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4 14:05 (금)
“원예와 조경에 빅데이터와 IT기술을 결합, 새로운 공간 비즈니스를 열어나가겠습니다”
“원예와 조경에 빅데이터와 IT기술을 결합, 새로운 공간 비즈니스를 열어나가겠습니다”
  • 최운정
  • 승인 2021.11.29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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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팩토리 한건황 대표

팬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공간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 집이라는 공간은 잠자고 쉬는 공간을 넘어 일하는 공간이 됐고, 사무실 역시 쾌적함은 물론이고 방역이 필요한 공간이 되었다. 특히 식물로 실내 인테리어를 하는 플랜테리어(planterior)’ 시장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공간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됐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안에서 빅데이터와 IT기술을 접목해 공간 비즈니스를 하는 공간케어솔루션 회사가 있다. 바로 맑음팩토리의 한건황 대표(공동대표 김학준)가 그 주인공이다. 실내에 수직으로 설치되는 식물정원을 제조,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난 10월 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16회 전자·IT의 날행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까지 수상했다. 단순하게 보면 조경과 원예 회사인 것 같지만, 본질을 알게 되면 왜 맑음팩토리가 빅데이터와 IT기술을 활용하는 공간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인지를 알게 된다.

㈜맑음팩토리 한건황 대표(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맑음팩토리 한건황 대표(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식물정원이 바로 하드웨어 플랫폼

전자·IT의 날은 전자, IT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국가 위상 향상에 기여한 유공자 대상으로 정부 포상과 장관 표창 등을 수여하는 행사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은 맑음팩토리는 창업한지 2년 밖에 되지 않는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출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202024천에 불과했지만, 202111억 원이었으며, 2022년에는 30~40억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단지 지금의 상황이 그대로 간다는 조건에 불과하다. 만약 여기에 신사업이 결합 되면 목표보다 높이 이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건황 대표가 제조하는 제품은 겉으로는 그저 단순한 수직 모양의 실내 정원이다. 따라서 자칫하면 맑음팩토리를 조경과 원예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보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IT회사라고 할 수 있다. 주력 제품의 이름 역시 ‘IoT기반 스마트 그린월(Green Wall)’, 제품명에서부터 첨단 기술의 느낌이 난다.

한 대표는 오랜 세월 IT업계에서 근무해왔다. 경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부터 콤텍시스템, 케이엘테크, 이산지오텍 대표이사를 거쳐 2019년부터 맑음팩토리를 창업했다. 우선 그에게 이번 수상 소감부터 물어보았다.

실내 정원에 빅데이터와 다양한 IT기술을 비롯해 센서 기술이 들어간 융합제품이라는 점이 크게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의 지원사업으로 개발하던 중에 진흥원 측에서도 많은 응원을 해주었고, 또 이번 수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업이라는 것을 하면서 2016년부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겪어야 했고, 실패의 위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위기를 뚫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자신이 속한 공간을 더 아름답게 꾸미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우리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 많은 IT기술을 개발해 제품에 접목하는 데에 매진하겠습니다.”

그린월은 쉽게 말하면 요즘 많이 설치되는 수직 실내 정원이다. 한건황 대표는 이 정원을 통해서 해당 공간의 각종 데이터를 축적한다.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수치, 미세먼지의 정도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게 되고 이는 각종 센서에 의해서 수집된다. 수집된 공기질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기정화식물의 공기정화활동을 앱을 통해 통제하고 관리한다. 이처럼 그린월은 그냥 식물을 담는 가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하드웨어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그린월이 있는 모든 공간에 대한 빅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거래처나 신규 거래처에 대해 최적화된 공기질을 제안할 수 있게 되고, 바로 이점 때문에 공간 비즈니스라고 칭할 수 있다.

 

㈜맑음팩토리 회의실(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맑음팩토리 회의실(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미세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는 서해대교

한 대표는 과거 우리나라 국가대표 가전제품인 TV의 핵심부품인 LCD패널 리워크(Rework)기업에서 근무하면서 회사의 성장과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공헌했다. 특히 국내 양대 LCD패널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하며 우리나라 LCD패널 제조산업의 경쟁력을 높였고 또 제조사의 공정개선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 활동에 참여했다. 그 결과 한 대표는 연간 100만 장 이상의 LCD 원장 패널을 재생하여 LCDGlass를 수입 대체했고, LCD패널 제조사의 적극적인 원가절감 정책에 대응, 국가 대표산업인 디스플레이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더 나아가 소속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실무자로서 성공시켰으며, 제조총괄로 근무하며 공정개선과 제조원가 절감의 노력을 인정받아 2005년 대덕연구산업단지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한 대표는 2010년에 이산지오텍을 창업, 터치패널 제조공정에서 발생한 NG제품의 리워크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무엇보다 2013~2014S전자의 터치패널 주요 제조방식인 G1F제조방식의 터치패널 리워크 제품을 세계 유일하게 생산했고, 이에 관한 기술과 세계 유일의 특허를 보유할 정도였다. 이렇게나 사업이 잘되고 있었는데 왜 갑작스럽게 사업 방향을 전환하게 됐는지 한대표에게 물어보았다.

당시 우리 회사의 고객사는 S전자의 1차 벤더들이었습니다. 그런데 S전자가 베트남으로 옮겨가면서 1차 벤더들 역시 베트남으로 옮겼고 저희에게도 함께 옮기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망설였고 결국 한국에 남는 것을 택했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 매우 사업이 어려워졌지만, 설사 베트남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S전자가 터치 기능이 있는 OLED패널을 만들면서 저희의 주력 상품인 터치패널 상품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죠. 당시 S전자와 함께 베트남으로 옮겼던 회사들 대부분이 다시 한국으로 철수했습니다.”

새로운 출발을 해야 했던 한 대표는 매우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당시 평택에 있던 사무실 바로 앞에 서해대교가 있었는데, 지독한 미세먼지 때문에 서해대교가 가려졌던 것이다. 이에 향후 미세먼지와 공기의 질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그에 따라 공기 질에 대한 비즈니스가 크게 대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바로 지금 맑음팩토리의 주요 사업내용들이다.

 

㈜맑음팩토리 직원들(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사무실로 들어온 자연

처음 시작하게 된 제품이 탁상용 식물공기청정기였습니다. 사람들도 상식적으로 식물이 공기를 정화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잎이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뿌리로 내려보내면 뿌리 주변의 미생물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원리를 통해서 작은 공간의 공기를 정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후 사업 영역을 넓혀서 좀 더 큰 규모의 수직 실내 정원을 만들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IT기술을 접목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했던 성과 중에서 가장 보람 있는 것은 단연 글로벌 헬스케어 선두주자인 ‘H그룹신사옥에 맑음그린월을 설치한 것이다. 당시 설치된 것은 총 50여 대로 신사옥 5개 층에 걸쳐 이뤄졌다. 20여 종 4,000여 개의 식물을 통해 수직 정원을 꾸몄으며 수집된 실내 공기질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웹 화면과 디스플레이까지 제공했다. 특히 이 제품은 전용 배지(바이오울)와 화분, 식재 모듈, 자동관수, 에어팬 등의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주요 타깃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등 교육 기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예산 규모가 크지 않아 영업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기업 대상으로 바꾸면서 H그룹에 납품을 했습니다. 저희가 그런 다량의 수직 정원을 한꺼번에 납품한 것은 처음이라 한정된 인원으로 완료하기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첫 입주날 저희 식물 정원을 보고 너무 예쁘다고 깜짝 놀라는 직원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매출보다 더 큰 희망이라는 것을 보았다고 할까요? 지금도 2~3주에 한 번씩 저희 가드너들이 관리를 하면 직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그러나 현대인이 늘 자연을 가까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맑음팩토리의 한건황 대표는 최첨단 IT기술로 현대인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이로운 회사임에 틀림없다. 자연과 기술의 조화라는 지금의 사업 컨셉이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윤택함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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