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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시대, ‘아트테크’, ‘저작권 투자’가 뜨고 있다
투자의 시대, ‘아트테크’, ‘저작권 투자’가 뜨고 있다
  • 최운정
  • 승인 2021.12.06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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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미술품에 대한 투자는 일부 부유층만이 할 수 있는 재테크였다. 많은 돈과 가격이 오를 때까지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MZ세대가 여기에 동참하고 있기에 투자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이들의 등장과 함께 생긴 용어가 바로 아트테크(Art-Tech)’이다. 미린이(미술품+어린이)’라는 말도 등장해 최근 젊은 층의 열풍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 저작권 투자라는 전혀 다른 투자도 등장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과거에 전혀 없었던 새로운 투자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젊은 층에서 불고 있는 신종 재테크에 대해 살펴보자.

 

'아트 롯데' 전시관 전경(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아트 롯데' 전시관 전경(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보관 필요 없고, 소액도 가능

아트테크는 단순히 국내에 머무르는 현상이 아니다. 아트페어 주관사인 아트바젤(Art Basel)과 글로벌 금융기업 UBS가 발간하는 <아트 마켓 보고서 2021>에는 전 세계 MZ세대의 아트테크 현황이 보고되고 있다. 미국, 중국, 영국 등의 젊은 세대가 예술 작품 구매에 쓴 비용은 약 25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들의 부모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쓴 비용은 12천만 원 정도이다. 젊은 층이 2배나 큰 비용을 아트테크에 쓴 셈이다.

그런데 젊은 세대의 아트테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분산투자’, ‘공동구매라는 점이다. 한 명이 하나의 작품을 독점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동시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적게는 1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물론 향후 미술품의 가치가 상승하거나 다른 이에게 팔리게 되면 그 차익도 나눠 갖게 된다. 실제로 미국의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은 1,000원부터 살 수 있도록 했으며, 이에 100% 판매가 되었다. 이러한 공동투자는 해마다 그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아트테크 플랫폼 <아트 앤 가이드>에 따르면 2019164,950만 원, 2020355,578만 원으로 기록됐다. 단 한 해 동안 무려 2배가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분산투자가 안정적으로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분산 원장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위변조를 방지할 수도 있고, 매번 거래될 때마다 안전성과 투명성이 보장된다.

또 부동산에도 경매가 있듯 미술품 경매 시장에 참가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술품 경매 시장에 나오는 작품들은 한 달에 1,000점 정도인데, 이 중에 70%가 낙찰되고 상당수가 젊은 층의 참여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아트테크가 장점인 점은 투자자가 실물을 보관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사실 미술품을 독점적으로 구매하게 되면 보관에 매우 곤란을 겪게 된다. 만약 보관이 잘못되면 작품 원래의 가치까지 훼손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미술계에서는 보관이 가치다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젊은 세대가 작품을 소유해서 직사광선의 차단이나 온도나 습도 조절, 공기정화를 하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지만 분산투자의 경우 해당 작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에서 보관하므로 투자자로서는 아무런 부담도 없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아트테크의 경우 세제 혜택이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의 경우에는 보유세, 취득세를 내야 하지만, 예술품의 거래에는 양도할 때 양도세만 내면 된다. 특히 사업자로 구매할 때 세율이 더욱 낮아져 이익의 폭이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1억 원 이하의 미술품일 경우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보유하게 되면 경비의 90%까지 인정받을 수도 있다. 심지어 국내 작가의 예술품일 경우 비과세 혜택까지 받게 된다.

 

돈 안 된다비판적 의견도 있어

이러한 아트테크 열풍에 힘입어 백화점들이 연이어 미술품 시장에 참가하는 모습도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아트롯데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비대면 갤러리 투어, 팝업 스토어를 열어 젊은 층을 유혹하고 있다. 물론 3천만 원대의 고가의 제품도 있지만, 1만 원에서부터 시작해 100만 원 정도의 소액으로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가 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미술품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는 경향도 보인다. 예를 들어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의 의류나 신발, 화장품 등의 한정판도 이들에게는 비슷한 식의 투자처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세대가 아트테크에 관심을 돌리는 이유는 그간의 주식,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가 지나치게 널뛰기를 해서 일상에서의 불안감이 높고, 유동성이 너무 높아 원금을 날리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술품 투자는 장기투자이기 때문에 이럴 가능성이 매우 적고,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급격하게 떨어지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아트테크 역시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만 하고, 당연히 여윳돈으로 사야만 한다. 가격이 오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사고팔기를 자주 하게 되면 오히려 손해로 작용하게 된다.

미술품에 대한 투자와 함께 음악 저작권에 대한 투자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특정 음악의 저작권에 투자해 매달 수익금을 나눠 받는 방식이다. 이들 노래의 음원이 사용되는 분야는 아주 많다. 대중들의 음원 구매에 따른 수익 배분은 물론이고 노래방이나 행사, 라디오, TV 프로그램의 배경으로 사용되면 그에 따라 배당금이 생기게 된다. 연 평균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지만 대체로 7~8%의 높은 수익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무엇보다 음악 저작권료는 원작자의 사후 70년까지 보장된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구매하게 되면 평생 수익을 보장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역주행으로 인기를 얻었던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의 경우 1주당 2만 원 정도에서 거래됐지만, 이후 80만 원까지 오른 일도 있었다. 만약 처음에 롤린에 투자했다면 3,000%의 경이적인 수익을 올린 것이다.

젊은 층의 이러한 재테크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른바 자본주의 키즈라고 불릴 정도로 어려서부터 돈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자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소액 분산투자 등이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SNS 활용이 가능해 서로 커뮤니티를 이뤄 투자에 대한 안목이나 전망을 공유하고, 바로 이러한 지식과 정보가 투자에 활용되는 선순환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트테크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긴 하지만, 환금성도 낮고 수익성도 그다지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점이 그 이유다. 돈 되는 작품이라는 것은 몇몇 유명 작가에 한정되어 있어서 오랜 시간 기다려도 그 시간의 흐름에 걸맞은 이익을 얻기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 미술평론가나 전시 기획자들은 미술품 투자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 따위는 애초에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독한 충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언과는 별개로 젊은 층의 재테크 열풍은 그리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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