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3:53 (목)
[편집장 칼럼] 내가 지지하지 않아도 ‘우리’가 만든 대통령이다
[편집장 칼럼] 내가 지지하지 않아도 ‘우리’가 만든 대통령이다
  • 정하연
  • 승인 2022.02.21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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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국 BBC가 여론조사기관과 함께 전 세계 27개국을 대상으로 자국에서의 분열의 양상을 조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미국 국민들의 84%우리 사회는 분열되어 있다고 대답했으며 ‘10년 전보다 더 분열되어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67%에 달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였다. 76%우리나라는 분열되어 있다고 답했고, 60%‘10년 전에 비해 분열이 더 심화됐다고 말했다. 당시 조사에서 한국인도 크게 다르지 않은 답변을 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러한 분열과 혐오의 양상이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으로는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손꼽을 수 있다. 과거의 시대는 그래도 평화롭고 안정적인 시대가 오래 이어져왔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풍요로움이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수혜처럼 돌아갔다. 경제적인 불평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었기에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극심한 불평등이 시작됐고, 4차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주류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빈부 격차가 많이 발생하고 세대간의 문화가 완전히 달라졌다. 거기에다 우리 사회도 급변의 물줄기를 타고 있어서 여기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은 불만을 품고, 그것을 사회적, 정치적 견해로 드러내고 있다.

 

한국인의 평화 DNA

특히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의 분열은 극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지만, 오히려 선거 후가 더욱 걱정이다. ‘내가 지지해서 뽑힌 사람이 아니니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새로운 대통령의 임기는 새로 시작되겠지만, 문제는 여전히 분열과 혐오가 계속될 경우 국민적 단합이 저해받는다는 점이다. 더구나 앞으로 5년 내내 상대진영을 비난하고, 분열의 언어를 쏟아낼 경우, 우리의 정치는 발전은커녕, 쇠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의 국제 경쟁력에도 영향을 주어 애써 이제껏 이뤄낸 성과를 깎아 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러한 분열에 있어서 한국은 매우 이색적인 경험 하나를 가지고 있다. 바로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하고 있는 종교갈등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 조사된 세계시민 평화인식조사에 따르면 분쟁 및 전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종교갈등이 뽑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적지 않은 종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으로 인한 심각한 갈등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는 곧 한국인의 천성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폭력적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러한 평화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 DNA 속의 평화로움을 꺼내 대통령 선거 후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할 때이다. 비록 내가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다시 협력과 단결을 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간의 정치적, 이념적 갈등에서 벗어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한국인으로서 공존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 그리고 이념과 사상이 달라도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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