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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경영자의 길, 그러나 더 큰 희망을 찾은 새로운 길
예상치 못한 경영자의 길, 그러나 더 큰 희망을 찾은 새로운 길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11.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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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믿고 의지하던 남편이 갑자기 먼저 저세상으로 떠난 뒤 홀로 남겨졌다면 어떨까? 그뿐만 아니라 남편이 남겨놓은 사업으로 인해 느닷없이 대기업에서 피해보상을 요구해 올 것 같다면?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막상 남편이 남긴 사업을 이어가 보려고 해도 사업을 해본 경험이란 30년 동안 어린이집을 해왔을 뿐이었다. 제조업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사업을 덥석 맡아 경영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어려운 일을 해내고, 힘들었지만 사업의 희망을 써내려 가는 인물이 있다. 바로 제12회 대평 남종현 발명문화대상 유공 부문에서 수상한 시스템 주방 기구 제조업체 ㈜현대주방금속 정연자 대표의 이야기다. 이제까지 힘든 여정이었지만, 조금씩 희망을 찾으며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정연자 대표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현대주방금속 정연자 대표

3년 차에 많은 회사 발전 이뤄내

정연자 대표가 ㈜현대주방금속의 대표이사로 부임한 것은 지난 2020년 9월. 그때부터 지금까지 겨우 3년 정도가 흘렀을 뿐이다. 일반적인 스타트업에 비유하자면 딱 지금이 ‘1차 데스벨리(Death Valley)’에 처할 시기이다. 자금이 고갈되고 매출이 부진해 모든 면에서 고통스러움을 겪어야 할 시기이다. 비록 본인이 창업한 회사는 아니고, 또 어느 정도 이력이 쌓인 회사라고 하더라도 느닷없이 외부에서 갑자기 대표이사를 맡았으니 거의 ‘초보 창업자의 입장’이라고 해도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이 짧은 시간에 정 대표는 많은 것을 이뤄왔다. 회사의 신제품 개발에 매진했으며,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 것은 물론, 벤처기업 인증서, 여성기업인증서, ISO9001 등 각종 인증서도 획득했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전담 부서를 만들어 5건의 특허와 6건의 디자인 출원까지 해냈다. 그 결과 ‘제12회 대평 남종현 발명문화대상’에서 상까지 받았을 정도다. 이 정도면 정 대표가 혹시 ‘타고난 사업가는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경영자의 수완이 멈춘 것은 아니다. 그녀는 직원들의 복지개선을 위해서 별도의 휴게공간을 마련하고 작업환경의 안전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을 위한 특수 건강검진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 개개인을 위한 실비보험 가입은 물론 산재 예방 등 다각도로 회사의 안정화와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이번에 상을 받은 것은 뛰어난 발명 역량에 대한 확실한 인정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3년이라는 이 짧은 기간 동안 그녀는 얼마나 노력했던 것일까?

“우선 이번 발명문화대상을 받은 것에 대해서 주최 측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현재 저는 여성벤처협회 이사로 있는데, 회장님의 소개로 이번 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업에 대해서 잘 모르고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런 행운을 얻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대단하신 대평 남종현 회장님으로부터 이 상을 받게 되어 무척 영광입니다. 남 회장님을 보면서 다시 한번 용기를 얻게 됐고, 그분처럼 성공해서 많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세상의 빛이 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주신 상금도 매우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발명에 대해 멈추지 않는 열정을 가질 것이라고 다짐해 봅니다.”

정연자 대표는 취임 이후 주방 기구인 딜리버리워머, 분리수거함, 프렌치워머에 대한 3개 제품의 특허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냉장고 덮개, 온장고, 분리수거함에 대한 디자인 등록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사내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통해 이뤄냈으며 독자적인 기술로 연구 개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가동되는 최신 절단 설비 시스템을 갖춘 것도 자랑거리이다. 또한 품질관리 분야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내 굴지의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에 꾸준하게 납품해 왔다.

절박함이 이끌었던 지난 3년의 시간

물론 남편이 이끌어왔던 회사의 업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무려 30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시스템 주방 기구 제조업체로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무나 데려다 놓는다고 이러한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님이 틀림없다. 그만큼 강한 열정과 생존에 대한 강렬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과거 정연자 대표는 1994년 3월부터 ‘장미 몬테소리 어린이집’의 원장으로 일해왔다. 2008년 한양여자대학교 아동학과를 졸업했으며, 2011년 서울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도 졸업했으며, 2020년에는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에서 공부해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또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경희심리발달센터 센터장까지 역임할 정도였다. 그간 성동구 의회 의장 표창패(2013), 성동구 구청장 표창장(2020)까지 받을 정도로 지역사회에서 적지 않은 인정까지 받아왔다. 이후 그녀는 자신의 경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중부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서 박사과정에 막 들어갔을 때였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전혀 다른 운명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것은 바로 ‘절박함이 이끄는 삶’이었다. 당시 그녀는 다니던 박사과정도 휴학하고 사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박사과정 후 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려 했던 참이었다. 결국 그녀의 인생 항로 전체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셈이다.

“남편이 먼저 돌아가신 후, 기존의 거래처들이 전부 떨어져 나갔습니다. 회사 사정을 파악해 보니 유명 프랜차이즈인 K사와 무려 5년간의 계약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다른 그룹에 인수된 상태였고, 만약 그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그 후폭풍과 피해가 엄청나게 클 것 같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K사와의 매출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걸로 직원들 월급 주고 한 5년 정도만 견디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매년 30개씩 오픈을 하던 K사의 프랜차이즈가 그 이후 5개밖에 오픈하지 않으면서 큰 곤란을 겪었습니다. 그것도 결제가 4개월마다 한 번이다 보니 회사를 운영하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버티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거래처를 확대해서 어느 정도는 나아진 상태이며, 이후 전기차 충전기 덮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샘플까지 만들어진 상태입니다. 또한, 그 사이에 각종 인증을 받으면서 회사를 정비해 왔습니다.”

현재 정연자 대표의 올해 회사 목표 매출액은 12억 원이다. 초창기 4억 원에 비하면 그나마 3배나 성장한 셈. 이는 그간의 경영이 성공적이며, 앞으로도 희망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A/S쪽 분야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키워왔다고 한다. 간단하지만 신속하고 정확하게 A/S를 해주기 때문에 업체들에서도 매우 반기고 있다고. 향후 동남아 쪽으로의 수출도 계획하고 있어서 시장이 좀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이제까지 해왔던 주방기구 뿐만 아니라 기타 관련 산업으로의 확장도 계속해서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또 일부 주품의 경우 수입을 해서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를 국산화하기도 했다는 것. 여기에 주요 원자재인 스텐인레스의 경우에도 국내에서 제일 좋은 원자재를 쓰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적지 않은 차별화가 되고 있다.

신뢰와 약속 잃지 않도록

무엇보다 그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인생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자녀 교육에 더욱 신경을 쓰고 독실한 종교인이 되었다고 한다.

“회사를 살려내야 한다는 생각에 디자인도 배우고 캐드도 배웠습니다. 이제까지 살면서 남편 회사의 일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한 제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무실에도 남편 사진을 걸어놓고 매일 지켜달라고 기도하고 있으며, 하나님에게 의지하면서 생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제껏 남편이 일구어 놓은 신뢰와 약속도 잘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과거 제 자신이 교육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자녀 교육에도 더욱 신경을 썼습니다. 아빠의 빈자리를 아이들이 느끼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회에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어쩌면 우리네 삶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도 더욱 잘해줄 생각입니다.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섬세하고 성실하게 저를 지켜주었기 때문에 오늘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함께 전진해 나간다면 절대 실망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그리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정연자 대표는 또다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CEO 과정을 수료하고,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도 수료했다. 이 모든 것이 경영자로서 더 나은 소양과 미래의 또 다른 사업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전혀 예상치 못한 운명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정연자 대표. 하지만 훌륭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녀이기에 앞으로의 나날에 힘찬 박수를 쳐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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