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 고찰, 푸른 연꽃처럼 중생과 고통을 함께 하겠습니다”
“1,200년 고찰, 푸른 연꽃처럼 중생과 고통을 함께 하겠습니다”
  • 정하연
  • 승인 2020.11.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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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태고종 (재)천년고찰 청련사 이사장·주지 상진스님

지난 10월 30일 한국전통문화협회가 주최, LBN방송과 세계문화연맹이 주관한 <제1회 한중전통문화축제 발대식>이 경기도 양주의 청련사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16년 7월 이후 발령된 한한령 이후 끊어진 민간교류의 맥을 다시 잇기 위한 차원으로 관광, 문화를 증대하고 팸투어 등의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치러졌다. 이날 행사에는 장쑤성 우먼야지문화 유한회사 양사오징 대표가 중국에서는 사라진 불교문화가 한국에서 훌륭하게 보존, 계승된 것을 보고 중국으로 귀국 후 LBN방송과 세계문화연맹을 초청했다. 양 대표는 현재 한국에 ‘아시아 불교음악축제’를 개최할 것으로 제안했고, 2021년 약 5만 명의 중국 관광객을 초청할 생각이다. 이날 행사가 치러진 청련사의 주지 상진스님이 행사의 부대회장을 맡았고 청련사는 1,200년이나 된 고찰로서 중국인들에게 한국 불교의 위용을 알려줄 수 있는 훌륭한 사찰이라고 할 수 있다. 주지 상진스님을 만나 청련사의 역사와 추모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행복한 삶을 위한 법문을 들어보았다. 

청련사 주지 상진스님 (사진= 청련사 제공)
청련사 주지 상진스님 (사진= 청련사 제공)

 태조 이성계, 무학대사의 기운 서려있어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에게 도읍지를 찾아봐달라고 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당시 무학대사는 안정사에 주석하면서 용맹정진 기도 중 이었다. 어느 날 꿈에 앞마당을 발로 디뎠더니, 그곳에서 푸른 연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눈을 뜬 무학대사는 ‘푸를 청(靑)’에 연꽃 ‘연(蓮)’자를 써서 안정사를 ‘청련사’로 개명을 했다. 그 후 여전히 기도를 하던 중 일주문을 지나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켠에는 농부가 소와 함께 밭을 갈면서 나직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게 됐다. 
“저 무학이라는 놈은 쟁기 끄는 소보다 못한 놈이구려. 10리 밖도 못 내다보는 놈이 무슨 도읍지를 찾는다고 그래!”
기분이 나빠진 무학대사는 다시 절로 들어오려는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 어쩌면 ‘10리 밖’에 도읍지가 될 만한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다시 그 농부를 찾기 위해 밖으로 나가보았지만, 밭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찾게 된 도읍지가 바로 지금의 경복궁이다. 노인은 관세음보살님이 화신한 것이었다. 상진스님은 좋은 도읍지를 찾아 나라를 굳건하게 세우려는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정신이 서려있는 곳이 바로 청련사라고 말한다. 
“과거로부터 불교는 ‘호국불교’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생을 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먼저 나라가 올바로 서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늘 나라에 위기가 닥치면 스님과 보살님들이 먼저 나서곤 했습니다. 청련사 역시 나라를 굳건하게 세우고 백성들의 평안을 돌보려고 하는 태조 이성계와 무학도사의 기운이 서려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애초 청련사(안정사)는 하왕십리에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 경기도 양주로 이전하게 된 것일까?
“청련사는 신라 흥덕왕 2년에 창건되어 무려 1,2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도읍지를 정하는데 있어서도 큰 역할을 했지만, 불교계 내부에서 소위 ‘법난(法難)’이 발생하게 되었고 청련사도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불가피하게 지금의 양주 개명산에 절터를 잡고 불사를 하여 2010년 이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당시 대웅전 건물을 해체해 건축 자재를 고스란히 가져왔고 오래된 고목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대웅전 부재를 그대로 복원해서 원통보전을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생전의 귀한 생(生), 추모관에 귀하게 모셔
청련사 대웅전의 아미타삼존상과 원통보전의 관세음보살상, 그리고 여러 전각에 봉안되어 있는 13점의 불상과 불화는 조선후기에 조성된 것이다. 이러한 불상과 불화들은 청련사의 소중한 자산인 것은 물론이고 국가와 불교계의 훌륭한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청련사가 이번 제1회 한중문화교류축제 발대식의 개최 장소가 된 것은 이 행사를 주최한 한중전통문화협회 김양진 사무총장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태고종 총무원에서 김 대표를 만난 상진스님은 이러한 행사에 장소를 협찬하는 것이 종단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특히 한국 불교를 중국인들에게 알린다는 점에서 종단의 큰 행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곳 청련사에서 매우 특이한 것 하나는 바로 최고급 추모관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사찰에서의 추모관 건립과 운영은 아주 흔한 일은 아니다. 거기다가 시설도 매우 좋다. 대리석에 자연채광은 물론이고 전자동 항온, 항습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생전에 저희 청련사를 오가시던 신도님들 중에서는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도 청련사에 머물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추모관 건립 밖에는 없었습니다. 기왕이면 고급스러운 곳에서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살아 생전에서도 귀한 인생이셨는데, 돌아가신 후 음습하고 어두운 곳에 모셔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밝고 화려하게 만들어서 편안하게 극락왕생하실 수 있도록 모시고 있습니다.”
추모관에는 총 5,000기가 마련되어 있으며 현재 1,700여기 정도가 분양되었다. 아직은 여유가 충분히 있는 셈이다. 그런데 추모관 이전에도 나이가 드셔서 거동이 불편한 분을 위한 거주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요양원의 개념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종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결국 청련사에는 말년을 부처님과 함께 보내고 부처님의 품에서 영원히 잠들 수 있는 시설들이 잘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시설이 워낙 잘 되어 있어 전국 각지의 스님들이 둘러보고 갔으며, 파주의 한 사찰은 똑같은 형태로 만들어 운영되고 있다. 불교인들에게 극락왕생은 매우 큰 소망이다. 하지만 죽기 이전에 현생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상진스님은 사바세계에서 그나마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탐욕’을 줄여야 함을 강조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과거-현재-미래 삼세 인과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하고 밝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전생(과거)에 지은 업보는 금생(현재)에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그러나 범부중생들은 미래는 생각하지도 않고 현재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 뿐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현세는 전생(과거)에 지어놓은 공덕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 범부중생들은 욕심(탐욕)으로 인하여 미래의 쓸 복을 현세에 당겨서 쓸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행복해 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업보요 빚이니까. 만약 그러한 중생이 된다면 다음(미래)생에는 어두운 고통만이 따를 것입니다. 그러니 욕심(탐욕)을 버리고 전생(과거)에서 지어놓은 복을 현세(현재)에 만족하고 육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행을 닦아 열심히 정진하여 밝고, 맑고, 향기로운 미래를 맞이할 진실한 마음자리로 행복과 즐거움이 함께할 서원을 발원해야 합니다.”

 

선문대학교 특강(사진= 청련사 제공)
선문대학교 특강(사진= 청련사 제공)

양주 시민과 함께 하는 사찰
상진스님은 불교를 종교 이전에 ‘미래 지향적 삶을 위한 철학’이라고 말한다. 오늘에 만족하게 살고 주어진 복을 누리면서 미래에 다가올 복을 마련하고, 이번 생을 잘 누려서 다음 생에 더 행복해지기 위한 자세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누리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것이 바로 불교의 본질이기도 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일까? 청련사는 가난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활동에 많은 신경을 쓴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는 것. 따라서 청련사에서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부처님의 공덕을 많이 나누어 주려고 한다. 특히 부처님 오신 날 등의 행사를 할 때면 아주 크고 풍성하게 음식을 마련한다. 주변의 불우이웃들에게 충분히 나눠주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청련사에게 주요한 불교 행사는 불교인들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양주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가 된다고 한다. 
거기다가 전몰장병들을 위한 천도제도 정기적으로 드리면서 그들의 극락왕생을 빌어준다는 것이다. 또 청련사에서는 캄보디아에 ‘삼부어 초등학교’도 건립했다. 공부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은 많지만, 배울 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직접 학교를 지어주었다는 것이다. 지난 불기2562(2018)년 3월 5일 시엠립 주 삼부어초등학교에서 삼부어초등학교 교육발전을 기원하는 영산재를 지냈다.
오늘날 종교는 이웃에 대한 사랑을 잃어버려 많은 지탄을 받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재)천년고찰 청련사는 지난해 12월 8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사)한국종교협의회·세계평화종교인연합(IAPD)와 종교평화문화축제를 개최해 종교의 화합에 앞장서기도 했다. 상진스님이 보여주는 모습은 오늘날 종교가 사회적으로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청련사가 앞으로도 ‘푸른 연꽃’과 같이 주변을 밝게하고 스스로 아름다움 모습으로 남아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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