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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시장에 유압호스 피팅 공급한 최초의 회사, ‘코리아맨’의 자부심으로 최고의 기술을 지향합니다”
“셰일가스 시장에 유압호스 피팅 공급한 최초의 회사, ‘코리아맨’의 자부심으로 최고의 기술을 지향합니다”
  • 정하연
  • 승인 2021.04.26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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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만 김욱 회장

강한 힘이 필요한 모든 유압 장치에는 일명 ‘유압 호스’가 설치되어야 한다. 이는 동력을 유연하게 전달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배관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얇고 가느다란 것에 불과해 보여서 마치 보조 장치라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이 유압 호스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으면 기계는 힘을 쓰지 못한다. 작게는 참기름을 짜는 기계에서부터 크게는 굴삭기, 불도저 등에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 유압호스에 있어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 있다. 지난 1981년 창업해 삼성중공업이 최초의 유압호스를 설계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한 ㈜코만(회장 김욱)이다. 이후 셰일가스용 대형 피팅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유압호스 무역수지 적자 개선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창립 4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외치는 김욱 회장을 만나 대한민국 최고의 유합호스 제작 회사가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코만 김욱 회장(사진=코만 제공)

유압호스 무역수지 흑자 전환의 주역

김욱 회장이 1981년 창업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자체 제작한 유압 호스가 전무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 기술력의 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독일,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지에서 수입해 올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자체 제작보다 가격이 더 높을 수밖에 없고, 기업들에게는 부담이었다. 모든 중장비에는 사람의 혈관과 같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압호스와 피팅을 현재는 국내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한국의 기술력이 많이 성장하였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대기업의 물량 공세를 모두 이겨내야 하는 경쟁이 아주 심한 사업이다. 이러한 열악한 수익구조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유압호스를 이끌어 온 사람이 바로 코만의 김욱 회장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제48회 상공의날 기념식 행사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선 김 회장의 수상소감부터 들어보았다.

“처음 유압호스를 국산화하려는 때가 생각납니다. 온갖 해외의 경쟁사들이 저희의 자체적인 기술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심지어 의도적인 견제로 인해 부도의 위기를 겪은 적도 있었습니다.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결국 기술개발에 성공했고, 그때부터 관련 업계의 무역수지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견제의 경험은 비단 저 혼자만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산화의 과정에서 험난한 과정을 거쳤던 우리나라 모든 기업인과 40년간 저를 믿고 따라준 저희 임직원들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습니다.”

김욱 회장은 구 삼성중공업(현 Volvo)에서 최초의 굴삭기 개발할 때에 유압 라인의 설계를 주도함은 물론 유압호스 및 피팅 조립 및 공급에 있어서 국산화에 이바지했다. 당시 우리나라의 유압호스 무역수지는 2012년 -1,350만불, 2013년 -1,374만 불을 기록하는 등 계속 적자였지만, 유압호스를 양산하여 수출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987만불, 2017년 -315만불로 점점 적자 폭을 줄여갔으며, 2018년도에는 630만불 흑자 전환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흑자의 과정에서 최초의 국산화를 이뤄냈던 김욱 회장의 공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유전 굴착에 사용하던 로터리 드릴링(Rotary-drilling) 피팅은 글로벌 기업조차도 기술의 부재로 인하여 용접 방식으로만 제품을 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높은 압력을 버티지 못하는 내구성 문제가 많았다. 이에 문제 해결을 의뢰받은 김욱 회장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의 기업들을 방문 및 연구하면서 용접 없는 일체형 가공 기술 개발에 성공해 고질적인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해결, 세계 유일의 무용접 일체형 유전 굴착기용 피팅을 제작했다. 그 결과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셰일가스 시장에 유전 굴착용 유압호스 피팅을 공급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현재도 벤딩 공정 자동화, 신규 열가소성 호스 신제품 개발 등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코만 전경(사진=코만 제공)

 

대기업 하청, OEM에서 과감하게 탈피

‘코만’이라는 회사명은 ‘코리아맨(Korea Man)’의 약자로 대한민국 사람에 대한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김욱 회장의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코만은 가족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김욱 회장은 늘 코만을 ‘내가 세운 기업이지만 내 기업은 아니다’라는 자세로 임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기업 자체가 공익이다’라고 여기고 있다.

“회사를 내 것이라고, 회사가 번 돈은 내 돈이라고 절대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것은 고객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여기에 사리사욕이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기업은 공익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생각하며 경영을 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김욱 회장이 앞으로도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자 하는 것은 바로 ‘수출’이다. 그간에도 국내 대기업 위주의 공급에서 탈피하기 위해 1989년부터 무역사절단을 통해 각종 세계 전시회 등에 참석해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1991년 동남아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120여 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공산국가를 제외하고 경제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거의 모든 지구상의 국가에 수출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 결과 지난 2019년 ‘2천만 불 수출탑’을 수상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했다. 김욱 회장이 수출에 이토록 열정을 기울인 것은 국내 대기업에 의해 부당한 경험도 많이 했거니와 OEM 사업의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다.

“내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대기업 납품이며, OEM 방식의 주문제작입니다. 그러다 보면 상대 회사에서 갑질을 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완전히 공개해야 하는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 칼자루가 상대편에 있으니 회사는 늘 굽신거리며 사업을 해야 하고, 스스로 모든 일정을 정하지 못합니다. 끌려가는 사업이 아닌 자기 주도적인 사업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김욱 회장의 전략은 거의 완벽하게 적중을 해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한다. 현재 코만은 지난 한 해의 전체 수출물량을 올해 3월에 다 수주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밤에는 거의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전화가 온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자신들에게 먼저 제품을 보내 달라고 아우성치기 때문이다.

㈜코만 전시(사진=코만 제공)

2023년 생산능력 3배 도약, 매출 800억 목표

이러한 초고속 발전을 이뤄내는 와중에서 김욱 회장은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 활동도 결코 게을리하지 않는다. 최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진행하는 아너소사이어티 모금사업에 가입해 ‘경남 100번째 아너소사이어티’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해왔다. 뿐만 아니라 2012년 7월부터는 함안 일반산업단지 공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산업용지의 안정적인 조성을 통해 지역의 고용 창출과 소득 증대 및 함안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부여하고자 다양한 방면으로 기여해왔다.

이제 김욱 회장의 또 다른 미래전망은 2023년을 향하고 있다. 그때가 되면 지금 생산량의 3배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공장을 짓게 된다. 지금 한창 설계를 하고 있으며 그때 정도가 되면 비로소 ‘안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40년간 사업을 해왔지만, 사실 미국, 독일, 일본 제품을 국산화시키는 단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모방에서 좀 더 발전된 형태를 뛰어넘어 ‘독창적인 기술로 승부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공장이 증설되면 현재의 500억 매출이 800억 매출로 향상되면서 전 세계에 코만의 위상을 떨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그간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달려온 직원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지금까지는 그저 연습게임에 불과하고 앞으로가 진짜 본게임이고, 제2의 도약이라 생각하며 지난 세월 탁마했던 기술로 일취월장 세계로 한발짝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코만은 지금의 성과를 기반으로 더욱 대형화된 산업용 유압호스와 피팅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업종이 추가되고 다각화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비상(飛上)을 시작하겠다는 이야기다.

지난 40년간 드라미틱하게 성장해온 코만의 역사는 묘하게도 대한민국의 성장사와 맞물려 있다. 제대로 된 기술 하나 없이 외국에 의존해왔던 한국이 이제는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듯이, 처음에는 외산품 천지였던 유압호스 업계에서 세계의 품질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기업인들의 위대하고 역동적인 성장의 드라마에서 코만 김욱 회장의 역할을 결코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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