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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발전에 더욱 크게 공헌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발전에 더욱 크게 공헌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 정하연
  • 승인 2021.12.30 11:5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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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I 박성균 대표

지난 2019년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시작하면서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 육성 열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9년부터 세계 가치사슬(GVC)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부장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선정된 모든 기업이 저마다의 탁월한 기술력을 뽐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MTI(대표 박성균)는 국내 반도체산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는 매우 소중한 기업이다. 지난 2015년부터 고화소 CMOS 이미지센서(CMOS Image Sensor, CIS)을 제조하기 위한 핵심·첨단소재를 삼성전자와 협력하여 ‘파괴적 혁신’을 통해 개발해 냈기 때문이다. 박성균 대표를 만나 국내 반도체산업의 현황과 한국이 가지고 있는 최첨단 반도체 소재 기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MTI 박성균 대표(사진=종합시사매거진)

파괴적 혁신으로 첨단소재 개발

삼성전자가 2021년 1~3분기 누적 반도체 매출액에서 다시 세계 1위를 탈환했다.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등을 누른 결과이며, 2018년 이후 3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원하는 목표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2019년 삼성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리고 그 시스템 반도체 분야 중 하나가 CIS 반도체 분야의 절대 강자가 되겠다는 목표였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세계 시장으로 진격해 들어가는 데에는 관련 분야의 기술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반도체 정밀화학소재 전문기업으로서 첨단소재의 국산화를 실현하고 있는 ㈜MTI와 같은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MTI 박성균 대표로부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분야와 수상 소감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CMOS 이미지센서는 빛을 영상신호로 바꾸는 센서로써 스마트폰의 카메라나 자율주행차가 주변을 확인하기 위한 카메라에 핵심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덧붙여 점차 고화질의 요구가 있지만, 문제는 고화질이 되어갈수록 이미지가 왜곡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저희가 해결했기 때문에 이번 소부장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것 같습니다. 저희 MTI는 매우 어려운 상태에서 10년 전에 창업을 했습니다. 이런 상을 받게 된 것은 정말이지 크나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기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작지만 강한 최고의 리딩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CMOS 이미지센서와 이미지 왜곡의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제조에 있어서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칩을 시간당 얼마만큼 제조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수율’이라고 부르며, D램 반도체의 경우 최저 생산 가능 수율을 99.5%로 잡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CMOS 이미지센서의 경우 계속 고화질을 추구할 경우 수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수율도 문제지만, 왜곡 현상을 잡지 못하게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에 장착된 카메라가 왜곡을 일으키면 이는 곧 인명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중반 삼성은 뛰어난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고화소용 CIS 반도체의 설계를 완성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제 반도체 제조과정의 수율 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비유하자면, 멋지고 훌륭한 집을 지을 수 있는 설계도는 명확히 있었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제화 하는 데는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나 2010년대 중반 당시에 세계 CMOS 이미지센서 시장은 일본의 소니(SONY)가 60%가 넘는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보여 주었고, 결국 삼성은 이러한 시장 판도를 확 바꾸고자 했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MTI는 약 3년에 걸쳐 피나는 노력 끝에 삼성과 함께 수율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는 MAC-Series를 2017년 말에 탄생시킬 수 있었다. 

 

 

독자적인 MAC-Series 양산

“반도체 제조 라인은 업무 특성상 생산공정 변화와 원료 교체에 있어 상당히 보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즉, 한 번 세팅이 되면 바꾸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라인이 안정적이어야 제품 생산도 안정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공정을 추가하거나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저희 MTI는 삼성과 머리를 맞대고 반도체 후공정의 첫 단계에서 웨이퍼 표면을 특수 박막으로 코팅시키고, 마지막 검사 전에 해당 코팅제만을 표적화시켜서 박리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습니다. 당시 이 아이디어는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좀처럼 생산공정을 바꾼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제품이 MAC-Series입니다. 결국 MAC-Series는 기존 공정에 대한 파괴와 고객사 Unmet Value에 부합되는 MAC-SP와 MAC-RM이라는 혁신적인 핵심소재의 개발을 통해서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MAC-Series 개발 이전이던 당시에는 삼성 내부에서도 해당 아이디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과 큰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는 최종적으로 채택되었고, 그 결과로 아쉬웠던 수율 부분은 최저 생산 가능 수율 99.5%를 훌쩍 뛰어넘어 대단히 높고 안정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을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2020년 기준으로 일본 소니는 시장점유율이 40%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에 삼성은 22% 수준까지 급격한 상승을 보여 주었고, 동시에 2021년에는 2억 화소 CIS 반도체 개발을 발표하였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각고의 노력만이 신기술을 선도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또 한 번 입증한 것이기도 했다. 특히 박 대표는 ‘세상에 정해진 것과 규정된 것은 없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즉, 정해지고 규정된 것을 뛰어넘는 더 좋은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는 확신 하에서 끊임없는 궁금증과 지적 호기심으로 산업에 필요한 고유한 기술을 만들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실제 박 대표가 걸어온 길 역시 끊임없는 기술혁신의 과정이었다. 반도체 관련 회사에 근무하다가 2011년 독립해 MTI를 창립한 후, 첫 해에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뛰어들었다. R&D센터를 설립하고, Wafer Sawing Cleaning액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이후 Deflux Cleaner를 개발해 SK하이닉스와 공급 계약을 맺는 등 기술과 매출 규모 양쪽에서 급격하게 성장해 왔다. 특히 ‘MAC-Series’ 사업을 전개해온 것은 대단히 큰 성과로 볼 수 있는데, 이번 CMOS 이미지센서 왜곡의 문제를 바로 잡은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2022년에도 SK하이닉스와 대만의 통신전자 등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들이 MAC-Series를 적용할 예정이다.

“저희 MTI의 MAC-Series는 전세계적으로 독점특허·독점기술·독점생산·독점공급이라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는데 필요한 CIS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MAC-Series가 분명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성장은 국가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과 직결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작지만 강한 기업인 MTI도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우리만의 프라이드도 있습니다.”

지금은 이처럼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또렷한 역할을 하는 박성균 대표이지만, 처음 창업할 때는 오늘의 모습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가 창업할 때 수중에 가지고 있었던 돈은 단돈 400만 원. 평소 알고 지내던 거래처 사장님에게 ‘몇 년 동안 회사에 사무실 하나만 내달라’고 부탁해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박 대표는 이렇게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평소 회사에 다닐 때 다행히도 ‘나의 명함과 나의 인격을 동일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MTI 박성균 대표(사진=종합시사매거진)

어려운 시대가 알려주는 진리

“일부 직장인들은 자신의 명함에 있는 자신의 직책이 곧 자신의 인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협력업체에 대해 큰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갑질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만큼은 명함에 있는 직책과 인격을 동일시 하지 않았고, 협력업체 사장님들과도 긴밀하게 협의했고, 그런 인연이 있었기에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박 대표는 자신을 여기까지 이끌어 온 것을 바로 ‘결핍의 자극이 주는 힘’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충분한 자금도 없이 오로지 열정과 자신의 잠재력만을 믿고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가 아니다’라는 한 차원 높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이윤추구는 궁극적으로 또 다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바로 그 ‘또 다른 미션’에는 사회공헌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MTI는 회사의 미션 중 하나를 ‘지역 공동체와의 동반성장’으로 잡고 있다. 지역 내 입사 지원자를 우선 채용하고, 몇 년 전부터 생각해 왔던 폐지 수거용 경광등 장착 리어카 기부 캠페인을 본격화 하려고 한다. 또한 직원들의 개인연금을 납입해 자존감의 증대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며, 특히 안산·시흥지역의 대학교와 연계해 교육을 지원하면서 우수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장학금이나 실험 원자재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턴십과 현장실습의 기회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박성균 대표는 마지막으로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2022년을 열어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어려운 시대는, 그 어려운 시대 나름의 진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어려움이 지나가면 새로움이 온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매년 새해가 시작될 때는 새로운 희망을 꿈꾸지만, 이제는 힘든 과거를 겪어온 만큼 더 큰 새로움에 대한 희망으로 2022년을 맞이할 것입니다.”

박성균 대표는 “저의 최종적인 목표는 ‘반도체 = Korea’에 걸맞게 ‘반도체 소재 = Korea’라는 또 하나의 공식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MAC-Series와 같은 신기술·신제품들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어 내어 MTI가 히든 챔피언이 되는 꿈을 실현할 겁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향후 계획에 대해 ‘여전히 갈증이 심하다’라는 말을 했다. 그만큼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는 사실을 의미할 것이다.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발전에 또렷한 족적을 남기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MTI의 박성균 대표가 지치지 않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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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신 2022-01-05 11:10:20
감동적입니다.
반도체산업의 기여 뿐만이 아니라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원동력이 되는 이야기 또한 존경스럽습니다!!

김시온 2022-01-04 13:45:50
훌륭한 인품이 성공의 비결인것 같네요

앙리봉 2022-01-04 11:52:34
훌륭하신 분입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크게 기여하신 공로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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