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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모투스 겨냥한 마케팅 활발
호모 모투스 겨냥한 마케팅 활발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11.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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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펜데믹 사태가 진정되면서 일명 ‘호모 모투스(Homo Motus)’라는 신종 트렌드가 생겨났다. ‘모투스’란 라틴어로 ‘움직이는(Motus)’이라는 의미로 해외여행, 운동, 문화생활을 역동적으로 추구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실제 이를 증명하듯, 올해 해외여행 증가세는 사상 최대로 치솟았다. 그러나 이들이 단순히 해외여행만 가는 것은 아니다. 각종 문화공연, 이색공간에 대한 체험도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각종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한번 불이 붙은 이러한 상황에서 MZ세대가 적극 호응하면서 이후 또 다른 마케팅의 동력이 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지금의 세상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것일까?

대면, 단체활동 분야 마케팅 활발해져

지금 다시 반추해 보아도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펜데믹 상황은 ‘끔찍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봉쇄라는 전무후무한 상황은 모든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으며, 그에 따라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길거리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다시 극소수가 되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기업이다. 그간 위축되었던 기업 활동에 다시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야외활동, 대면 활동을 기본 비즈니스로 하는 기업들에게는 다시 호시절이 돌아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2022년 인터파크의 공연 티켓 매출은 그 전해에 비해 134%나 증가했고, 해외여행에서 MZ세대의 비율은 5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시장은 파스 시장이다. 사실 파스라고 하면 대부분 관절염을 앓거나 허리, 목 등이 좋지 않은 노년층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상당히 특이하게도 지난 2년 사이에 파스 시장이 무려 14% 정도나 성장했다. 그 이유를 파악하던 제약회사에서는 ‘젊은 층이 테니스와 골프를 많이 하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역시 호모 모투스의 흐름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백화점 업계에서는 MZ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빈티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백화점이 빈티지를 다룬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흐름이 아닐 수 없다. 이제까지 백화점들은 대부분 ‘명품’과 ‘신상’에만 주목해 왔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소비자 유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획되는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신상이라면 굳이 눈으로 보지 않고 사도 되지만 중고 빈티지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사진이 보여줄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있으며, 특히 빈티지는 그 특유의 분위기와 질감, 색상 등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제는 호모 모투스가 되어버린 MZ세대의 매장 방문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대열에 동참하는 곳은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이다. 무엇보다 매출 자체도 매우 고무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짧은 빈티지 팝업 매장을 열었을 뿐인데, 매출은 무려 5억 원을 찍었다. 이는 MZ세대의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역시 강남점, 대구점 등에 중고품 매입 전문점을 열었다. 특히 이런 빈티지 매장들은 최근의 고물가와 맥락을 함께 하고 있다.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욕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레저 업체들도 이러한 호모 모투스의 행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스포츠와 레저 역시 가장 대표적인 대면 활동 중의 하나이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할 수 있는 활동이다. 역시 과거 펜데믹 시대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이었다. 지난 9월과 10월에 아디다스에서는 안산 카페 폭포와 청계산 카페 원터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들은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인생 산(山)컷’이라는 이름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1천 명의 참가자들이 아디다스의 옷과 등산화를 착용하고 산 정상에 올라 사진을 찍은 다음 개인 SNS에 인증사진을 올리는 방식이었다.

노보텔 동대문 내 레스토랑 잇츠두껍포차(사진=하이트진로 제공)
노보텔 동대문 내 레스토랑 잇츠두껍포차(사진=하이트진로 제공)

더 다양한 경험 위한 콜라보 마케팅 흐름

호텔업계에도 동참하고 있다. 호텔은 가장 대표적인 여행 관련 업종의 하나로 역시 과거 펜데믹 시대에는 거의 맥을 못 추다시피 했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자 하이트진로는 ‘포차의 계절’을 맞아 5성급 호텔인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레지던스’와 협업 마케팅을 벌였다. 노보텔 동대문 객실 내부와 테라스, 호텔 20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을 포장마차 콘셉트로 재해석해 투숙객들에게 이색 경험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MZ세대인 호모 모투스를 겨냥하는 마케팅에는 하나의 특징적인 모습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과거보다 더욱 이색적인 콜라보 마케팅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는 ‘경험’이라는 것을 매우 중시하는 세대별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MZ세대들은 경험을 매우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과거 펜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이 경험이 극한으로 축소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제는 그 경험을 극한으로 확대하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고, 그러다 보니 전혀 다른 업종의 두 기업이 합쳐서 더 많은, 더 다양한 경험을 주려고 한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의류브랜드+위스키’의 콜라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남성 편집숍 ‘맨온더분(MAN ON THE BOON)’은 지난 10월 말 을지로 위스키 바 ‘필로소피라운지’에서 이번 가을·겨울 컬렉션 체험 공간을 운영했다. 소비자들은 이곳에 가서 위스키를 맛보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의류 브랜드의 신상품을 구매하는 두 가지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 과거 이렇게 술과 옷이 하나로 조합되는 마케팅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전형적으로 호모 모투스를 타겟으로 하는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 역시 카멜 커피와 협업해 의류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리복의 스포티한 스타일과 카멜 커피를 특유의 빈티지한 감성이 하나가 되도록 한 것이다. 이 역시 ‘옷과 커피’라는 이색적인 조합을 추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런 콜라보 마케팅의 배경에는 콘텐츠의 범람 시대를 살고 있는 MZ세대의 근원적 생활환경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요즘 세대는 한마디로 너무나 많은 콘텐츠에 둘러 쌓여 있다. 유튜브에는 매분 당 400시간에 가까운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각종 OTT 서비스, 기존의 공중파, 라디오 등 헤아릴 수 없는 콘텐츠가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왠만한 이벤트나 마케팅’으로는 도저히 MZ세대의 눈길을 끌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동하게 된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서로 전혀 가깝지 않은 업종끼리 ‘이색 마케팅’을 하게 되면 그 자체로 화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펜데믹의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펜데믹으로 인한 기억은 여전히 존재했다. 다시는 되돌아가고 싶은 않은 시절이지만, 당시의 악몽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어쩌면 바로 이러한 기억들이 요즘의 MZ세대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고, 더 많은 행사에 참여하게 하고, 더 많은 경험을 하도록 무의식적으로 유도할 수가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런 흐름에 따라서 기업들은 앞으로 더 많은 마케팅으로 이들을 유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남성 편집숍 ‘맨온더분(MAN ON THE BOON)’은 지난 10월 말 을지로 위스키 바 ‘필로소피라운지’에서 이번 가을·겨울 컬렉션 체험 공간을 운영했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이 카멜 커피와 협업해 의류 컬렉션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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