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0 15:24 (토)
“사회 공헌을 위한 사업의 초심으로 독보적인 유전자 감식 기술을 발전시키겠습니다”
“사회 공헌을 위한 사업의 초심으로 독보적인 유전자 감식 기술을 발전시키겠습니다”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11.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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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유전자는 저마다의 차별점과 개성이 있다. 이런 부분을 활용하면 현대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범죄 수사에서는 현장에 남은 혈흔이나, 타액, 모발 등으로 범인을 지목하거나 추적할 수 있고, 전쟁 중 사망한 전사자의 유가족을 찾을 수도 있다. 또, 한번 유전자를 등록해 놓으면 어릴 때 헤어진 아이를 되찾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칭해서 ‘유전자 감식 기술’이라고 한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이를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주로 국방부, 통일부, 경찰청 등에서 많은 수요가 있다. ㈜다우진유전자연구소 황춘홍 대표는 대한민국 유전자 감식 분야 기업의 첫 여성 CEO로서 근 30여 년간 유전자 감식 기술력의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이뤄왔으며, 유전자 검사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글로벌 표준 유전자 감식 시약을 개발, 국산화했고, 개발 제품의 국제적 상용화를 위한 해외기관과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등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또 다수의 산업재산권 보유를 통한 지식기반 산업화를 위해 대학과 산학협력 공동연구 및 교육지원으로 과학기술 인력양성에 이바지했다. 황춘홍 대표는 제8회 대평 남종형 발명문화대상 8회 수상자이자, 이번 제1회 발명문화대왕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인간의 유전자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황춘홍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우진유전자연구소 황춘홍 대표

유전자 검사 시약 패러다임 완전히 바꿔

올해 54살의 황춘홍 대표는 울산대학교 미생물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숙명여대에서 근무했다. 이후 원자력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암유전자를 연구했으며, 이후 민간 회사로 옮겨 1989년부터 근무하다 드디어 2002년에 독립, 회사를 창립했다. 또 석사 학위에 먼췄던 학력을 더욱 끌어올려 고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런데 이러한 학업과 창업의 과정에서 매우 특이한 점이 있다. 대체로 창업은 개인적인 성공이나 경제적인 부를 위해 하는 경우가 많지만, 황춘홍 대표의 동기는 전혀 달랐다. ‘나만 잘 먹고 잘살기보다는 내가 속한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사회 공헌이 제1의 창업 동력이었다. 그녀의 이러한 노력은 대한민국 유전자 감식 분야에 새로운 금자탑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부가 가치의 유전자 감식 분석시약인 ‘DowID Coreplex20 kit’의 국산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시약 하나가 출시된 것에 그 의의가 그치지 않는다. 이제까지 국방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검찰청 유전자분석 등에서 범죄인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왔으며, 6·25 전사자 유가족 데이터베이스 구축에도 힘써왔다. 또 통일부의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이어왔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사용되는 분석시약이 100% 해외 수입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황춘홍 대표가 이를 국산화하면서 유전자 감식 분석시약의 패러다임이 완벽하게 달라졌다. 이제 더 이상 수입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번 제1회 발명문화대왕상 수상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수상은 지난 30여 년의 연구 활동에 대한 큰 보상이자 자부심을 안겨주었습니다. 상을 준 주최 측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우리 회사의 연구 결과를 인정해 주어 진정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혼자서 창업해서 직원 34명의 회사를 만들기까지 무척이나 많은 고생을 했다고 나름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나 자신을 설득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너무 힘들 때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을 갖고 다시 셋팅을 해나가면서 이끌어 왔습니다. 물론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고, 또 우리 사회와 전 세계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도 있습니다. 그것을 이뤄낼 때까지 지치지 않고 전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힘들었지만 보람있었던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 사업

황 대표가 개발한 유전자 감식 분석시약의 기술력과 성능은 한마디로 ‘대단하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2021년 최종적으로 개발된 이 시약은 국내 산업재산권을 확보한 것은 물론이고, 24개의 글로벌 표준 유전자 마커를 포함해 한 번의 분석으로 24개 유전자에 대한 동시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가격도 저렴한 것은 물론, 분석 시간도 1시간 30분으로 단축해 신속성과 정확성이 우수하다. 그 결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력 높은 혁신적인 제품개발 기술로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특히 이산가족 유전자검사 분야에서는 다른 기업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통일부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 및 유전 정보보관 사업자에 선정되어 9년 동안 총 25,504명의 이산가족들의 시료 채취 및 유전자 검사를 수행했다. 또 국내 최대 83,661건의 정부 위탁 유전자 검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함으로써, 고령화된 남북이산가족이 사후에라도 가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유전자 검사 및 보관에 대한 전문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향후 통일을 대비한 남북이산가족의 가족 확인에도 크게 이바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2010년, 2012년, 2021, 2023년 국방부 6.25 전사자 유해 및 유가족 유전자 검사 사업 수행으로 총 1,016여구의 6.25 전사자 유해 시료의 신원확인을 했으며 14,818명의 유가족 시료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한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6·25 전사자 유해의 가족 확인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의 과정은 정말로 혹독했다.

“이산가족 프로젝트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사업을 하는 9년 동안 전국을 몇 바퀴나 돌면서 이산가족을 찾아다녔습니다. 심지어 직원들이 죽을 고비를 넘기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 일만 하고 나면 대부분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둘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저 자신을 설득하는 일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한 이유, 내가 오늘도 사업을 하는 이유를 생각하다 보면 도저히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직원들을 설득하고 저를 설득하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오늘에 이른 것 같습니다. 앞으로 통일이 된다면, 혹은 그 전이라도 여건이 된다면 북한의 가족까지도 유전자 검사를 해놓고 싶습니다.”

또 황 대표는 이 기술을 통해서 ‘닥터베베’라는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신생아 등 아이의 유전자 정보를 인감도장 형태로 보관해서, 미아 발생 시 보관된 유전자 정보를 핸드폰에서 인식해 아이의 예방접종 정보와 신속하게 아이를 찾을 수 있는 BT와 IT 융합 제품이다. 여기에는 황춘홍 대표의 출산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아이를 낳았지만, 아이와 함께 있지 못하고 3일 후에 만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렇게 해서 아이를 만났을 때 ‘이 아이가 정말 내 아이일까?’라는 의구심이 스쳤다는 것. 실제 이런 일이 현실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를 토대로 황 대표는 닥터베베를 만들어 아이를 낳는 즉시 유전자를 채취해서 평생 부모가 간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세계 최초 탈모예측이 가능한 유전자분석 DOW Hair-Loss QuickFinder Kit 개발과 과학적인 탈모관리 유전자검사 서비스로 건강한 모발성장을 촉진하고 탈모 증상완화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샴푸 및 탈모관리 디엘셀라좀 제품도 출시했다. KOLAS 국제공인인증과 보건복지부 A등급을 받은 국내 최고의 첨단 유전자분석 기술로 말레이시아 식약청 허가가 나오면 전 세계시장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질병 예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해

이러한 유전자 감식 기술을 통해 그간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해 왔다. 예를 들면 국내 최초 말(馬)의 모계 혈통 분석 및 운동성 예측이 가능한 키트를 개발했고, 이를 중심으로 해서 과학적인 우량종 생산시스템 구축을 통한 산업화에 기여했다. 이 기술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중소기업청 구매 조건부 신제품개발 사업을 수행했으며, 2016년 NET 신기술인증 및 국내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 이 기술을 앞으로도 우수 종마 생산을 위한 과학적인 생산시스템 구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황춘홍 대표는 지난 펜데믹 시대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간 개발했던 기술들을 확장해서 2020년 코로나19 진단키트 3종 개발에 성공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외 진단 의료기기 수출 허가인증과 의료기기 제조허가증을 획득했다. 이와 동시에 ISO13485:2016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인증과 유럽연합 CE인증을 획득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브랜드 K인증을 받아 유전자감식뿐 아니라 질병진단제품 개발 등 바이오 산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성과 덕분에 2005년부터 최근까지 수많은 상을 받아왔다. 최근에 받은 상만 간추려 보아도, 제57회 발명의날 행사 국무총리 표창(2022), 세계여성발명왕 EXPO 금상과 여성가족부 장관 특별상(2022), 제12회 여성공학인 대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2021), 서울지방조달청장상 수상(2020), 세계여성발명대회 금상(2019), 세계여성발명대회 그랑프리 대상(2018) 등이 있다.

이제 황 대표의 꿈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질병을 예측하는 새로운 시대의 대비’이다. 이제까지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서 개발된 개인 식별(Human ID Multiplex PCR Kit 개발) 유전자 검사 서비스에다 질병 예측(Direct To Consumer)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 개인 맞춤형 제품 개발, 그리고 여기에 질병 진단(Diagnosis) 체외 진단 의료기기 개발, 분자 진단키트까지 연이어 개발하고 상호 장점을 활용해 새로운 키트를 만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한 단계 뛰어넘는 큰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전 세계 의학의 주요 흐름은 질병 예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자신에게 다가올 질병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그에 관한 충분한 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회사는 유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원천기술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며, 여기에 다양한 현대의학 기술을 접목하면 개인의 질병을 예측하는 흐름에 있어서 충분히 선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애초 창업을 할 때 사회 공헌을 위해서 하려고 했던 꿈이 이제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반드시 그러한 꿈이 이뤄질 때까지 전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황 대표는 자신이 걸어가는 길을 ‘어렵지만 보람이 있으며, 그래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그만큼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과 동시에, 타인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일의 철학이 아닐 수 없다. 그녀의 길이 계속해서 빛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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