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경쟁력, 어디에서 나오나?
K-콘텐츠의 경쟁력, 어디에서 나오나?
  • 최운정
  • 승인 2021.03.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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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에 이어 영화 <미나리>까지.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K무비마저 전 세계인의 인기를 얻고 있다. 넷플릭스에서의 기세는 더 강하다. 최근 개봉된 한국영화 <승리호>는 한국, 프랑스, 핀란드,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등 26개국에서 인기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개봉한 지 단 하루만이다. 이외에도 <킹덤>, <사랑의 불시착>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BTS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 무대 등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무대에 오르고 있다. K콘텐츠의 경쟁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편집자주

 

그룹 BTS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그룹 BTS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한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호감도, 사상 최고

지난 20191219일 미국 CNN방송은 K콘텐츠의 위상을 이렇게 분석했다.

“2009년 문화 중심에 팝가수 레이디 가가,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가 있었지만 2019년은 한국 가수 방탄소년단(BTS)이 유튜브 조회수 신기록을 세우고, 영화 기생충으로 프랑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한국의 봉준호 감독이 지미 팰런 토크쇼에 초대돼 한국어로 답하는 시대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전 세계인이 K콘텐츠에 환호한 나날들이었다. 이제 굳이 어떤 영화나 드라마, 음악이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까지 없어졌다. 경제적으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주요 증권회사들이 내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20여 개의 콘텐츠 기업의 시총 한계는 약 60조 원에 해당한다. 조선과 철강기업의 시총이 63조 원 수준. 한 나라의 기간 산업을 따라잡을 정도가 되었다. 향후 대형 게임업체들이 여기에 더해지면 K콘텐츠의 시가 총액은 무려 100조 원에 이르게 된다.

최초 한류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겨울연가>에서 시작되어 <대장금>으로 이어진 드라마의 성공과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등은 가요 분야에서 동남아 팬들에게 어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K콘텐츠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BTS의 위력은 전 세계적이다. 단순한 인기가수가 아니라 시대의 영웅이며, 젊은 세대의 세계관이자 가치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K게임까지 여기에 합세하는 모양새다. 세계 게이머들은 한국을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각인하고 있다.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승리한 이상혁은 해외에서는 한국의 국보로 인식되고 있다.

K콘텐츠에 대한 사랑은 단순한 대중들의 반짝인기가 아니다. 소설 <연금술사>로 세계적인 이름이 있는 작가가 된 파울루 코엘류는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심리를 완벽히 묘사한 작품이다. 엄청난 각본, 환상적인 연출, 최고의 출연진에게 찬사를 보낸다.”

파울루 코엘류는 단순한 작가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명망이 있는 작가이며, 극작가, 연극연출가, 저널리스트이다. 그의 책들은 45개국 언어로 전 세계 120개국에서 출판되었다. 그런 그가 한국의 콘텐츠에 대해서 극찬한 것은 그만큼 깊이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K콘텐츠의 인기 때문일까. 지난 2020년 조사된 미국인의 한국인 호감도는 최고치를 찍었다. 0은 비호감이며, 100은 매우 호감이다. 2000년 초반만 해도 48에 머물던 호감도는 202060으로 상승했다. 일본은 65정도이다. ‘아직도 우리가 일본보다 못하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외국에서 살아본 한국인들이 느끼는 외국인들의 일본인 호감도는 상당히 높다. 때로는 극찬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한국인의 호감도가 바로 거기에 근접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영화 '미나리' 포스터
영화 '미나리' 포스터

K콘텐츠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

그렇다면 이러한 놀라운 일들을 일으키고 있는 K콘텐츠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가 직접 외국인에게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다. TOP2의 이유 중에는 반드시 배우의 매력적인 외모가 들어간다. 드라마, 영화, K팝에서도 동일하다. 예쁘고 춤 잘 추고 탁월한 배우의 연기력이 세계인을 사로잡은 것이다. 사실 서양의 제국주의 열강에 의한 세계 침략이 시작된 이후, 동양인들의 외모는 늘 비하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손으로 눈을 찢는 모습은 마치 원숭이를 연상케 한다. 물론 한국인들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하얀 피부, 큰 키 등의 신체적인 변화가 시작되면 서양인 못지않게 되었다. 특히 피부 등은 많은 이들이 선망한 백인들보다 더 하얗고 맑고 투명하다.

K콘텐츠의 또 하나 인기 비결은 바로 스토리가 짜임새가 있고 탄탄하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정신없이 몰입해서 보기에 적당하고, 극의 흐름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주인공의 감정을 다루는 한국만의 독특한 방법이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희경 겸임교수이자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는 이를 ‘K콘텐츠가 보여주는 수천 겹의 감정의 파노라마로 정의한다. 사실 해외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이들이 보여주는 감정은 매우 단순하다. ‘지구를 구하는 영웅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하고, ‘복수의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화를 내고 있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은 그렇지 않다. 분노하지만 애절하고, 슬프면서도 인간미가 흐르는 아주 독특한 캐릭터가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 치밀한 구성과 반전, 탄탄한 스토리 라인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인간미는 이러한 감정에서의 주요 백미이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전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펜데믹19의 사태에서 전 세계인을 감동하게 한 것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시청자의 감정을 쥐고 흔드는 능력은 그만큼 한국 드라마, 영화 작가들이 많이 발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미드일드를 보고 자라온 사람들로, 그 자신이 성인이 되면서 해외물의 장점과 한국인의 강점을 잘 버무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재적인 이유와 함께 외부적 원인도 있다. 우선은 범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우리나라는 수년 전부터 한류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특히 소프트파워를 기르려는 정책적 방향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SNS의 발달도 한몫하고 있다. 오늘 한국에서 방영된 드라마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전파되고 있으니 K콘텐츠를 그만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다.

과거 ‘1차 한류’, ‘2차 한류등의 용어가 있었으며, 한때는 한류가 곧 사그라들 것이다라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K콘텐츠는 전 세계 대중문화예술에서 당당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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