 따르면 2020년 군사력 순위에서 한국이 6위를 기록했다. 전체 조사 대상 국가가 138개이니, 6위면 ‘선진국 중의 선진국’이 아닐 수 없다. 수출의 규모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2007년에 8억 5천만 달러 수준이었던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 규모는 10년만인 2017년에는 32억 달러(한화 3조 8천억)에 육박했다. 

이러한 국내 방위산업의 성장 배경에는 국내 최대 항공방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있다. 지난 20년간 KAI는 ‘한국 자주국방의 일익을 담당한다’라는 사명감으로 우리 군의 핵심전력을 키워왔다. 그간 기본훈련기인 KT-1을 시작으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 등을 개발하며 자주국방의 꿈을 현실에서 이뤄왔다. 현재는 한국형 전투기 KF-X와 소형무장·민수헬기 LAH·LCH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내년인 2021년에는 시제기를 출고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이미 상당한 과정을 완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력 덕분에 이제 우리나라의 항공기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KAI는 이제까지 약 4조 원에 이르는 KT-1과 T-50 148대를 판매했다. 중요한 점은 항공기는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라는 점이다. 하지만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추가 도입을 검토할 정도로 우수성과 안정성, 그리고 후속 지원 능력까지 인정받고 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회사 제공)

방위산업은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
그러나 아직까지 방위산업은 국내 경제나 수출 분야에서 아주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못하고 있다. 고군분투는 하고 있지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상태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방위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방위산업이 발전하면 일단 그 어떤 나라도 넘볼 수 있는 국방력을 가질 수 있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한류가 인기를 얻어도 현실적인 ‘국방력’이 약하다면, 세계 질서에서 강국(强國)이 될 수가 없다. 미국, 중국은 경제적으로도 대국이지만, 국방력에서도 압도적이다. 더불어 방위산업은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이기도 하다. 수출이 확대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클 뿐만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 창출 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방위산업은 국방력 강화와 경제발전에 모두 기여하는 국가경쟁력의 핵심이자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말한 것도 바로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이러한 목적을 온전히 이뤄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매우 절실하다. 방위산업은 그 특성상 국가가 유일한 구매자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책이 산업의 향배를 결정적으로 좌우하게 되어 있다. 

방위산업 분야의 수출을 강화하기 위해서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해외를 방문하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하는 기업인들이 많다. 방위산업은 일반적으로 해외 국가와 국내 기업 간의 교역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정부 관계자가 해당 국가를 방문하게 되면 그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런 부분에서는 특히 이번 코로나19의 대응력으로 한결 더 위상이 높아진 한국의 힘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지금 전 세계에 있는 한국 외교관은 과거에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자부심을 가진다고 한다. 과거에는 국토면적도 넓지 않은 아시아의 분단된 국가였지만, 이제는 전 세계의 모범이 되는 국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활용해 정부가 살아있는 맞춤형 현장지원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더불어 정부가 앞장서서 국방 R&D의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제 방위산업도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첨단기술이 중요하고, 기술 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융합적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최근 글로벌 방위산업은 다양한 기술이 융복합되면서 ‘미래형 산업’이 되고 있다. 창의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기술에 관한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런 R&D 분야는 개별기업만에게 맡겨 두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법률은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지원까지 합쳐져 장기적인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러한 생태계에서만 우리 방위산업은 세계의 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며, 결국 수출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회사 제공)

성실 수행 인정제도 확대해야
방위산업 분야의 지체상금제도도 바뀌어야만 한다. 지체상금은 정부와의 계약에서 이행을 정확하게 하지 못했을 때 해당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기업이 불성실하게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다면 당연히 감수해야 할 것이지만, 방위산업 기술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정해진 시간과 물량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 이를 둘러싼 정부와 기업 간의 소송에서 정부의 패소률은 60%에 이른다. 따라서 지체상금제도와 관련해 면제 사유를 다소 확대하고, ‘성실 수행 인정제도’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이 제도는 개발사업이 비록 실패하더라도 창의적이고 성실하게 연구, 개발했을 때는 그 성과를 인정해주는 제도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글로벌 방위산업 강국으로 나가야 하는 마당에 기업에게 징벌 중심의 제도를 강요해서는 안 될 일이다. 
더불어 올해 1월에 통과된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도 빨리 마련되어야 한다. 다행히 국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차질없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적기에 마련되어야 한다. 관련 기업인 및 담당자들과의 광범위한 토론과 현실을 반영하는 체계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민관의 협력이 결국은 수출을 위한 지렛대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도 지난해 3월 한국 방위산업의 수출전략과 중소벤처기업의 국방 분야 진입 및 수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한국방위산업수출협회’가 공식 발족했다. 민간 산, 학, 연 전문가가 중심이 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크게 기대된다. 정부 역시 이러한 수출협회와 밀접한 소통을 통해서 그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최근 수년간 대한민국은 끝없는 대내외적인 도전 속에서도 성장의 기운을 멈추지 않았다. 수천 년간 외세와 싸워온 민족의 DNA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위해 국내 방위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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