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린 이재명, 이낙연 넘어서나?
족쇄 풀린 이재명, 이낙연 넘어서나?
  • 정하연
  • 승인 2020.08.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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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기도청 홈페이지)
(사진= 경기도청 홈페이지)

 

최근 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행보가 ‘파죽지세’다. 특히 이낙연 의원과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줄어들면서 향후 대권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이재명 지사는 이른바 친문세력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는 이유로 인해 크게 각광 받지를 못했다. 무엇보다 과거 혜경궁김씨, 김부선 사건 등으로 계속해서 고초를 치렀다. 하지만 이제 법적인 족쇄에서 풀린 그는 말 그대로 ‘자유의 몸’이 되어 대권을 향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물론 이재명 지사는 대권과 관련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국민이 결정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본인이 권력의지가 전혀 없지 않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대권 레이스에 깊은 발을 담그게 됐다. 

 

행동력, 메시지 선명성에서 앞서나가
이낙연 의원은 과거 ‘언어의 달인’으로 불렸다.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보기 좋게 뒤집거나 피해 나가는 데에 명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매우 의미심장한 사건 하나가 발생했다. 지난 7월 1일 이 의원은 “남자들은 그런 걸(임신과 출산)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이 먹어도 철이 안 든다”는 발언을 했고, 오후에 사과를 했다. 물론 사소한 실수라면 사소한 실수라고 넘어갈 수 있다. 거기다가 남자들 사이에서는 ‘나이 들어도 철이 안 든다’는 말은 그저 개그처럼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파장은 지난 5월 5일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 당시 이낙연 의원의 발언과 연결하면 다소 갸우뚱해지는 대목이다. 당시 항의하는 유족을 향해 이낙연 의원은 “자신은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라는 발언을 했고, 이것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이 두 가지 모두 이낙연 의원의 ‘눈높이’가 어쩌면 국민들과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도 있다. 과거 총리 시절에는 일반 국민이 아닌 야당의원들을 상대로 했기 때문에 잘 먹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재명 지사의 경우 이런 류의 말 실수와 관련해 사과를 한 적은 없다. 이는 곧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지사의 ‘메시지’의 선명성에 관한 이야기다. 이재명 지사의 발언이 늘 ‘사이다’라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이낙연 의원의 경우 늘 신중하고 보수적인 성향을 띈다. 바로 이런 차이가 ‘이낙연과는 차별화된 이재명’을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재명 지사는 ‘일을 통해 자신을 증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실 그가 지금처럼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게 된 출발점은 그의 첫 공직생활인 성남시장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의 두 번째 공직이 지금의 경기도지사다. 이렇게 되돌아본다면 이재명 지사가 가진 일의 능력은 탁월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인권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이 단 두 번의 공직으로 대선주자급이 되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어쩌면 매우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특히 그의 언어는 기존 정치인의 언어가 아닌 시민의 언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그는 지난 5월 26일 KBS1 TV ‘사사건건’에 출연 이렇게 말했다. 
“제 경험상 집착하니까 나쁜 결과를 내더라. 2년 동안 (경기도지사로) 나름 성과를 냈다고 보는데 (남은 임기 동안) 도정을 잘 챙기려고 한다. 억지로 하니까 잘 안 되더라”
사실 정치인의 언어치고는 매우 솔직한 방식이다. 이외에도 그는 유투버들과의 대담에서도 자신의 심경, 정책에 대해서도 늘 솔직하게 언급하기도 한다. ‘자신이 잘한 것은 농담처럼 이야기하고, 못한 것은 못했다, 실패한 것은 실패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지금의 시대와 잘 맞는 어법이기도 하다. 젊은층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도 그가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시대 정신의 구현 여부

물론 이제까지 이재명 지사의 최대 난제는 ‘친문에서의 거부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에게 떼어낼 수 없는 ‘주홍글씨’라고 보기도 힘들다. 가장 대표적인 친문이라고 할 수도 있는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4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지사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전광석화 같은 일처리, 단호함으로 매력을 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친문에서 그에 대한 호의적인 시각이 가능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그는 ‘행정가’로서의 과거 이미지를 뛰어넘어 현실에서의 문제 해결력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가 신천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을 때 직접 과천의 본부에서 대치를 하면서 신도 명단을 받아오기도 했다. 이 정도면 ‘시장실에 앉아서 업무 지시만 하는 시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압수수색을 지휘하는 검사’의 수준이다. 그리고 많은 대중들이 시장이 그런 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이런 거침없는 행동력과 판단력, 그리고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열광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위해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쓴 사실도 알려졌다. 자신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을 구체적인 설득을 통해서 이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지자체장이 국회의원에게 편지를 보내면서까지 적극 다가서면서 호소를 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재명 지사의 이러한 다양한 전략과 행동력은 일종의 ‘외연 넓히기’라는 분석도 있다. 즉, 민주당 내부에서 편을 갈라 지지층을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중도보수를 껴안는 전략을 통해서 자신의 지지층을 대폭 확대하는 방식이다. ‘일 잘하는 지사’라는 이미지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의원과 함께 민주당 내부에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지지층을 모으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지사는 미통당의 지지자까지 끌어오게 되면서 몸집을 불리게 된다. 만약 이런 전략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현재의 정치 지형도에서 매우 파괴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제까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편가르기 싸움을 해온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가 이 둘의 중간지대에 지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재명 지사의 향후 행보에 관해서는 또 다른 이견도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대선까지 아직 오랜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곧바로 이낙연 의원을 넘어서지 않고 힘을 비축해둔 뒤에 대선 후보가 결정되기 직전에 역전을 감행한다는 이야기다. 사실 대권은 ‘바람’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아무리 ‘대세’가 굳건해도 한번 바람이 불면 그 대세는 여지없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지사는 민주당 내에서 대권 후보가 정해지려는 시점에서 ‘마지막 사력’을 다하며 대권 주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중요한 것은 늘 ‘시대정신’이다. 대통령을 뽑을 당시 국민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가 결국 대통령을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끝나갈 즈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남은 적폐를 청산하는 일이라면 이재명 지사가, 그것이 아니라 안정과 통합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이낙연 의원이 유리해 질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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