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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의 경계에서....
생과 사의 경계에서....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04.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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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이승은 교수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지구촌이 초 집중되는 곳, 구호와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지난 26일 새벽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진도 7.8의 강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전 세계는 이곳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진이 현지 시간 새벽 6시에 발생해서 대부분의 주민이 아직 잠을 자고 있었던 터라 인명피해가 컸다는 보도 내용이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은 피해 규모와 사상자 숫자에서 금세기 가장 큰 피해를 야기한 지진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지진 사망자는 46천명이 넘었고, 매몰 구조작업은 대부분 종료가 되었지만, 실제 사상자는 이보다 훨씬 상회할 수도 있다.

 

이전까지는 2010년 아이티 대지진이 가장 컸다. 3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카브리해의 빈국 아이티는 그 여파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일본 도후쿠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 피해도 컸다. 사망자는 18천 명 이상이었고,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해서 일본뿐만 아니라 인접 국가도 피해를 입었다. 2004년에는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이 대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사망자는 약 22만 명이 희생되었다. 중국도 지진의 피해가 있었다. 1976년 탕진 대지진으로 242천 명, 2008년 쓰촨 대지진으로 87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생존자들은 자국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영하의 날씨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아무리 진도 7.8의 강력한 지진이었다 해도 어떻게 큰 건물들이 판 잣대기로 지은 것처럼 몽땅 무너질 수가 있을까?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경우, 내진 설계가 제대로 안 된 건물에 대한 사면 조처를 정부가 수차례 해줬고, 지진세로 걷은 세금도 재난 대비에 쓰이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진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시리아 접경 지역은 아나톨리아판과 아라비아판이 맞대고 있어서 지진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이다. 그런데 지난 200여 년간 대규모 지진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제 큰 지진이 발생할 대가 되었으니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고 계속 경고 하였음을 귀담아 듣지 않은 댓가로 참담한 현실에 이르렀다.

 

이에 반면에 튀르키예의 에르진이라는 도시는 사망자도 없고, 부서진 건물이 단 한 채도 없다고 한다. 지진 당시 시민들이 뛰쳐나왔지만 붕괴된 건물은 없었고, 시장이 한 채의 그 어떤 건물도 불법 건축물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건물의 기초 내진 설계가 중요한 이유다. 튀르키예의 건축 관련 안전 규정은 매우 엄격하다. 규정대로 건물을 지었다가는 기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대폭 상승하여, 건축주들은 관청의 담당 부서에 뒷돈을 찔러주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안전검사를 받는 것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자연재해는 언제나 인간 사회의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고, 또 얼마나 부실한지를 톺아보는 시험대 같다. 인간 사회에 투사되는 자연재해는 그래서 자연적인 게 아니라 철저히 인간적이다. 불가항력의 재난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사회가 엉망이면 재난 피해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아예 국제 원조의 손길이 닿지 않아 더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시리아 북부만 봐도, 내전과 내부분열, 국제정세, 국경폐쇄 때문에 시리아 시민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 시리아 폐허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분노하는 자체 구조대 화이트 헬멧도 안타깝고, 텐트하나 없이 잔해 위에서 자고 있는 난민들도 안타깝다. 이 총체적 문제의 결과를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단 말인가...

 

생과 사의 경계, 무섭고 슬프지만 그들의 명복과 무사귀환을 간절히 빕니다. 결국 우리는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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